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의 함정

  • 최고봉 | 2014-12-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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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둠이라는 말은 경제전망을 부정적으로 예견하는 경제비관론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1987년 뉴욕 증시 대폭락(블랙 먼데이)을 예견한 미국의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Faber)가 처음으로 '닥터둠'이란 애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최근에는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닥터둠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 닥터둠의 예축이 매번 맞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은 2009년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가 5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던 루비니 교수의 예측은 빗나갔다. 마크파버 회장이 한 중국 경제가 경착륙과 중진국 함정에 빠질 것이라는 예측은 중국이 성장률 7%대의 연착륙에 성공하고 상하이지수는 2500대로 올라서면서 틀린 것으로 판명났다.

보통 미래예측은 긍정적인 예측보다 부정적인 예측이 잘 맞는 것처럼 보인다. 현실세계에서 호황은 짧은 반면 침체기는 고통스럽고 길다. 미래를 낙관하는 예측은 실패하기 싶상이지만 비관적 예측은 맞는 경우가 많아 덕터둠들이 언제나 신통하게 미래를 잘 예측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은 세상은 돌고돌며 순환하는 것이라서 호황일 때 불황을 예측하면 맞을 확률이 높다. 더구나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호시절은 잘 체감하지 못하지만 경기침체의 고통은 끝도 없이 계속되는 것처럼 느껴서 긍정예측보다는 부정예측이 더 잘맞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경마예상도 마찬가지다. 어떤 말이 입상할 확률보다 입상하지 못할 확률이 당연히 더 높다. 예시장에서 똥을 싼 말이 입상하지 못한다라는 예언은 당연히 맞는 예측이다. 왜냐하면 입상마는 출주마가 10두라면 그중에서 단 2두이기 때문에 그말이 똥을 싸든 하품을 하든 길길이 뛰든 입상 확률은 20%다. 예시장에서 두명의 유도원이 끌면 말이 입상한다는 예측은 틀릴 수밖에 없다. 역으로 유도원 두명이 말을 끌 때 입상하지 못한다는 맞는 예측이 된다.

경마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입상마 예측은 입상마가 단 2두라서 처음부터 확률적으로 기대치가 낮다. 따라서 어떤 법칙을 세우더라도 부정예측은 적중하기 마련이고 긍정예측은 틀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를 망각하고 잘못된 관찰로 엉터리 법칙을 만들면서 경마예측에 적용하고 있다. 간다는 소스는 틀리고 안간다는 소스는 맞는다. 이런 소스꾼이 있다면 사기꾼이므로 조심하라. 인기마 5두가 있다면 축마 빼고 4두중 어떤 특정말을 찍어 안간다고 하면 맞을 확률이 당연히 높다. 옆에서 보면 인기마 빠지는 것을 귀신같이 맞추는 것처럼 보인다.

승군착순에 걸린 말은 입상하지 못한다. 당연하다 입상탈락하는 말보다 입상하는 말이 적으니까. 그럼 승군착순에 걸린말은 영원히 승군하지 못하던가? 메니피 자마는 암말이 강하고 거리한계가 1800미터다. 메니피 숫말 경부대로의 대통령배 2000미터 우승을 어떻게 설명할까. 그건 부마가 아닌 모마의 영향이란다. 어떤 혈통의 말도 입상확률은 비입상확률보다 낮다.

입상하지 못할 이유는 어떤 것을 들이대도 맞는다. 필자는 이것을 부정의 함정이라고 한다. 입상마보다는 입상탈락마가 많은데 이를 법칙으로 착각해서 잘못된 신념을 갖게 된다. 마체중이 불든 안불든 안간다는 맞고 간다는 틀린다. 기수가 주로 출장시 서서가면 있고 앉아서 가면 없다. 없다가 맞는다. 어느것도 안간다가 확률상으로 맞는다.

입상 탈락의 법칙은 어느것을 끌어대도 맞는 것처럼 보인다. 이 모순에서 헤어나지 못하면 잘못된 신념과 법칙이 늘어간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역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승군착순에 안걸린 말이 반드시 입상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승군착순에 걸린 말이나 안걸린 말이나 입상 못하기는 매한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정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앞으로 승리하는 날이 많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