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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마를 만드는 길은 오직 말에 대한 '배려와 격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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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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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달리기 위해서 태어난 동물이다. 선천적으로 달리기를 좋아한다.
한편으로 인간은 힘차게 질주하는 말을 보면서 자유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마치 영화 각설탕에서 '천둥이'가 고향으로 돌아와 주인공과 자유를 만끽하며, 석양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서 우리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처럼
우리가 경마장을 찾아 주로에서 힘차게 질주하는 말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도 아마 비슷할 것이다. 더불어 겜블이 가미된 적중의 오르가즘을 더한다면. 경마만큼 감동을 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과천 경마장에 있는 경주마들은 많은 시간동안 마방에 갇혀 살고 있다.
질주습성을 갖고 태어난 말들이 마방을 벗어나 경주로에 입장하는 순간
앞으로 치달리는 현상은 당연지사이다. 즉 달리려는 습성과 근육에 축적된 에너지를 소모하려는 욕구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기는 커녕 경주로에 입장하기를 거부하는 말들이 있다.
새벽조교시나 실제경주에 말이 진입할 때, 간혹 앞발을 들어 기수를 떨어뜨리거나 뒷걸음 치며 달아나려 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일요경주에서 이애리 기수를 낙마 시키고 방마된 경우처럼 실제로 종종 발생한다.
이런 악벽을 지닌 말들은 왜 그럴까? 말은 아주 겁이 많은데다 기억력이 뛰어나다.
경주로에서 놀랐거나 고통스럽던 기억이 있는 말들은 경주로에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말들이 기억하는 아픈 고통은 무엇일까?
경주중 다른 말들과 함께 달리다가 진로방해를 당해 부딪치거나 다리를 헛디뎌 발목을 삔 경우 그 통증을 오랫동안 잊지 못한다. 이렇게 우연히 발생한 상황이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람이다. 즉 말에 대한 관심부족과 잘못된 훈련방법 때문인 것이다.
1.컨디션이 불량하거나 다리 관절염 등으로 몸이 아픈 때에 훈련을 해서 몸이 더욱 아파진 경우
2.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은 채 경주로에서 훈련을 해 몸에 무리가 간 적이 있는경우
3.자신의 능력보다 너무 무리하게 달리도록 강요를 받아 훈련 자체가 고통스러웠던 경우
4.경주로에서 기수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하여 채찍으로 체벌을 받은 적이 있는경우
위와 같은 경험을 한적이 있는 말들은 다음번에 경주로에 입장할 때 들어가지 않으려고 거부한다. ( 출처-굽소리 )
경주마는 경주를 위해서 존재한다. 언제든지 마필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경주마로서의 생존은 끝이 난다.
경주마로서 인정받기 시작한 그 시점에 경주로를 떠나는 말들을 보며 가슴 아팠던 기억을 우리는 많이 경험했다.
인간의 욕심으로 단 시간에 훈련효과를 거두기 위해 무리한 계획으로 강한 훈련을 받아온 말들은 고통을 느껴 더 이상 발전을 할 수가 없다.
우리는 늘 경주로에서 새로운 명마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혈통이 좋은말. 마체가 좋은말. 그리고 사람의 손으로 조교가 잘된말.
이 삼박자가 두루 갖쳐져야 명마는 탄생한다.
영화 각설탕에서 천둥이 조교사가 다른 조교사에게 내 뱉은 대사가 문득 떠오른다.
"너가 조교사야?! 너가 말에 대해서 뭘 알아, 말도 사람하고 다르지 않아"
인간의 욕심은 명마의 탄생을 늦춘다.
명마를 만드는 길은 오직 말에 대한 '배려와 격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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