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마 강자들의 한판 승부

  • | 2004-06-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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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5일 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 5월 23일 11경주 이후 잡힌 외1-'가'급 경주이다. 중간에 5월 30일 '가'급 경주가 취소되어 출전기회를 잡지 못한 외산마 강자들이 모두 출전을 신청했다. 현재 외산1군은 51두에 불과하고, 반수가 '나'급임을 감안하면 25두의 '가'급 마필 중 강호는 모두 나왔다고 봐도 무난하다. 오랜만에 박진감 넘치는 대상경주 급의 편성을 경마팬들은 즐길 수 있다.

그랑프리 우승마
외산 최강 '템피스트웨스트'


템피스트웨스트

굳이 불시에 '워네이티브'가 경주마 생활을 마치지 않았더라도, 현재 최강의 대접을 받고 있는 경주마이다. 지난 마주협회장배에서 '워네이티브'와 과천 지존을 가리기를 기대했지만, '워네이티브'의 죽음과 '템피스트웨스트'의 출주자격 상실로 인한 경주제외로 성사되지 못했다. 2003년 그랑프리 우승마이기에 최강으로 대우받으며, 일반경주에서 보여주는 여유는 실력에 거품이 없음 보여준다. 430-40Kg대임에도 불구하고 그랑프리에서 덩치마들에게 부딪혀 가면서도 결승선 우수한 탄력을 선보이며 능력을 100% 보여주었다. 초반 순발력도 지니고 있어 자리다툼에 큰 불리함이 없으며, 기승기수의 제어에 순응하는 모습이 뛰어나 경주전개가 생각 외로 풀려도 쓸데없이 힘소비를 하는 경우가 적은 장점이 있다. 이번경주가 3개월만의 실전이라 어떻게 컨디션 유지를 하느냐가 문제가 되겠지만, 뛰어난 경주마는 일정부분 자신을 경주에 맞춰 조절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오랜만에 우수한 근성과 시원한 탄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마주협회장배 우승마
상반기 최강 '자비스'


자비스

비록 '워네이티브'의 죽음, '템피스트웨스트'의 경주제외, '아일랜드피버'의 출주취소 등으로 어수선한 경주가 되었지만 상반기 최강자를 가리는 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자비스'이다. 이전까지는 고질적인 늦발주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타이밍 놓친 늦추입 경주가 많았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뒷직선에서 선두권에 가담하는 능력이 향상되었고, 그랑프리에서는 초반 출발도 큰 문제없이 받아내며 4착의 무난한 성적을 거두었다. 올 시즌 2월의 경주에서 비록 '워네이티브'에게 졌지만, 1마신의 근소한 차이였다. 이후 일반경주에서 승수를 추가한 다음, 마주협회장배에서 3코너 부근부터 적극적으로 선두권에 가담한 작전이 주효해 원정일 기수에게 첫 대상경주 트로피도 안겨주었다. 당시 선두권에 나섰던 '크루소'와 '다이와아라지'가 향상된 능력을 보여 중하위권에서 힘안배에만 주력했다면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우승을 넘겨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수한 결승선 탄력을 보유한 '자비스'가 경주의 흐름도 놓치지 않아 승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현재의 뒷직선 스퍼트와 결승선 탄력을 유지한다면 외산마 강자로 군림할 능력마임에는 분명하다. '템피스트웨스트'와의 멋진 한판승부를 기대한다.

YTN배 SBS배 우승마
정상급 능력 '언어카운티들리'


언어카운티들리

데뷔전 27마신 차이의 괴력마 '언어카운티들리'. 3전만에 AJC 교류기념에서 후착을 차지했지만, 무리한 경합으로 임대규 기수는 3일간의 기승정지를 받았다. 다시 HRI 교류기념에서 정상에 도전했지만, 역시 선두마를 시종 외곽으로 도는 무리한 전개를 펼쳐 준우승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YTN배 대상경주에서는 김효섭 기수와 만나 각질변경에 성공, 무리한 경주전개를 피하고 바닥추입을 시도하며 '퍼펙트챔피언'과 동착으로 대상경주 첫 우승을 차지했다. 연이어 SBS배에서도 초반 최후미로 처진 후 추입을 시도하여 대상경주 연속우승의 쾌거를 이루었다. 당연히 과천 최고의 마필로 인정받았고, 그랑프리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마로 떠올랐다. 계속해서 절묘한 인마호흡을 보인 김효섭 기수는 그랑프리의 상대를 의식해서인지 철저한 제어에 실패하고, 3-4코너에서 선두마를 심하게 압박하는 고질적 문제를 재발하며 3착에 그쳤다. 김효섭 기수는 결승선상 방심패로 10일간의 기승정지를 당하는 중한 제재도 받게 됐다. 이후 일반경주와 대상경주에서 부진하며 '언어카운티들리'는 떨어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줬다. '언어카운티들리'는 9번 출주 중 6회의 대상경주 출전이 말해주듯 대상경주급 마필임에는 틀림없다. 그에 걸맞은 능력도 보유했다. 하지만 경주 중 기수의 제어에 순응하지 못하고 심하게 끌리는 것을 보완하지 못해 제능력을 100% 발휘 못한 안타까움도 있다. 기본능력이 우수한 만큼 자신의 걸음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우승마 다툼에 충분히 가담이 가능한 점을 명심해야한다.

역시 외1군-'가'급
만만치 않은 경주마가 많다.


다이와아라지 러보보이샤카 골드머니

마주협회장배에서 인기 꼴지였음에도 좋아진 전력을 보여, 선두권에서 버티며 준우승한 '다이와아라지'. 역시 마주협회장배 4착에 그쳤지만 만만치 않은 끈기를 보인 선행마 '크루소'. 일반경주에서 높은 부담중량임에도 4연속 입상에 성공한 '러버보이샤카'. 최근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작년 AJC 교류기념에서 '언어카운티들리'를 꺽은 '골드머니'. 위와 같은 마필들도 각기 자신만의 무기를 갖고 있는 강호들이다. 예상할 수 없는 빈틈이 생긴다면, 어부지리가 아닌 자신의 한발을 사용해 충분히 역전을 일궈낼 다크호스들은 틀림없다. 이러한 강자들의 흥미진진한 다툼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경주가 되길 바란다.

/최정암(burami@hanafos.com) (사진출처: 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