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의 함정

  • 허대영 | 2015-01-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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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의 함정

인간이 만든 놀이(게임)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환상적인 것이 경마라고 한다. 초보자 시절 아무것도 모를 때는 재미있고 쉽지만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이 경마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일이 어려워지면 그것을 그만두는 경향이 많지만 경마는 오랫동안 계속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대다수의 경마 팬들은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착각의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경주 편성에서(12두가 출전한 경주라고 가정) 통상 우승 가능마는 3두 정도이고 2착 가능마는 출전마의 절반 정도인 6두이며 3착 가능마는 완전히 능력 부진마 또는 한계마를 제외한 모든 출전마라고 할 수 있다. 경마는 대략 1~2년 정도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출전마의 약 절반 정도인 입상 가능마를 선별해 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특별한 지적 능력이 필요하지 않고 누구든지 충분하다.
경마의 결과는 복승식 기준으로 약 70% 정도의 경주가 상기한 입상 가능마 내에서 1착과 2착마가 결정된다. 따라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체 경주 중 대략 70%는 언제든지 적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경마 실력이 뛰어나 배당을 안고 있는 복병마를 수시로 찾아내는 능력이 있으므로 오늘 운이 따르지 않아 패했지만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바로 착각의 함정에 빠져 있는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경마장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정도의 능력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경주에서도 조금씩 형태는 다르지만 위와 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대부분의 경마 팬은 이런 착각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고 여기에서 빠져 나온 소수의 사람들만이 베팅해서 지지 않을 수 있다.

착각의 함정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출전마의 상태 변화를 판별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보통 일반 경마 팬은 ‘out경주’는 어쩔 수 없는 경주라고 생각하지만 ‘in경주’는 적중할 수 있어 (실제 적중하는 대부분의 경주가 ‘in경주’) 어느 정도 경마 공부를 하면 경마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 커다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in경주’의 복승식 평균 배당률이 약15배인데 15배의 배당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입상 가능마 6두를 전부 사지 않으면 안 된다. 복승식 6두의 마권 가짓수는 15가지이므로 모든 경주가 ‘in경주’이어야 본전이다. 현실은 70%정도 이니 베팅액의 30%를 잃게 된다. 결국 평균 환급률과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다. 입상 가능마를 충실히 선정하여 전부 다 사면 약 70%를 회수할 수 있지만 고심하여 선택하면 오히려 환수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마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입상 가능마 중 반드시 입상할 수 있는 출전마를 1두라도 알든지 또는 절대로 입상할 수 없는 말을 1두라도 알아야 가능하다. 모든 경주에서 반드시 입상할 수 있는 1두를 안다고 가정하면 복승식 마권수가 5가지로 압축되어 환수율 210%(평균 배당률 15배/5*70%)가 되고 절대로 입상할 수 없는 말 1두를 안다면 마권수가 5복조 10가지가 되어 환수율 105%(평균 배당률 15배/10*70%)되어 이길 수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출전마의 최근 능력(액면능력)을 공부하면 위와 같은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착각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이다. 물론 ‘모르는 경주’ 즉 출전마의 액면능력을 비교하여 입상마를 선정하여도 적중할 수 있지만 간혹 생기는 일이다. 경마 속어로 “봉사가 문고리 잡았다”라고 말하는 경우이다.
입상 가능마 중 확실히 입상할 말과 입상할 수 없는 말을 사람의 능력으로는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70~80%정도는 근접해야 이길 수 있다. 이것을 알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바로 출전마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판별하는 능력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출전마의 상태 변화 즉 이번 상태와 지난번 상태의 차이를 판별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을 가지지 않으면 절대로 경마를 이길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모든 출전마와 관련된 수백 가지의 변수를 철저히 공부해도 현재 그 말의 전반적인 상태의 변화를 모른다면 그것은 쓸데없는 짓이며 시간 낭비일 뿐이다. 이런 사실을 스스로 깨우치는 사람만이 착각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경마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일본 경마의 과거와 현재는 우리나라 경마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비춰 주는 거울일 수 있다

경마 팬들이 빠져있는 착각의 함정은 일본 경마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의 경마는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우리와 비교할 수 없지만 경마 관련 제도와 베팅의 문화 등이 비슷하여 향후 우리나라 경마에 관련된 사항은 일본 경마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경마는 일본보다 10년 내지 20년 정도 시차를 두고 추종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마는 어린 경주마가 완전한 경주마가 되어 가는 과정 사이에 시행되는 경기이다. 당연히 매 경주에 출전하는 모든 경주마가 지난번 경주와는 다르게 변한다는 사실이 경마의 핵심이다. 이것을 간과하는 모든 경마관련 공부는 무용지물이고 오히려 적중하지 못하는 길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뿐이다.
현재 일본의 경마 매출액 구성을 보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다. 일반 경주의 마권 매출액은 미미하고 대상경주 특히 Grade급 대상경주의 매출액은 매우 크다. 경마는 출전마의 상태 변화를 모르면 적중이 어렵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어 적은 금액으로 관람하는 경마가 일반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대상경주는 출마 등록 시부터 경주 당일까지 모든 경마 관련 매체와 전문가가 앞다투어 출전마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므로 그러한 정보를 참고하여 베팅이 이루어지게 되어 매출액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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