뉴스&칼럼
재결의 공정성
최고봉
|
2010-09-0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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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마를 하다보면 심의경주를 자주 접하게 된다. 어떤 말이 다른 말을 방해했을 경우 재결에서 심의를 거쳐 도착순위대로 그대로 인정하든지 아니면 강착을 주게 된다. 이는 경마의 공정성과도 연관이 있어 재결의 심의는 엄격하고 공정해야 마땅하다. 경마팬들은 심의경주가 열리면 자기들 나름대로 판정을 하는데 요즘 하는 얘기가 거의 낙마만 시키지 않는다면 절대로 강착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우리나라 재결에서 가장 많은 판정이 나오는 것이 도착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아서 도착순위대로 착순을 확정한다는 말이다. 하도 많이 들어서 경마팬들이 줄줄이 다 외우고 있는 문구이고 방송멘트 첫 마디에 가해마가로 시작되면 객장에는 우하는 야유가 나온다. 역시 들어보나마나 뻔한 판정을 한다는 뜻이다. 심지어 어떤 경마팬은 인기마는 절대로 강착을 주지 않고 문세영 박태종 기수가 아무리 방해해도 강착 당하는 것을 평생 본적이 없다고 극언까지 서슴지 않는다. 재결에 대한 오해가 이처럼 심한 것은 재결이 공정성에 대해서 의심을 받고 있다는 말이 된다.
먼저 가해마의 방해가 도착순위에 영향을 주는지 안주는지를 재결이 판단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간혹 직선에서 말이 탄력이 죽었다가 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즉 직선주로에서 졌다가 다시 이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피해마가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300미쯤 남은 결승점에서 반드시 가해마에게 질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탄력이 죽는듯하다가 살아나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재결은 판단할 수 없는 것을 판단하면서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 재결은 사진판정으로 경마가 코 차이로 승패가 엇갈린다는 정치함을 보여준다. 동시에 결승점 300미터전에서 착순을 미리 예단하는 대충 어림짐작으로 판단하는 허술함도 보여준다.
더구나 재결은 가해마와 피해마의 착순만 초점을 맞춰서 피해마가 가해마를 못 이길 것이라는 점만 따진다. 하지만 피해마가 방해를 받아서 3착에 댈 것을 코 차이로 4착에 댄 경우 아무런 언급이 없다. 즉 가해마는 우승하고 피해마가 4착에 들어올 경우 가해마의 우승은 기정사실이라고 치자. 하지만 피해마는 가해마가 방해를 해서 추진을 못하는 바람에 3착할 수 있는 것을 4착하게된 것이므로 억울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이에 베팅한 경마팬들은 연식과 삼복승식을 적중하느냐 못하느냐가 걸려있는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도 재결의 기준은 가해마를 이길 것인가 못이길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 재결이 하는 판정기준의 취지를 살린다면 피해마가 피해를 당해서 다른 여타의 말과의 착순경쟁에서도 피해가 없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가해마의 방해가 피해마에게 착순에 영향을 줄 정도의 피해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판정할 수 있다. 피해마가 방해를 당했지만 가해마가 아닌 다른 말과의 경쟁에서도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가해마에게 면죄부를 줘야한다. 정말 이것을 재결에서 판단할 수 있겠는가. 만약에 피해를 안당했더라면 피해마의 착순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사실 대부분의 경주에서 말들이 몰려들어오기 때문에 만약에를 대입해서 다른 여타의 말과의 착순 판정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피해마는 무조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재결은 피해마와 가해마와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춰서 피해가 없으므로 강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변하고 있다.
재결심의는 피해마가 피해를 당한 정도가 도착순위에 영향을 주는지 안주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판정한다고 한다. 문제는 피해마가 가해마를 이길 수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아니고 다른 말과의 착순 경쟁에서 피해를 본 경우 어떻게 할거냐라는 점이다. 특히 3착할 수도 있었던 말이 경미한 피해로 4착을 했을 경우 경마참여자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걸려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재결이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 재결의 업은 공정성이다. 재결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할 것이다. 대부분의 심의경주에서 낙마가 없을 경우 도착순위대로 착순을 확정하는 하나마나한 재결은 지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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