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교류경주가 남긴 과제

  • 최고봉 | 2013-09-0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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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일요 9경주로 열린 SBS ESPN배 한일 경주마 교류경주는 일본 토센아처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일본 지방경마장에서도 한물간 경주마로 취급받는 9세마가 우승하면서 한일간의 경마격차가 어느정도인지 실감하는 자리였다. 파트원 국가와 파트쓰리국가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이번에 필자가 뼈저리게 느낀 것은 경마주마의 수준차이뿐만이 아니라 경마문화의 현격한 격차였다. 예시장에서 마필유도원 복장이 일본은 정장에 넥타이까지 맨 모습이었고 한국은 츄리닝에 운동화나 장화차림이었다. 우리끼리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천박한 경마를 할 때는 몰랐는데 외국말을 초청해서 경주를 치르다 보니 우리가 얼마나 한심한가를 몸으로 느꼈다.

그러고 보니 필자가 일본에 가서 그랑프리를 참관할 때 마필유도원이 모두 정장차림이었다. 그후 한국에 와서 우리경마를 관전할 때는 작업복이든 츄리닝이든 별 이상함을 못느끼고 경마를 했다. 그런데 막상 일본말과 한국말을 섞어 놓으니 때깔좋은 일본말과 비루해 보이는 한국말이 대비되는 것보다 정장차림에 안전화를 신은 마필유도원과 츄리닝이나 작업복에 장화나 운동화를 제각각 신은 우리 마필유도원이 비교되어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이었다.

초라한 행색에 없어보여도 그리 없어보일까 싶은 측은한 모습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한쪽은 경마에 대해 예를 갖추는 듯했고 한쪽은 경마를 베팅수단으로만 취급하다 못해 경마를 모독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교류경주이기 때문에 다음번에 우리말이 일본에 갈 예정이라고 한다. 일본에 갈 때 관리원들 복장을 이대로 가져가면 망신을 당할 것이다. 어떤 말을 출주시킬까 하는 말을 선정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말을 끌 유도원의 복장문제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또하나 일본경마와 한국경마가 다른 점은 대상경주 진행문화다. 마주와 그의 가족 조교사 등 마필관계자들이 모두 예시장에 나와 자신의 말 앞에서 사진도 찍고 기수에게 격려도 하면서 흥겨운 축제마당을 만든다. 이번 교류경주에서도 일본측 인사들이 예시장에 나와서 자신의 말을 응원하고 사진도 찍는 모습이 화면을 통해 보였다. 일본은 우리처럼 베팅위주로 한경주라도 더하기 위해 대상경주를 일반경주와 똑같이 20분간격으로 몰아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축제행사를 위해 충분한 시간도 배려한다.

이러한 경마문화는 돈만 들여서 비싼 경주마를 사오고 대상경주 상금을 높인다고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경마선진국이 되려면 경주마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경주마에 대한 사랑과 경마에 대한 애정이 밑바탕에 깔려야 한다. 경매가가 억 소리가 나게 말값은 높아지고 있지만 경마문화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졸부가 돈자랑하는 듯한 천하디 천한 경마로 가고 있지 않나 우리 모두 뒤돌아봐야 한다. 이번 교류경주를 통해서 우리경마문화가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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