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관경주에서 서울의 대반격이 가능할까

  • 최고봉 | 2011-03-2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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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열리는 KRA컵 마일 경주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삼관경주의 첫 관문인 이경주의 결과에 따라 금년 삼관경주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예년과는 달리 서울의 준비가 충실해서 서울과 부경 두 경마장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부경 경마장이 오픈한 후 초창기에 서울과 부산 통합경주를 치르자고 할 때 부산에서 고사를 했다. 아직 부산 수준이 한참 뒤져서 안된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다가 4년전에 처음으로 통합경주를 하면서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부경이 압승을 하였다. 그후로 부산의 우세가 계속되면서 삼관경주 9경주 중 작년 머니카가 우승한 단 한경주를 제외하고는 부산이 8경주를 독식했다.

하지만 금년에는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작년에 삼관경주 예비고사격으로 치른 브리더스컵에서 서울말이 1,2위를 했다. 그동안 부경의 우세가 날씨가 따뜻해서 부경쪽이 조기완성되는 측면이 있다는 얘기가 오갔다. 그러나 작년의 예를 보면 이제 서울도 2세마부터 더비를 목표로 조기완성을 하는 경향이 우세해졌다. 통합경주로 시행하기 전 재작년의 2세마경주인 헤럴드경제배에서는 단 5두가 출주해서 출주마 모두가 상금을 나눠가진 맥빠진 대상경주였다. 그러던 것이 작년에는 통합경주에도 불구하고 서울말이 8두나 출주하면서 1,2착을 하는 등 부산과 동일하게 조기완성하는 경향을 보였다.

작년의 결과를 놓고 보면 조기완성이 날씨탓은 아닌듯하다. 그동안 서울은 신마가 들어오면 서서히 말을 만들어가는 경향이 농후했다. 하지만 부산은 마방수는 적고 마필자원은 넘쳐서 말을 아껴서 승부하기 보다는 능력 되는대로 연승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서울도 마필수급에서부터 더비를 목표로 조기완성하는 육성패턴을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필자가 보는 금년 삼관경주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양쪽 경마장의 주로상태가 변했다는 점이다. 서울은 작년에 주로 보수공사를 시행한 후 상당히 무거워졌다. 심지어 불량주로에서 기록이 더 안나오는 현상까지 발생해서 경마팬이 마사회에 민원을 넣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그러면서 서울은 선행불패의 신화가 깨지고 직선에서 뒤집어지는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서울말이 부산원정에서 서울보다 더 긴 직선주로를 버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부산주로는 개장때는 다소 무거워서 서울보다 기록이 덜 나왔으나 최근 아주 가벼워져서 예전보다 선행마가 잘 버티는 경우도 많다. 금년 출주마는 서울말이 무거운주로에서 단련이 많이 됐고 부산말은 더 가벼운 주로에서 손쉬운 전개를 해서 부산주로의 긴직선이 어느쪽에 유리할지 관심사다. 재미 있는 것은 그동안 가벼웠던 부산 주로가 갑자기 3월 마지막주에 무거워진 점이다. 3월 25일 10경주 국산1군 우승마 에버니스톰의 주파기록이 1:30.2로 그 전주 국산3군 우승마 당대명품의 1:29.7에도 못미치게 아주 무거워졌다. 부산이 서울 손님맞이를 하느라 주로관리를 한 듯도 해서 재미있다. 과연 더 무거워진 주로가 어느 쪽에 유리할지 관심사다.

그동안 삼관경주의 스타는 단연 김영관 조교사였다. 2009년도에 상승일로와 남도제압으로 삼관경주를 모두 차지했다. 그것도 우승 준우승을 연속으로 하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의 선전의 비결에 대해 많은 분석이 있었으나 조교사 본인은 질 좋은 수입사료를 쓴 덕이 아닌가 하는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듯 그후로는 부경의 다른 조는 물론이고 서울도 우수마에게는 값비싼 수입사료를 먹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또한 서울과 부경의 격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토인비의 말대로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다. 여러원인이 있겠지만 통합경주 초반에는 서울이 부경에 압도당했다. 하지만 금년에는 서울의 준비가 그 어느때보다도 충실해서 서울의 대반격이 시작되는 원년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금년 삼관경주는 마지막까지 서울과 부경이 박빙의 승부를 펼쳐서 관전의 재미도 더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