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패강자’ 스투배 우승과 함께 4연승 질주

  • 용혜미 | 2004-03-2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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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경마일은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완연한 봄 날씨 덕에 가족단위로 경마장을 찾은 경마팬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겨울 날씨와 함께 삭박함 마저 들었던 예시장은 아이들의 함성과 응원 속에 기수와 출주마들을 환영하며 시종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행체인 마사회에서도 2월 MVP시상식을 비롯해 ‘산타페 잡기 이벤트 당첨자발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로포즈’, 영화 ‘씨비스킷’ 상영 등 경마장을 찾은 경마팬들에게 많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여러 가지 이벤트가 경마팬을 환영했지만 경마장에서 최고의 볼거리는 경주, 특히 대상경주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일요일 10경주로 열렸던 제5회 스포츠투데이배 대상경주(일,10R)는 많은 경마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하이라이트로 진행되었다.

‘탕’ 소리와 함께 발주기 문이 열리자 이날을 위해 오랫동안 기량을 갈고 닦아왔던 9마리의 경주마들이 일제히 출발했다. ‘무패강자’(기승:문세영)가 1번 게이트 이점을 살려 선두권을 이끌자 이에 질세라 안쪽에선 ‘밑거름’(기승:박수홍), 바깥쪽에서는 ‘대흥사’(기승:방춘식)가 그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1코너를 선회하며 치고 올라온 ‘패왕’(기승:지하주)이 금세 ‘무패강자’의 뒤를 이어 2위권을 장악했으며 이는 4코너 부근까지 치열한 선두접전으로 이어졌다. 직선주로에 접어들며 ‘패왕’의 속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틈을 타 마지막 한발을 노린 ‘금돌이’(기승:우창구)와 ‘메이저리거’(기승:김동균)의 거센 추격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타 마필들의 추격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힘찬 발걸음을 유지한 ‘무패강자’가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스투배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이 되었다.

3세 최강 ‘무패강자’

출전마 중 가장 어린 나이인 3세 ‘무패강자’는 국2군 승군전인 이번경주에서 1800M 거리를 처음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형님’들을 뒤로 한 채 헤럴드경제배(2003년 12월)에 이은 자신의 두 번째 대상경주 우승 기록을 남겼다. 이와 함께 4연승을 이어간 ‘무패강자’는 ‘위캔드글로리’, ‘장축’을 잇는 국산 명마의 계보를 이을 손색없는 마필로 꼽히며 5월 열릴 <코리안더비>의 우승 0순위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53조 김문갑 조교사는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통산 5번째 대상경주 우승을 이뤘으며, 기승제재로 인한 오랜 침묵을 깨고 경주로에 복귀한 어린왕자 문세영 기수는 이번 우승과 함께 다시 상승세로 올라서는 발판을 다졌다.

‘다함께’, ‘스페셜러’ 누르다

대상경주 다음으로 경마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경주는 구세대의 지존 ‘다함께’(기승:배휴준)와 떠오르는 신세대 ‘스페셜러’(기승:천창기)가 대격돌했던 토요일(10R) 외1군 핸디캡 경주였다. ‘세계일보배’를 석권한 특별한 말 ‘스페셜러’가 인기 1위를 기록했지만 7세 마필의 ‘다함께’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 아직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지용철, 김일성 나란히 500승
우창구 현역기수 네 번째로 600승

금주에도 단위 승수 달성의 기쁜 소식이 들렸다. 499승으로 500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던 49조 지용철 조교사는 토요일 12경주 ‘뜻밖의행운’(기승:이동국)으로 행운을 낚으며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같은 499승으로 전주 경마일을 맞은 14조 김일성 조교사 역시 일요일 2경주에 출전한 ‘천광운’(기승:임대규)의 우승으로 순조로이 500승을 장식했다. 두 조교사 모두 소속 기수가 500승을 이뤘다는 점에서 기쁨이 더했다. 이외에도 599승의 우창구 기수가 아까운 우승을 여러차례 놓친 끝에 일요일(8R) ‘날쌘제비’로 우승을 거두며 현직 기수 중 네 번째로 600승 달성의 영광을 안았다. 한편 28조의 박수홍 기수와 최상식 조교사는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3승을 차지, 전주 최고의 성적을 자랑했다.

금주에도 다양한 볼거리 가득

3월을 마감하는 금주 경마일은 특별한 대상경주는 없지만 ‘인리스티드’, ‘도미라이더’의 첫 맞대결과 오랜 휴양을 마친 작년 코리안더비 우승마 ‘하비동주’의 복귀전 등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498승의 임대규 기수가 소속조 김일성 조교사의 500승 기념식을 이어갈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데, 기수의 500승은 조교사와는 달리 영예의 기수 반열에 오르는 조건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라 이를 지켜보는 재미 역시 쏠쏠할 듯하다. 금주에도 많은 경마팬들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경마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용혜미 기자(dragon@gumv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