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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경마산업
최고봉
|
2012-11-2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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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마장에 가보면 눈에 띄게 사람이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내방객이 줄어드니 당연히 매출도 줄고 있다. 마사회에서는 매출을 늘리려는 고육책으로 경주수를 늘리고 휴장을 없애는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정된 고객을 상대로 더 짜내는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경마장 내방객이 줄어드는 것은 불황탓도 있을 것이지만 급격한 환경변화로 경마가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사행산업 하면 경마가 대표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경륜과 경정이 생기고 정선 카지노가 등장하면서 합법적인 사행산업만 해도 여러곳이 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스포츠토토가 출현하면서 사행산업의 획기적인 변화가 왔다.
스포츠토토는 여타 사행산업과 달리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곳에서나 구매를 할 수 있는 막강한 산업이다. 기존 여러 스포츠를 이용해서 베팅만 하는 것이라서 사업자는 시설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여러 가지 발권시스템만 갖추면 만사형통이다. 더구나 편의점이나 인터넷에서 이를 구입할 수 있어 발권시스템에서도 여타 종목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경마의 또 하나의 약점은 시간의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토토나 카지노는 1년 365일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경마는 일주일에 3일인데다 그것도 11시부터 6시까지 시간의 한계가 있다. 스포츠토토는 전세계 모든 게임에 내기를 걸 수 있다. 월드컵이 열리면 월드컵 승패를 맞추고 월드시리즈가 열리면 이를 맞추면 된다. 대상도 무궁무진하고 방법도 무궁무진하게 개발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경마의 결정적인 약점은 젊은층을 수용하는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젊은 남녀가 야구장에서 데이트를 하면서 가볍게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는 쪽에 토토를 구매하고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건전한 교제가 된다. 야구장 전체 분위기가 밝고 떠들썩하고 가족이 즐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마장은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에다가 베팅위주로만 짜여져 있고 즐겁게 놀면서 즐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경마는 특히 젊은층의 신규수요를 창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부정경마 또한 경마의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많은 경마팬들이 경마의 투명성에 의심을 품고 경마를 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만 해도 서울 부산 찍고 제주도까지 엄청난 경마부정이 적발되었다. 사람들은 그동안 석연치 않았던 여러경주에 배신감을 느끼고 하나둘 경마장을 떠나고 있다. 열심히 연구해봐야 승부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마사회가 이런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해야한다. 구조조정을 하면서 군살을 빼고 모든 역량을 경마의 경쟁력 제고에 투입해야한다. 하지만 최근 마사회 중점사업을 보면 전국민말타기운동이나 말산업박람회 등 경마외적인 일에 너무 치중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본연의 업무인 경마가 위기를 맞아 좌초하고 있는데도 본질은 외면한채 결과가 불투명한 외연적인 확장에 힘을 낭비하고 있다. 전형적인 역주행이다.
앞으로 가면갈수록 경마는 경쟁력이 떨어져서 매출이 줄어들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 마사회로서는 도도한 흐름을 역류시킬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서울과 부산 경마장 구분을 하지말고 통합해서 경주를 운영하고 마주건 조교사건 기수건 모두 개방해서 무한경쟁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누구나 말을 사고 출전료만 내고 어느 경마장에서나 출전할 수 있어야 한다. 부정경마가 사라지고 매경주가 박진감 넘치는 수준높은 경주가 될 때 떠났던 경마팬들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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