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광식이 동생 광태라는 영화가 있었다. 일종의 로맨틱코메디 영화였는데 형 광식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도 제대로 못하는 스타일이고 동생 광태는 여러 여자를 전전하는 바람둥이로 나오는 영화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형제의 얘기를 통해 젊은이들의 사랑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였다.
요즘 경마장에서는 광식이 동생 광태처럼 찬호 동생 용호가 유행어처럼 들린다. 금년에 서울에 5명 부산에 3명의 신인기수가 데뷔를 했다. 그중에서 단연 발군으로 돋보이는 기수가 이찬호 기수 동생 이용호 기수다. 이용호 기수는 데뷔하는 7월 3일 4경주에서 레이디알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주 일요일에는 비바슈퍼스타로 2착을 해서 데뷔첫주에 8전 1/1의 성적을 올렸다. 그다음 7월 둘째 주에서는 금포프린스로 1승을 올리고 상승모드로 2착을 해서 9전 1/1의 성적을 냈다. 7월 둘째 주 현재 17전 2/2로 복승률 23.5%로 6위를 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주의 입상마가 모두 비인기마여서 이용호 기수의 진가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금포프린스는 인기순위 7위의 말로 우승하면서 복승식 27.4배 쌍승식 64.0배의 배당을 냈고, 상승모드는 인기순위 10위로 꼴찌에서 두 번째 팔린 말로 2착하면서 복승식 322.1배 쌍승식727.1배의 초고배당을 터트렸다. 이기수는 둘 째주에 비인기마 두 마리로 고배당을 터트리며 입상하면서 첫째주의 입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신인은 보통 단거리에서 선행마로 선행 나서서 잘 잡고 있다가 입상하는 패턴이 대부분이다. 신인이 1800미터에서 선입으로 인기 7위마로 우승을 하고 2등급 1400미터에서 인기 꼴찌말로 선입 붙어 2착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신인기수는 기승술이 미숙해서 상위군 장거리에 잘 태워주지도 않는다. 데뷔 2주차에 그런 말을 태워줬다는 것은 조교사들의 신뢰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기대에 부응해서 전혀 기대하지 않은 말로 두 마리나 입상시킨 것은 이용호 기수의 기승술이 출중하다고 볼 수 있다.
이용호 기수는 스타트 능력도 뛰어나고 직선에서 밀어주는 힘도 대단하다. 자세가 낮고 무게중심이 낮아 안정적이며 신체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직선에서 왼채찍을 잘 쓰고 동시에 오른팔로 밀어주는 데도 전혀 흔들림이 없이 몸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채찍을 안쓰고 두팔로 밀어만 줘도 충분할만큼 밀어주는 힘도 대단하다. 이는 기존의 특급기수와 견주워 더 나았으면 나았지 밀리지 않는 기승술이다. 이용호 기수는 기승술만 보면 신인이 아니다.
신인에게 감량을 주는 이유는 기승술이 기존 기수보다 못해서 이를 보완해준다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기승술이 뛰어난 신인에게 감량 혜택을 주면 뛰는 말에 날개까지 달아준 격이 된다. 이용호 기수의 기승술은 이미 신인의 기승술이 아니기 때문에 감량 혜택은 엄청난 프리미엄이라고 볼 수 있다. 이용호 기수의 감량은 조성곤 기수에게 -4kg감량을 준 효과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 이용호 기수가 기승하는 말은 웬만하면 안고가야할 것이다.
이용호 기수는 경마가족으로 유명한 집안이다. 부친이 49조 조교보이시고 9조 지용훈 조교사와 49조 지용철 조교사가 고모부이다. 이용호 기수는 경마 친화적인 집안 분위기와 자신의 천부적인 자질로 장래가 촉망되는 대형 신인기수이다. 앞으로 자만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을 한다면 역대 대한민국 최고의 기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용호 기수의 정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