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통 터지는 마필구매 상한제

  • 최고봉 | 2012-05-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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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처칠 다운스 경마장에서 열린 제138회 켄터키더비에서 인기순위 9위의 '아일 해브 어나더'(I'll Have Another)가 2000m 주로를 2분 1초 83에 주파하며 우승했다. 아일 해브 어나터는 유력한 우승후보인 보디마이스터(Bodemeister)를 결승선 100m 지점서 따라잡은 뒤 1.5 마신(3.6m)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일 해브 어나더는 인기 순위 9위에 불과한 비인기마였지만, 직선에서 불같은 추입력을 발휘하면서 1과 2분의1마신 차이로 짜릿한 역전승을 구가했다. 켄터키 더비는 삼관경주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 중 첫 번째 대회다. 매년 5~6월 미국에서 2~3주 간격으로 열리는 켄터키 더비·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벨몬트 스테이크스 3개 대회를 합쳐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부른다.

이번 우승마 I'll Have Another가 한국으로 수입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내경마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작년 4월 경매에서 서울마주협회 구매단이 이말을 높게 평가하고 경매에 임했으나 마필구매 상한가 2만불을 넘기는 바람에 구매를 포기했다고 한다. 이말의 낙찰가는 3만5천 달러로 우리돈으로 고작 4천만원 정도였다. 이정도 금액이라면 국산마 중에서도 평균 수준의 말값이다. 이해할 수 없는 전근대적인 규제로 인해 세계적인 명마가 한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막은 것이다.

주지하다 시피 한국은 수입마에 한해 구매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암말에 한해서 구매상한제를 폐지해서 이제는 숫말과 거세마에게만 이 제도가 적용되고 있다. 법에 있는 것이 아니고 마사회가 내규로 정해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마사회가 경마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 제도가 이번 켄터기더비 우승마에서 보듯이 우수 경주마 국내도입을 막는 악법으로 작용하고 있다. GDP순으로 세계 15위이고 무역순으로는 세계 9위에 드는 한국이 고작 돈 몇천만원이 없어 우수한 경주마를 수입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국산마 경매가가 1억이 넘고 있는 마당에 겨우 2천만원 조금 넘는 돈으로 어떤 말을 사오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돈이면 국산마도 변마급밖에 사지 못한다. 그런데 2만불 이하로 주고 사온 말도 한국에서는 펄펄 날고 있으니 한국 경마의 수준이 얼마나 한심한지 알 수 있다. 이모든 책임은 말 수입에 상한선을 두어 억지를 부리고 있는 마사회가 져야한다.

마사회가 이상한 제도를 적용해서 한국경마를 후진국수준으로 묶어두고 있다. 구매상한선이 없었다면 켄터키 더비 우승마를 수입할 수 있었고 그말이 국제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할 수도 있었겠다는 예측을 해볼 수 있다. 마사회에서는 의욕적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말을 보내 데뷔전을 치르는 등 해외원정을 한답시고 돈을 쏟아 붇고 있다. 결과는 꼴찌를 헤매다 온 것이 전부다. 최근에는 경주마를 말레이시아에 첫 수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이 있다. 하지만 수출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 쇼다. 한국경주마의 질이 세계 변방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데 무슨 원정이고 수출인가.

우리나라는 국산마 경주와 외산마 경주를 구분해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장벽을 없앤다고 해서 국산마 생산농가가 타격을 받지 않는다. 고가로 수입된 마필이 은퇴하고 재생산에 들어가면 그 후대는 모두 국산마가 된다. 수입장벽을 한 10년전에만 없앴어도 지금 일본과 거의 같은 수준의 경마선진국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분통터지는 수입상한제를 폐지하라. 그러면 10년 내로 일본 홍콩과 대등한 경마선진국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