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칼럼
준마아파트 도청사건
최고봉
|
2011-06-1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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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기수와 마주가 함께 적발된 경마비리가 터졌다. 수원지검은 경마정보를 제공하고 돈을 받은 혐의로 전직 기수 28살 윤 모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또 윤 씨에게 사들인 경마정보를 활용해 사설 마권을 구매한 혐의로 마주 54살 박 모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한다. 윤 기수는 2006년 6월부터 1년 동안 경주마 상태와 주력마 등 경마정보 제공 대가로 박 씨 등에게서 모두 1억 5천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마정보를 제공받은 마주 박씨는 이정보를 이용해서 사설경마에서 10억원 상당의 마권을 구매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상완 기수가 경마비위 혐의로 구속 조사 중인 상태에서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되니 경마장이 온통 비리로 뒤범벅이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수, 조교사, 마주, 마사회 직원까지 연루된 경마비리가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니 복마전이 따로 없다. 각종 비리 사건이 터지면 형식적으로라도 비리 척결을 외치면서 머리띠를 두르고 자정대회라도 여는게 일반 공기업의 행태다. 하지만 비리백화점으로 불리는 마사회는 이마저도 할 의사가 없는지 꿀먹은 벙어리처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경마부정을 발본색원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가 좋다는 것인지 마사회의 의중을 모르겠다.
마사회의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구조적이고 고질화된 것이다. 오래전에 마사회 직원이 전직 조교사를 경마정보 제공 문제로 폭행한 적이 있다. 마권을 살 수 없는 마사회 직원이 조교사가 제공한 정보로 손해를 봤다고 조교사를 폭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었다. 더 오래전에는 경마 비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조교사가 자살하는 불미스러운 사건도 발생했었다. 숱한 경마 부정 속에 필자가 기억하는 가장 압권은 준마아파트 도청사건이다.
경기도 안양시에는 기수와 조교사가 모여사는 준마아파트가 있다. 20여년전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서 어떤 사람이 아파트 전화 단자함을 도청해서 경마정보를 얻을 생각을 했다. 범인은 손쉽게 도청에 성공했고 당시 요즘 사천왕처럼 잘 나가던 기수들의 통화내역을 대부분 도청했다. 이사건이 터지자 그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졌다. 범인이 조사과정에서 대부분의 기수들이 전화로 경마정보를 제공한다고 불어버린 것이다. 많은 기수들이 수원지검에 참고인으로 줄줄이 소환되고 이러다가 기수가 다 구속되어서 경마시행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까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수들이 혐의를 벗었고 우려하던 경마중단사태까지는 가지 않았다.
돈이 오가는 사행산업의 대표는 카지노와 경마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업체가 비리를 관리하는 태도에서는 극과극을 달린다. 카지노는 손님과 업장이 서로 대결을 하는 구조라서 손님이 이기면 카지노가 손해를 보게된다. 그래서 카지노에서는 눈에 불을 켜고 직원의 비리를 감시한다. 그래도 직원과 손님이 짜고 부정을 저지른 사건이 최근 적발되었다. 하지만 페리뮤추얼게임으로 시행되는 경마는 부정이 있던 없던 마사회의 수입은 매출의 일정비율이 된다. 마사회는 손님들이 대는 베팅금액에서 일정 비율을 떼고 다시 고객에게 나눠주는 형태라서 카지노보다 종사자들의 비리에 대한 관리감독이 느슨한 편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처벌을 강화한다거나 관리감독을 철저히 한다고 해서 고질적인 경마부정이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해결책은 구조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우선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방형 경마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폐쇄적인 마주제에서 오픈마주제로 전환하고 각 마방은 외부로 다 내보내고 서울부산 경마장 구분도 없애는 것이다. 누구나 자기 말이 있으면 돈 내고 서울이건 부산이건 출마등록을 해서 경주에 참여할 수 있게 하면 된다. 극단적으로 외국말이 출주하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어느말이 우승할지 모르는 혼전경주가 많아지면 가고 안가고 하는 소스가 의미 없어진다.
지금처럼 매번 같이 뛰던 7,8두가 출주해서 삼파전으로 압축되고 그중 하나가 가니 안가니 하면서 소스가 난무하는 경마는 없애야 한다. 이런 편성에서는 경마팬들이 적중이 쉬울 것같아 단방으로 전재산을 털어 넣는 식의 베팅을 하게된다. 이럴 경우 경마팬들은 정보에 목말라 할 수밖에 없고 경마부정의 원인이 되곤한다. 매경주를 코리안더비처럼 운영해야 한다. 혼전에 박진감 넘치는 경주가 많아지고 적중이 어려워지면 소액으로 고배당을 노리든지 아니면 한 마리만 집중 공략하는 연단식 위주로 경마를 즐기는 패턴이 바뀔 것이다.
마주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경주마가 무한대로 늘어날 것이고 이는 농가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승군제도 없앨 수 있어 승군착순에 걸려서 승부를 회피한다는 식의 경마추론은 박물관에나 가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적발해도 없어지지 않은 경마비리라면 차라리 제도를 바꿔서 비리를 저지를 토양을 없애는 편이 더 낫다. 간다는 정보나 안간다는 정보가 무의미하게 경주편성이 된다면 누가 정보를 사겠는가. 이렇게 되면 앞으로 옷벗는 기수도 없어지고 경마로 한재산 마련하겠다는 팬들도 없어지고 모두 상생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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