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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북마
최고봉
|
2012-02-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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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마팬의 로망은 고배당을 적중하는 것이다. 경마팬들은 한방으로 모든 상황을 역전 시키는 고배당을 적중하기 위해 두문불출 경마공부에 매진하곤 한다. 고배당을 줄 말이 어떤 말인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그러면서 웬만한 사람은 나만의 복병마를 따로 관리하면서 그 말이 꿈의 배당을 안겨줄 날을 고대한다.
고배당이 터질려면 이른바 변마라고 하는 부진마가 입상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경마팬들 중에는 능력마 연구보다는 부진마나 기복마 연구에 더 힘을 쏟는 사람도 있다. 능력마는 누구나 아는 말이라서 입상해봤자 별 영양가가 없지만 나만 알고 있는 복병마가 입상하면 두둑한 배당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배당낼 복병마 중에서 부진마는 말 그대로 능력이 부진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배당은 좋지만 입상할 확률이 극히 낮다. 능력이 부진한 말이 입상하려면 능력 있는 말이 실수를 하거나 자멸을 해서 어부지리를 얻어야 한다. 아니면 아주 약한 편성을 만나 어찌어찌 자력으로 입상해야만 가능성이 있다.
복병마 중에서 그래도 입상 확률이 높은 말은 예전에 능력이 검증된 말이다. 원래 능력이 있으나 질병이나 계절을 타는 등 이러저런 이유로 바닥을 치던 말이 컨디션이 좋아지거나 조건이 좋아져서 예전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다. 이런 말이 바닥을 탈출할 조짐을 보이는 지를 잘 관찰해서 길목에서 노리면 고배당을 쉽게 적중할 수가 있다.
하지만 걸음이 다 드러난 근성이 없는 말은 매번 착순에나 만족하면서 이제나저제나 들어오기를 바라는 경마팬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특히 우리 경마팬들이 가장 피해야할 말은 능력은 충분한 것같은데 이상하게도 못들어오는 복병마다. 분명히 승부하면 될 듯하지만 전혀 승부의지를 안보이면서 4착에서 7착 정도 꾸준히 대는 말이다.
이런 말은 현승군제도가 만들어낸 승군기피형 마필이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는 경우다. 현제도상으로는 3착까지만 승군점수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4착이하의 상금은 아무리 벌어도 승군과는 상관이 없다. 따라서 말이 한계 상황에 오면 승군해서 조기 은퇴하느니 현군에서 꾸준히 출주하면서 착순상금을 챙기는 가늘고 길게 사는 모드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서 자본주의 법칙상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이익을 거두는 이런 승부형태를 누구도 나무랄 수 없다.
필자는 이런 말을 양철북마로 따로 정의하고 예상을 할 때 제외한다. 양철북의 주인공처럼 어느날 성장이 멈춘 경우다. 하위군에서 20전 넘게 뛰면서 전혀 승군할 의욕을 안보이고 후미에서 늦추입해서 착순에나 대는 말이 이부류다. 가끔은 고배당을 터트릴 것처럼 3착에도 들이대지만 또 그다음엔 후미에서 산보한다. 분명 하면 될 것같아서 이런 말을 복기에서 잡아내고 쫓아다니지만 항상 결정적인 승부를 하지 않아 경마팬들을 실망시킨다. 복병마를 노릴 때 이렇게 전혀 승부의지가 없는 말을 쫓아다니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전력승부를 하면 입상할 수 있어 보이지만 승부의지가 약한 양철북같은 말은 복병권에서 제외해야 한다. 차라리 바닥을 치던 말이 조건이 맞아 승부할 때 입상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양철북마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인 것이라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의 말은 전력승부를 한다고 보면 된다. 일부 한계가 드러난 말 중에서 승군의지를 안보이는 말을 골라내야 한다. 매번 될듯될듯 안되는 말을 쫓아 다닐 필요가 없다. 복병마를 노릴 때 양철북같은 말을 제외하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더 집중하다 보면 지금보다 승리하는 날이 더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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