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최강자를 가린다.

  • | 2004-04-2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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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금 2억원의 GIII 대상경주 마주협회장배가 오늘 10경주로 펼쳐진다. 이번경주 우승마는 과천최강이 된다. 출주취소로 아쉬움을 주는 '워네이티브'가 있지만 다른 능력마는 없다. 핸디캡경주라 부중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변명일 뿐, 가진 실력을 다 뽑아내 상대를 제압하고 스스로 넘버원의 자리에 올라서야 한다. 마주협회장배에서 우승한다면 2004년 그랑프리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마가 될 것이고, 2004년 연도대표마 경쟁에서도 먼저 스타트를 끊을 수 있다. 별도의 관전료를 받는다해도 이의없는 한국경마장 최고의 경주가 누구에게 승리의 영광을 안겨줄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이번 출전마 모두가 저마다의 무기가 있는 우승도전마지만, 격차 또한 있다. 바로 최고수와 고수의 차이로, 강자들 속에서도 실력차를 느끼게하는 마필들이 있는 것이다.

확실히 특별하다 '스페셜러'

스페셜러

도입시 약2억4천만원($200,000)이라는 거액의 교배료를 받는 아비마 '언브라이들드' 때문에 관심을 모았던 '스페셜러'. 과천경마장에서 화려한 데뷔를 하고, 2전째에 '자당'이 보유한 1200M 신기록을 1:12.7로 갈아치우며 스스로 특별한 경주마로 인정받았다. 3전만의 도전이었던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내측사행으로 출발이 늦어졌고, 무리한 경주를 펼치고도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깝게 3착에 그치고 만다. 이후 세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오히려 동아일보배 경주가 '스페셜러'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큰 무리를 했음에도 결승선까지 걸음이 전혀 무뎌지지 않았고, 우승을 다투던 마필 중 가장 나은 탄력과 경주 후 여력을 보여주었다. 경주 초중종반이 모두 최고수준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단 한번 드러낸 것이다. 직전경주에서 '다함께'에게 패했지만 막판의 불꽃같은 탄력은 여전했다. 경주의 페이스는 수준이하로 느렸고, '스페셜러'는 전혀 장점을 발휘하지 않고 무리없는 추입으로 2착한 것이다. 이번경주가 상반기 과천 최고 경주마를 가리는 자리인만큼, '스페셜러'가 자신의 장점을 버리고 소극적인 추입작전을 펼칠리 없다. 경주초반 순발력을 살려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중반 스피드로 선두권에 가세한 후, 결승선에서 고무공같은 탄력으로 우승을 노린다. 이것이 장점을 살린 우승후보마 '스페셜러'가 가진 진정한 전력이다.

그랑프리 우승마 '템피스트웨스트'

템피스트웨스트

2003년 그랑프리에서 4마신의 여유있는 차이로 우승을 거머쥔 '템피스트웨스트'. 작년 그랑프리를 보면 '템피스트웨스트'는 경주가 잘 풀려 얻어낸 것이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440Kg대의 마필임에도 거구의 타마필에게 전혀 밀리지않고 이리저리 부딪혀가며 자기자리를 사수, 결승선에서 여유있는 걸음과 탄력으로 우승한 것이다. 경주가 어떻게 진행되어도 경주 막판 탄력을 뿜어낼 한발을 가진 것이 최대장점이며, 데뷔이후 한번도 입상에 실패한 적이 없는 안정된 모습도 지니고 있다. 직전경주에서는 3개월만의 출전임에도 컨디션 저조없이 60.5Kg의 고부중을 무난히 극복했으며, 경주 초반 선행도 가능했던 뛰어난 순발력을 보여주어 또하나의 무기를 장착했다. 2001년 그랑프리 우승마 '다함께'가 전성기시절 보여주었던, 기수의 유도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모습을 현재의 '템피스트웨스트'에게서도 엿볼 수 있어 외산마 강자 배출에 일가견이 있는 52조 마방이 대단하다 여겨진다. '템피스트웨스트'가 우승을 위해 이번경주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불꽃 추입 '언어카운티들리'

언어카운티들리

작년 YTN배와 SBS배에서 맨바닥 추입으로 우승을 차지한 '언어카운티들리'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데뷔전 27마신 차이로 우승한 이후 괴력마로 불려진 '언어카운티들리'는 출중한 능력을 지닌 마필임에는 틀림없지만, 커다란 약점이 있는 마필이다. 경주 중 끄는 습성이 너무 강해, 기수의 유도를 따르지 않고 선두마의 외곽을 감으며 힘을 낭비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히 경주 막판 걸음을 무뎌지게 하고, 자신의 능력을 우승을 위해 100% 사용하지 못하는 핸디캡이다. 하지만 김효섭 기수를 만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출발 후 최후미로 처진 이후 경주 막판 참았던 힘을 쏟아내, 꼴지에서 선두까지 잡아채는 강력한 추입경주를 펼친 것이다. 이로인해 두번의 대상경주를 거푸 제패하게 되고, 2003년 그랑프리에서는 인기1위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랑프리에서 또다시 경주내내 끄는 모습을 노출했고, 막판 급격히 걸음이 무뎌져 3착에 그치고 만다. 당시 결승선상 방심패로 10일간의 기승정지를 당했던 김효섭 기수가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직전경주 다소 무기력한 3착에 그친 '언어카운티들리'가 과연 좋은 인마호흡을 보인 김효섭 기수를 안장에 태우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에디터인치프'

에디터인치프

'에디터인치프'의 아비마 '킹맘보'의 2004년 교배료는 약2억7000만원이다. 현지경매내역도 약2억5300만원을 기록한 좋은 혈통의 마필이다. 하지만 국내 데뷔전 4착의 부진을 보였고, 이후 도전했던 두번의 대상경주에서도 최강자로 거론되는 마필에 비해 부족한 전력을 여실히 노출했다. 목이 높은 약점도 있고, 탄력도 강자틈에서는 부족해 보였다. 하지만 드디어 직전경주 과천경마장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이며 '언어카운티들리'와 '러버보이샤카'를 순간적인 탄력으로 제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직전경주의 모습을 다시 이어갈 수만 있다면, 이번경주 빅3의 아성을 무너뜨릴 다크호스임에 틀림없다.

빅3만의 싸움인가?

'워네이티브'의 출주취소가 아쉽지만, 빅3('스페셜러' '템피스트웨스트' '언어카운티들리')는 타마필에 분명 앞서있다. 그랑프리 4착의 추입에 일가견이 있는 '자비스', 대상경주 1승 2착3회의 '아일랜드피버', 2001년 그랑프리 우승마 '다함께', 20조의 또다른 카드 '인리스티드' 등이 있지만 현재의 빅3에게는 한발 밀리는 전력으로 판단된다. 과연 타마필들이 빅3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아니면 빅3만의 경쟁으로 끝나게 될지. 출발을 알리는 팡파레와 마필들의 긴장, 치열한 다툼이 눈앞에 그려진다. 박진감 넘치는 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가 최강마로 누구를 선택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정암 (burami@hanafos.com) (사진출처: 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