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률의 형성 과정과 원리
우리나라의 경마 배당률은 경마 팬 상호 간에 돈을 거는 방식인 패리뮤츄얼(pari-mutuel)제도로서 시행체(마사회)는 경마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분배해 주는 중개인 역할 뿐이다. 마권 매출액에서 각종 세금 및 제비용을 공제한 잔여 금액을 적중 마권에 분배해 주고 배당률이 100배 초과 시 배당금의 22%를 또 다시 기타소득세 등으로 원천징수하여 정부에 납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배당률의 크고 작음에 마사회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로지 경마 팬이 어떤 말에 얼마를 베팅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러한 배당률의 형성 과정과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경마를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경마 지식이라 할 수 있다.
1) 경마 팬(베터)과 배당률의 구분
경마 팬을 베터라는 관점에서 분류해 보면 첫째(a) 출전마의 마주를 비롯한 출전마 관계자, 둘째(b) 대다수의 일반 경마 팬, 셋째(c) 마주 등 출전마 관계자나 마방 취재기자 등 경마 관련 종사자로부터 출전마의 상태에 관한 정보를 입수한 사람으로 1차 정보 입수자뿐만 아니라 2차 3차 등 사다리꼴 모양으로 형성된 경마 팬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떤 경주에서 마권 발매개시에서 마감까지 배당률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데 발매개시 후 맨 처음 나타나는 배당률을 통상 ‘초구 배당률’ 이라 부른다. 이 ‘초구 배당률’로부터 대략 3~5분 후까지 형성되는 배당률은 ‘초반 배당률’, 이후 출전마의 경주로 입장과 출발대 대기 시까지 발매 마감 전 3분~5분까지는 ‘중반 배당률’, 이후 발매마감까지 3분~5분 동안 형성되는 배당률은 ‘종반 배당률’이다. 이 세 가지 배당률의 형성 이유를 파악하고 있어야 배당판의 의미를 알 수 있다.
2) 초반 배당률은 출전마의 실제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초반 배당률은 마권 발매액은 미미하나 그 중요성은 세 가지 배당률 중 가장 중요하다. 베팅액을 분해하면 위의 경마 베터 a b c 비중이 a>b>c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초반 배당률은 출전마의 입상(승식에 따른 승마)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의 베팅이 상당히 많다. 초반 배당률은 출전마의 최근 경주에서 보여준 액면능력이 아니라 이번 경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실제능력에 의해 형성될 경우가 많다.
어떤 출전마의 초반 배당률이 그 말의 액면능력에 비하여 강하다면 실제능력이 액면능력 보다 향상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약하다면 후퇴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초반 단승식 배당률은 우승 가능성을 말하고 초반 복승식 배당률은 2착 이내 입상 가능성을 의미한다.
출전마의 상태를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는 마주 등 베터(a)는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베팅하므로 대체로 초반에 베팅하게 된다. 베터(a)가 초반에 베팅하면 자연히 해당 출전마의 초반 배당률이 매우 낮아지게 된다. 이런 경우에 일반 소액 베팅 경마 팬들은 당초에 그 말을 마음에 두고 있었더라도 배당률을 보면 베팅 메리트가 자신의 기대치보다 현저히 떨어지므로 확고한 의지가 없으면 대부분 다른 말에 베팅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 때문에 결국 그 말의 배당률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반면에 베터(a)가 초반에 베팅하지 않고 중반이나 종반에 베팅하면 배당률의 변화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 단승식뿐만 아니라 연승식 복승식 등 모든 승식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 된다.
3) 중반 배당률은 출전마의 액면능력(인기도)과 비슷하게 형성 된다
중반 배당률은 다수의 일반 경마 팬의 베팅으로 이루어지며 경마 베터의 비중이 b>c>a 이나 b의 비중이 대다수라고 보면 된다. 중반 배당률의 특징은 거의 출전마의 종합 인기도와 비슷하게 형성된다. 출전마의 인기도는 그 말의 액면능력 즉 최근 3~4경주에서 보여준 객관적 능력과 대부분 일치한다. 중반 배당률의 이런 특징 때문에 실전 베팅에 특별히 참고할 사항은 없다. 대부분 출전마의 인기도에 따라 모든 승식의 배당률이 수렴하기 때문이다.
중반 배당률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초반 배당률에서 특이한 배당률을 보인 출전마의 배당률이 어떻게 변화했느냐 하는 점이다. 대부분 인기도에 키를 맞추어 희석되어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게 된다. 초반 배당률에서 특이한 현상을 보인 출전마의 중반 배당률이 평이하게 변했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다. 평이하게 바뀐 중반 배당률이 종반으로 갈수록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중반 배당률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이다.
4) 종반 배당률은 출전마의 승부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종반 배당률은 주로 경마 베터(c)에 의해 결정된다. 발매 마감 불과 3~5분 동안에 총마권 발매액의 50~70%가 팔리는데 종반 배당률의 베팅액 비중은 c>b>a 이며 베터(c)는 대부분 고액 베터로 구성되어 있다.
종반 배당률은 출전마의 승부 의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출전마의 승부의지는 우리나라 경마장의 경마 속어인 “간다 / 안 간다” 하고 거의 비슷하다. 승부 의지가 강한 출전마는 이번 경주에서 전력을 다하여 적어도 액면능력 또는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여 입상할 가능성이 높으나 반대로 출전마에게 무리를 주지 않는 탐색전 등으로 액면능력에 못 미치는 저조한 능력을 보이며 입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종반 배당률은 이번 경주를 대비한 출전마의 훈련(조교), 건강 상태 등 전반적인 준비 상태를 의미한다. 경마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원리는 아무리 능력이 우수한 경주마일지라도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은 출전마는 입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종반 배당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승부 의지가 강한 출전마일수록 입상 가능성이 커지지만 마필 현장 상태, 상대마의 전력, 주로 상태 등 다른 요인도 양호해야(특히 출전마의 현장 상태) 입상이 가능하나 승부 의지가 없는 출전마는 다른 요인과 관계없이 입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마 원리상 출전마가 최선을 다해도 입상이 쉽지 않는데 그렇지 아니하면 거의 100% 입상 불가하기 때문이다. 보통 종반 배당률에 나타난 승부 의지를 파악해 승부 의지가 있는 말, 소위 ‘가는 말’의 입상률은 50% 내외로 판단되지만 승부의지가 없는 말, 소위 ‘안 가는 말’은 90% 이상 입상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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