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인터뷰]
"조용히, 서서히, 정확히, 하지만 늦지 않게 한걸음씩 나아가겠다."
조재로 기수
소속조: 29조 (배휴준)
생년월일: 1993/09/29 (22세)
데뷔일자: 2015/06/18
기승중량: 49kg
통산전적: 171전(18/9/16/18/16) 승률: 10.5% 복승률: 15.8% 연승률: 25.1%
최근 1년: 171전(18/9/16/18/16) 승률: 10.5% 복승률: 15.8% 연승률: 25.1%
고 - 기수가 된 계기와 이력을 말해달라.
조 - 대구에서 태어났고 두형제 중 장남이다. 중학교까지는 평범한 나날을 보냈다. 고등학생때부터 조금씩 뭔가가 변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때 기흉때문에 수술을 받아야 했다. 기흉은 폐에 공기가 차는 것이고 2년에 걸쳐 두번의 수술을 받았다. 대부분 마른 남성들한테 생긴다는 기흉 수술을 마치고 재활운동을 시작하면서 체력단련에 맛을 들이게 되었다. 선천적으로 살이 찌지않는 체질이라 기흉 재발을 막기위해 꾸준히 운동을 해야했다.
고3의 진학고민을 하던 어느날, 여러 대학교에서 교수님들이 홍보차 방문을 했다. 당시 재활운동의 영향으로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고 곧잘 했던 나에게 한 교수님이 키와 몸무게를 물어보고는 '서라벌대학'이라는 곳의 '마사과'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듣는둥 마는둥 며칠이 지났고 문득 생각나 검색을 하던중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위험하다는 부모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굽히지않자 결국 어차피 할거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라는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서라벌대학'의 '마사과'에 진학했고 반학기를 마친후 경마교육원에 입학했다. 대학 홍보로 '마사과'를 권유해준 교수님은 부경 33조의 권승주 조교사님이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앞으로의 길을 인도해주신 은인이다. 기수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못했다면 하고싶은 일이나 꿈, 희망없이 무료한 하루하루를 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목표와 꿈을 찾았고 달리는 일만 남았다.
고 - 29조와 계약을 맺었다. 마방분위기는 어떤가.
조 - 29조 조교사님의 인상을 보면 알것이다. 풍기는 이미지와 실제 성격이 똑같다. 잘할때나 못할때나, 칭찬과 꾸중을 항상 미소로 시작하신다. 야단을 치고 나서도 끝에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기분을 풀어주신다. 조교사님이 자상하시니 함께 일하는 관리사형들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경주날은 다르다. 평소에는 웃으며 즐겁게 지내다가도 경주날이 되면 하나같이 눈빛들이 날카로워진다. 경주마다 마필들이 한두씩 한두씩 경주로를 지날때 모든 마방 식구들은 긴장하고 긴장한다.
29조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하다. 관리사형들은 친형처럼 사소한것도 걱정해주고 조교사님은 아버지처럼, 삼촌처럼, 진심으로 격려해주신다. 참 배울게 많은 마방이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 29조에 소속되어 많은것들을 배워나가고 싶다.
고 - 얼마전 29조의 마필들이 약물검출우려로 취소가 되었다.
조 - 금지약물이 검출된 것은 아니었다. 경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영양제를 맞았는데 그것이 문제의 소지가 될뻔한 해프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똑같은 영양제를 맞은 마필들이 어떤 마필은 약물검출 우려가 나오고 어떤 마필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희한한 상황이었다. 조교사님의 판단으로 약물검출 우려의 마필들 포함해 영양제를 맞은 마필 모두를 출주 취소 시켰다. 정밀진단을 통해 약물검사를 해봤지만 역시나 금지약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출주주기가 미뤄지면 마필의 컨디션이 어떻게 변할지모른다. 경주일에 맞춰 열심히 조교를 해놨는데 경주에 나가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다. 그래도 약물이라는 민감한 사항에대해 인정해야될 부분이었고 조교사님의 빠른 판단력으로 오해의 소지까지 시원하게 풀려서 오히려 재미있는 경험을 해본 것 같다.
고 - 본인의 기승자세에 불만이 있는 듯 하다.
조 - 너무 마음에 안든다. 마사회의 동영상을 통해 기승했던 모든 마필들의 기승자세를 체크한다. 검빛의 조교 동영상을 통해 조교시의 기승자세까지 눈여겨 본다. 신체가 유연한 편이 아니라 마음에 드는 기승자세를 잡기 힘들지만 매일매일 틈나는데로 기승기에서 기승자세에 대해 연구한다. 선배들의 낮은 기승자세를 통해 배우려 노력하고 있고 나만의 기승자세를 터득해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 단기간에 완성되는 쉬운일은 아닌것 같다. 꾸준히 쉬지않고 노력할 것이다.
고 - 모든 기수들은 첫승을 기억한다. 오래전이 아니라 생생할 듯 하다.
조 - 생생하다. 작년 7월 26일 29조의 '일렉트릭크롬'과 함께 첫승을 차지했다. 7두의 단출한 편성이었다. 당초 계획은 빠른 발주를 나와서 선입권에만 붙어 경주를 풀어나갈 심산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발주가 너무 빨리 나와버렸다. 선행을 갈까 하다가 그냥 편하게 힘안배하며 선두 외측을 따라갔다. 직선주로에서 내측 기댐을 잡아주며 추진했고 생각보다는 편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전 동영상을 통해 분석 했을때만 해도 이정도로 잘 뛰어줄지는 몰랐다. 상대들이 해볼만해서 내심 기대감을 가지고 기승을 했고 우승을 할 수 너무나 기뻤다. 첫승 뿐만아니라 두번째 세번째, 이어지는 우승도 전부 생생히 기억하고 있고 당시의 기쁨을 잊을 수 없다.
고 - 지금껏 기승한 마필들 중 마음에 드는 마필이 있다면.
조 - 많은 기승은 아니었어도 많은 마필들이 기억에 남고 마음에 든다. 첫승의 '일렉트릭크롬'이 마음에 들었고 29조의 '터치플라잉'이 그중 가장 마음에 든다.
'터치플라잉'은 정감가는 외모에 체구도 크고 성적도 잘 나와줘서 더욱 고마운 마필이다. 신인기수로 데뷔할때 '터치플라잉'도 때마침 휴양후 복귀를 해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데뷔 초반부터 함께 했던 마필이라 유난히 애착이 간다.
지금껏 기승한 마필들 중 가장 우수한 9조의 '원더볼트'도 빼놓을 수 없는 마필이다. 좋은 말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소문만 들었을뿐 '원더볼트'와의 첫만남은 큰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겉보기에 체구가 큰것도 아니었고 힘도 좋아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경주때는 완전히 변해버렸다. 발주부터 알아서 뛰었고 힘안배를 하고난 후 4코너부터는 알아서 재갈까지 물고 뛰어버린다. 결승선을 알고 있다. 결승선을 통과후에 자신의 발을 다시한번 알아서 바꾸더라. 경주가 끝난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원더볼트'는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마필이다.
고 - 가장 닮고 싶은 선배가 있다면.
조 - 초지일관 장추열기수이다. 존경하고 닮고 싶고 따라가고 싶다. 실력으로 더 우수한 몇몇 선배들이 계시지만 장추열기수는 나만의 최고 기수이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의 외모가 장추열기수와 닮았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그런말을 들으면 어깨가 으쓱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경주 기승때 뿐아니라 조교시나 개인 체력단련, 거기에 모범적인 일상 생활까지 모든 것을 닮고 싶다. 똑같이는 못하더라도 최대한의 비슷한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다. 욕심을 내본다면 존경하는 선배를 따라가면서 수년이 지난후에는 같은길에서 넘어 서보고 싶다.
고 - 앞으로 어떤 기수가 되고 싶은가.
조 - 지금은 딱히 큰 목표치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당장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선배들을 보고 배우면서 나 자신만의 경험을 쌓을 것이다. 굳이 어떤 기수가 되고 싶은지 콕 찝어 말해야 한다면 항상 열심히 하는 기수가 누구냐고 물었을때 여러명의 이름중에 가장 마지막이라도 불리우는 기수가 되고 싶다.
갈길이 너무나 멀다. 현재로서는 나아가는 거리 보다 방향에 대해 고심할 것이고 방향을 잃지 않는 기수가 될 것이다.
고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조 - 예시장이나 하마대나 주로 출장시 점점 이름을 불러주고 응원 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응원의 한마디를 들을때면 이상하게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보지만 잘 안될때가 더 많다. 그럴때면 너무나 속상하다. 계속 지켜봐주시고 실력있는 기수로 거듭날때까지 항상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모든 경주에 최선을 다하겠다. 팬분들께 항상 전하고 싶다. 감사하다.
[취재기자: 고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