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C 교류기념 대상경주

  • | 2004-04-1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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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AJC 교류기념 대상경주

박진감 넘치는 경주가 마련됐다

최근 오래된 경마팬들은 "요즘 경주편성은 재미없다. 예전에 비해 흥미진진하지도 않고, 박진감도 없다. 웬만하면 선행마가 우승하고, 추입마는 입상에 실패한다." 류의 얘기를 자주 꺼내놓는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경주로의 이상 현상이 황당할 정도의 호기록들을 쏟아냈고, 선행 선입마필들의 초강세가 한참을 이어갔다. 요즘에 들어서야 기록들이 제자리를 찾는 듯하고, 주로가 무거워지니 선행마는 결승선에 다가갈수록 걸음이 무뎌지고 추입마는 곧잘 넉넉한 걸음으로 입상에 성공한다. 때마침 4월부터 과천에는 한주마다 대상경주가 펼쳐진다. 이번주 놓치면 아까운 박진감 넘치는 한 경주는 확실히 볼 수 있다.

강자로 거듭나는 관문

골드머니

작년 AJC교류기념경주 1착부터 4착까지의 마필을 보면 이경주가 갖고 있는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우승마 '골드머니', 2착 '언어카운트들리', '자비스'와 '스포런'이 그 다음을 이었다. 바로 현재 좋은 능력을 보이는 1군 강자들이다. 작년에는 선행에 성공한 '골드머니'가 늦발 후 외곽을 돌며 무리한 '언어카운트들리'를 제치고 1:55.2의 1800M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후 '언어카운트들리'는 두 번의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2004년 AJC교류기념 대상경주는 리스트급으로 1900M 거리로 열린다. 바뀐 것은 거리와 경주등급일 뿐이고, 올해 역시 2군의 내노라하는 마필이 외국산마 강자로 발돋음하기위해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우승을 거머쥔다면, 하반기 외국산마 판도를 뒤흔들 것은 확실하다.




'휠즈엔윙즈' 걸음이 심상치 않다

휠즈엔윙즈

5세 수말인 '휠즈엔윙즈'의 아비마는 일류 경주마인 1995년 미국 챔피언 3세 수말 '썬더 걸치Thunder Gulch'이다. 2001년 미국 연도대표마 '포인트 기븐Point Given'을 배출하며 리딩 사이어에 오른 우수한 씨수말이다. 외조부마와 모계혈통도 평균이상으로 현지경매에서 약1억2000만원($100,000)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현지에서 뛰었던 리스트 '알리다 스테익스'는 뛰어난 마필로 가기위한 절호의 발판이었지만 3착에 그치고 만다. 반면 당시 우승마 '라이크 어 히어로Like A Hero'는 이후 1800M G2 '스왑스 스테익스' 2착, 1800M G1 '학셀 초청 핸디캡' 3착 등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휠즈엔윙즈'는 국내 데뷔전이었던 1200M 단거리경주에서 초반 늦은 출발을 극복하지 못하고 4착에 그쳤지만, 이후 과천경주로에 적응해 나가며 심상치 않은 걸음을 드러냈다. 직전 1800M 경주에서 양호한 출발과 순발력을 보이며 2위권의 선입작전을 펼치다가 결승선 여유 넘치는 걸음으로 후착마를 6마신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 중 능동적인 목쓰임과 주폭은 현재 과천에서 최고수준이며, 5세 마필이라 기대가 적었던 걸음신장세도 뚜렷하다. 58.5Kg으로 직전경주를 펼쳤던 만큼, 핸디캡경주인 이번경주에서 부담중량의 문제는 없을 듯하고 어떻게 자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걸음을 경주 중 문제없이 펼쳐낼지가 관건이다. 누가 우승을 차지할지 모르는 대혼전임이 분명하지만, 성급하게 우승유력마는 '휠즈엔윙즈'라고 말하고 싶다.

3연승 '자이언펀치' 이제 3세

자이언펀치

'자이언펀치'는 매경주마다 걸음이 늘고 있는 3세마이다. 아비마 '투펀치Two Punch'는 교배료 약3000만원($25,000)으로 스테익스 우승마를 43두 배출, 중위권의 종부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뛰어난 씨수말이다. 자이언펀치는 현지경주 경험 없이 국내에 데뷔하여 3전 3승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는 이번에 다시 겨루게 되는 '와이즈토드'와 '에세이'를 1200M에서 이미 꺾은바 있다. 직전 처음으로 도전했던 1700M 경주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선입권 경주를 펼쳐 선행굳히기를 시도하던 '클레버아드즈'를 무난하게 추입하여 우승을 차지했다. 데뷔초 선행 후 결승선 가까이에서 후착 마필에게 추격을 당했기에 장거리 적응이 걱정되었으나 아무 문제없음을 증명했고, 이번 1900M AJC교류기념 대상경주에서도 경마팬의 인기를 모을 강력한 우승 후보마이다.




동반출격 우승도 노린다 '에세이'

에세이

36조에서 동반출주하는 4세 수말 '에세이'도 혈통이 만만치 않다. 아비마 '테일 오브 더 캣'은 2004년 교배료 약9000만원($75,000)의 마필로 2003년 2세마 리딩 사이어에 등극한 전도유망한 뛰어난 씨수말이다. 아직 종부년수가 적어 스테익스 우승마를 15두 밖에 배출하지 못했으나, 세계 최고의 교배료(약6억원 $500,000)를 받는 '스톰캣Storm Cat'의 후계마로 주목받고 있다. 외조부마 또한 일류의 '바이스 리젠트Vice Regent'(스테익스 우승 외손자마 110두 배출)로 뛰어난 혈통이며, 현지경매에서 약3억6000만원($300,000)이라는 고가에 낙찰되기도 했다. '에세이'는 현지전적 4전 1승을 기록했고, 국내 데뷔전에서 외국산 강호인 '골든아치'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2전 째에 '자이언펀치'에게 목차이로 패배했으나, 경주 막판 추격하는 모습을 봤을 때 재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돌아갈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직전 1700M 경주에서 중거리에 대한 거리경험을 무난히 마쳤고, 인마호흡이 좋은 박태종 기수가 기승할 예정이라 많은 인기를 끌 것이다.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우승 도전마로 36조가 동반 입상을 노릴 것이다.


우리도 만만치 않다 '라비즈프린스' '와이즈토드'

라비즈프린스 와이즈토드

'라비즈프린스'는 7세의 마필로 나이가 많지만, 완성된 걸음을 가지고 있어 이번 경주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데뷔전에서 '달러박스'에게 패했지만, 재대결인 직전경주에서 막판 마필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5마신의 여유 있는 차이를 내며 우승했다. 현지전적도 26전(4/4/4)으로 풍부하고, 블랙타입인 '버지니아 스탤리온 스테익스'와 'W. 메러디스 베일리스 기념 스테익스' 2착을 차지하는 등 기본기가 탄탄한 마필이다. 나이가 있는 만큼 현재전력 이상의 능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탄력 있는 걸음을 보유한 만큼 올해를 화려하게 장식하기위해 최선 다할 다크호스이다.

16조에서 동반출주하는 '와이즈토드' 또한 경주를 치열하게 만들어 줄 마필이다. 아비마 '그린드스톤Grindstone'은 1996년 '켄터키 더비'에서 우승한 마필로 경주 후 이상이 생겨 삼관도전에 아쉬움을 남긴 우수한 경주마였다. 씨수말로서는 기대에 못 미치며 스테익스 우승마 6두를 배출하는데 그치고 있고, 2004년 교배료는 약600만원($5,000)이다. '와이즈토드'는 현지전적 6전(1/0/2)으로 우승했던 클레이밍 경주에서 약4200만원($35,000)에 매각되었다. 데뷔초 '자이언펀치' '에세이'에게 패배했으나 정상적인 주로였던 2월 7일 1000M에서 후착마를 14마신 차이로 벌리고 1:00.8의 호기록을 작성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직전 1400M 경주에서도 한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이번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타마필에게 호락호락하게 넘겨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 마필들도 들러리는 아니다

아직 3세마로 나날이 신장세의 걸음을 보여주는 '달러박스', 세계일보배에서 3착하며 가능성을 보인 '남대풍', 직전 경주에서 '에세이'와 우승을 다투던 '마이티골드', 59Kg 부중으로 '휠즈엔윙즈'를 꺽은 '쿠타임', 외산강자 '스페셜러'와 호각을 다투던 '스파키' 등의 마필도 이번 경주 우승을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 이로 인해 경마팬들은 보기만 해도 즐거울 박진감 넘치는 대상경주 한편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경주 전에 자신이 우승 후보마를 직접 선정하고 관전한다면 흥미가 한층 더 배가될 것이다. 경마팬들도 한숨 돌리고 재미난 스포츠 경기를 본다는 기분으로 대상경주를 즐기시기 바란다.
/최정암 (burami@hanafos.com) (사진출처: 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