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여름피서-'소주 마사지, 어 시원타!'

  • 운영자 | 2004-07-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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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낫네.'

찌는 듯한 폭염에 지치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라 경주마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경주마는 사막과도 같은 뜨거운 모래주로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더위 극복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최대 관건이기도 한다.

경주마는 경주 후 보통 8㎏의 체중이 감소되는 등 에너지소모량이 많아 조교사들은 특히 경주마들의 여름철 체력관리에 온신경을 쏟고 있다. 경주마들은 여름이 되면 겨울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30ℓ 정도의 물을 마신다. 그러나 더위에 지친 경주마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분 보충 외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수영조교〓여름철 경주마에게 가장 시원함을 선사하는 것은 수영장이다. 서울 경마공원에는 타원형 수영장(길이 59.7m, 폭 4m, 수심 3.3m)이 설치돼 있다. 시원한 물에서 더위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심폐기능 강화와 관절 부위 등 운동기 질환 치유의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홍콩·일본 등 외국의 경우 직선·원·타원형 등 다양한 형태의 경주마전용 수영장을 설치해 놓고 여름철 피서 및 조교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주마들이 수영장을 한바퀴 돌면 경주로에서 1,400m를 완주하는 것과 같은 체력이 소모돼 경주마 입장에서 보면 피서를 빙자해 트레이닝을 시키는 셈이다.

▲소주를 바른다(?)〓경주마의 더운 몸을 식혀주는 방법으로 소주를 들이붓는 경우도 있다. 알코올이 증발할 때 열을 빼앗아 기화하는 원리를 이용한 방법이다. 여름철이면 한 마방에서 최다 1,000병의 소주를 말의 몸에 발라 없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주마도 팩하네〓사람들이 해수욕장에서 머드팩을 하듯 경주마들도 팩으로 피부염증을 치료하고 열을 내리기도 한다. 경주마의 경우 발목부터 무릎 사이가 가장 많은 열을 내기 때문에 이 부위를 집중적으로 팩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또 대형 수건으로 경주마의 온몸을 덮고 시원한 냉수를 뿌려주는 '냉포 마찰'도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보양식으로 더위를 이긴다〓경주마들의 여름철 보양식도 사람 못지않다. 경주마 보양식은 주로 찹쌀과 인삼 등으로 만들어진다. 찹쌀과 인삼을 갈아서 건초와 섞어 먹인다. 또 다른 영양식으로 콩을 볶아서 갈아 먹이는 조교사도 있다.

혹서기 휴장기인 이번주 경주마들은 마방에서 사람 못지않은 대접을 받으며 모처럼 여유를 즐기고 있다.

기사제공 : 굿데이스포츠 류원근 기자 (wongun@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