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식품부장관배와 데자뷰

  • 최고봉 | 2012-10-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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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열린 삼관경주 마지막 관문인 농수산시품부장관배에서 서울의 지금이순간이 우승했다. 지금이순간은 코리안더비에 이어 삼관경주 2연승을 하게되어 최우수 3세마로 등극하게되었다. 지금이순간은 압도적인 점수로 국산종마선발금지원금 5억원을 별도로 받게 되었다. 이로써 서울과 부산이 통합 삼관경주를 시행한 2008년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서울말이 부산말을 누르고 통합챔피언에 오르게 되었다.

경주시작전 유력한 우승후보중 하나로 지목된 지금이순간은 직선에서 탄력은 아주 좋으나 14두나 출주하는 혼전경주에서 자칫 늦추입할 소지가 있었다. 하지만 초반에 중후미권에 자리를 잡고 따라가다가 2코너에서부터 무빙을 시작해서 뒷직선초입에서는 3선까지 올라왔다. 3,4코너를 돌 때는 2선까지 자리를 잡아 중반 전개가 아주 잘 풀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레이스전개를 보면 부산에서 7월 22일에 열렸던 부산광역시장배의 데자뷰 느낌이 강하게 든다. 부산광역시장배에서는 부산의 당대불패와 서울의 스마티문학이 접전을 펼치는 구도였는데 부산말들이 초중반 레이스전개를 아주 느리게 끌면서 스마티문학을 고사시켰었다. 그경주에서 당대불패의 선행을 예상했으나 엉뚱한 전성시대가 선행을 나서면서 레이스를 느리게 끌었다. 당대불패는 외곽을 타면서 뒷직선에서 넘어가버리면서 손해를 안보고 스마티문학은 전성시대 뒤에 갇히며서 고전한 나머지 2착을 하고 말았던 경주였다.

이번 농수산식품부장관배에서는 정반대로 서울말들이 앞선을 장악했다. 원래 선행은 안쪽의 부산말 원더풀남해가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최외곽에서 서울의 13번마 통제사가 선행에 나섰고 바로 뒤를 서울의 5번마 내장산이 따라붙었다. 내장산은 2선 외곽 2레인을 타면서 다른 말이 넘어오지 못하게 전개를 하였다.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전성시대가 선행 나서고 외곽 2선을 당대불패가 진행하면서 다른 말을 앞으로 못나서게 하던 것과 판박이로 전개되었다.

더 재미있는 것은 2코너에서 직선초입구간 즉 600미터에서 800미터구간 4파롱의 타임이 14.1초로 갑자기 느려졌다. 전후의 3파롱이 12.9초이고 5파롱이 13.0초임을 감안할 때 4파롱구간만 1초이상 늦어진 것이다. 이것도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선행가던 전성시대가 4파롱에서 갑자기 속도를 늦춘 것과 판박이다. 앞에가던 서울말 두 마리가 갑자기 속도를 늦추자 참지 못한 부산의 12번마 힘찬질주가 외곽 3레인을 돌아서 선행을 넘어갔다.

여기서 전개상 가장 덕을 본 말은 외곽으로 무빙을 한 11번마 지금이순간이다. 레이스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3선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앞선을 곱게 따라가다가 직선에서 추입으로 한발을 쓰려던 작전을 펴던 다른 말들은 레이스 속도가 느려지니까 제어를 하면서 속도를 늦춰야했지만 무빙하던 지금이순간은 자기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편하게 앞선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직선초입에서 8두 정도가 나란히 한줄로 서게 되어서는 추입력이 제일 좋은 지금이순간이 제일 유리한 입장이 되었다. 반면 9번마 경부대로는 시종 지금이순간의 뒤에 있게 되어 직선에서 지금이순간을 잡을 수 없었다. 경부대로는 원래 결대로 탄 반면 지금이순간의 무빙 작전이 너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그 무빙을 가능하게 했던 통제사와 내장산의 느린 레이스 전개 덕도 있었다.

지금이순간의 우승은 마필능력도 능력이지만 문세영 기수의 기승술도 한몫을 했다. 문세영 기수는 초중반 무리 없이 말을 앞선에 붙이는 능력이 탁월하다. 거기에 더해서 지난 부산광역시장배에서 보여준 부산팀의 협조체계를 이번에는 서울팀이 보여주면서 음덕도 본듯하다. 이번 우승으로 문세영 기수가 대한민국 최고의 기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진심으로 문세영 기수의 우승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