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희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6-03-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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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부드럽고 순해 보이지만 그 속은 보다 단단하고 강하다.


 정정희 기수

 소속조: 23조(유재길)

 생년월일: 1993/09/15 (22세)

 데뷔일자: 2014/06/05

 기승중량: 49kg

 통산전적: 474전(20/25/53/43/39승률: 4.2% 복승률: 9.5% 연승률: 20.7%

 최근 1년: 204전(12/8/24/17/16) 승률: 5.9% 복승률: 9.8% 연승률: 21.6%



고 - 얼마전 큰 낙마사고가 있었다. 당시 상황은 어땠나.

정 -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지난 2월 28일 일요경마 6경주 였고 23조의 '쇼킹데이'라는 마필에 기승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눈이 쏟아진후라 마필들이 조금은 차분하지 못한 경주들이 많았던 듯 하다. '쇼킹데이'는 초반에 빠른 마필이 아니여서 최후미권에서 경주를 펼쳤고 눈때문에 모래가 젖어있어 앞선 마필들에 의해 진흙이 튀었다. 진흙때문에 고글이 덮혀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자그마한 틈새로 희미하게 정면을 응시하며 말을 몰아갔다. 코너가 지나고 직선주로에 들어설무렵 관중들의 응원과는 다른 큰 함성이 들렸다. 직선주로에 들어서자마자 고글의 틈사이로 마필 한두가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서는게 보였다. 순간적으로 고삐를 당겼지만 이미 늦었다. 몸이 붕 떠버렸고 꽉 잡고 있던 고삐마저 놓치고 말았다. 아무 생각도 들지않았고 주로에 한참을 누워있었다. 


가장 큰 부상을 당한 장추열기수는 쇄골골절로 수술을 받았고 몇달동안 재활치료를 받아야한다. 이해동기수와 김혜선기수는 다행히 큰부상은 없었다. 나역시 약간의 타박상만 입은 정도였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직업이다보니 크고작은 사고들이 비일비재하다. 낙마사고이후 마사회의 전산장애로 경주가 취소되었고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폭설까지 더해져 나머지 경주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시행하지 못했다. 


부상을 조심해야 하는데 부상위험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겁이나 제대로된 경주력을 보여드리지 못한다. 모든 기수들이 같은 생각일 것이다.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겁없이 도전해야한다. 어쩔수없는 상황을 제외하면 반사신경과 순발력으로 어느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그래서 매일 운동을 게을리 하면 안돼는 것이다. 장추열기수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      



고 - 기수가 된 계기와 소속조의 마방 분위기를 알려달라.

정 -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우연히 기수라는 직업을 알게되었고 아버지의 승마 권유에 승마를 배우다가 경마기수로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다. 운이 좋아 단번에 기수가 될 수 있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믿음으로 바뀌었다. 


작년 3월부터 23조와 계약을 맺었다. 조교사님은 자상하시고 관리사 형들은 사소한것 하나하나 친동생처럼 세심하게 잘 챙겨주신다. 특히 인기마에 기승했을때는 심적 부담을 덜어주기위해 많은 조언들을 해주신다. 너무나 가족처럼 잘들해주셔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하고 싶다. 마방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활기차고 밝아서 성적도 점차 좋아질 것이다.     



고 - 호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어땠나.

정 - 많이 힘들었다. 한달정도 대기하고 석달동안 호주에 있었다. 그리고 나서 한국에 돌아와 한달을 쉬었다. 호주 생활은 힘들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 이상이었다. 여덞군데의 경마장들을 돌아다니며 기승도 하고 관리 일을 했었다. 가장 힘든것은 차별이었다. 한국은 경마 후진국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기승 기회가 너무 없었다. 


호주에서의 수습기수는 모든 관리를 다해야했다. 경주로 모래까지 정리해야했고 예시장에서 자신이 기승하는 마필의 예시까지 직접 해야한다. 호주에 있는 석달동안 총 7두의 마필에 기승했었고 전적은 우승 한번, 4위, 5위가 각각 한번씩이다. 나쁘지않은 성적이어서 그런지 성적을 보고난후 여러곳에서 러브콜이 들어왔다. 부경의 채상현기수와 함께 갔었는데, 호주 조교사님들이 한국기수들이 생각보다 잘타니 기승을 시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느정도 인정을 받기 시작할무렵이 돌아와야되는 시기였다. 조금 더 있었다면 한국경마와 한국기수도 약하지 않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고 -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더러있다.

정 -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 해외연수후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역시 2~3주동안 적응을 못해 헤매고 있었다. 다행히 큰 슬럼프는 없었고 한달이 채 되기전에 다시 적응할 수 있었다. 주위의 선배들과 마방 관리사형들의 관심덕에 빠르게 적응이 된 듯 하다. 호주에서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고있다. 좋은 마필에 기승해 본 경험도 있었고 조교나 경주때 나만의 스타일을 좀 더 확고하게 완성시킬수 있는 좋은 계기 였던 것 같다. 



고 - 호주경마와 한국경마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정 - 호주경마는 선진경마라 당연히 한국경마와 차이가 많다. 가장 큰 차이는 조교를 들 수 있겠다. 호주에서 매일매일 조교를 전담했는데 큰 주로에 단 3명이서 조교를 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주로여건상 많은 마필들이 한공간에서 조교를 해야하는 환경과는 달리 너무 조용하고 차분해져서 마필들이 악벽을 부릴수가 없다. 조교다운 조교랄까. 한편으론 부러웠다. 


호주경마의 경주는 초반부터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최근 안전상의 이유로 출발후 100m까지 진로변경이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호주는 발주 하자마자 강하게 채찍질부터 시작한다. 코너든 직선주로든 힘안배라는것이 없는 듯 초반부터 끝까지 전력질주를 한다. 이런것들이 경주 환경과 경주마의 자원이 튼실하기 때문이다. 오랜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경마도 그런 수준까지 빨리 올라가길 바란다. 



고 - 첫승은 어떤 마필이고 어땠나.

정 - 예전 25조의 '마이미셸'이라는 마필이었다. 유난히 첫승이 늦었다. 아마 49전만에 첫승을 기록했을 것이다. 아무런 기대없이 선행을 나가서 한바퀴를 돌았다. 늦은 첫승이라 그런지 더욱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빠른 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편한 선행을 나설 수 있었고 종반까지 끈기를 발휘할 수 있었다. 첫승의 기대보다는 직선주로 막판 마필의 힘이 조금씩 빠지는 것 같아 앞도 못보고 죽으라고 추진만 했다. 마침내 기다리던 첫승을 할 수 있었고 주위의 첫승 축하에 실감이 나면서 그렇게 기쁠수가 없었다.   



고 - 최근 기승하고 있는 마필중 마음에 드는 마필이 있다면.

정 - 많이 있는데 3두의 마필이 애착이 간다. 24조의 '마이티젬'과 23조의 '햇빛나'와 '전설의마녀'이다. 


'마이티젬'은 1월 24일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필이다. 지금까지 기승한 경주중에 가장 분석을 많이 하고 기승했던 경주이다. 발주가 빠른 마필이 아닌데 1번 게이트를 배정 받았다. 바로 옆게이트에 '내사랑담양'이라는 마필이 있어 자칫 선두를 못나가기 때문에 '내사랑담양'이라는 마필에 의해 안쪽으로 갇힐 위험이 있었다. 외곽에 빠른 마필이 또 있어 내측 갇히면 점차 뒤로 쳐질것은 안봐도 뻔한 전개였다. 뭔가 작전을 세워야했다. 초반에 선입권까지 따라가되 손해보더라도 외측으로 서둘러 빠져나가야 했다. 운좋게도 생각과 작전이 잘 맞아 떨어졌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생각데로 경주가 풀리니 한번의 경주가 이렇게 뿌듯할 줄 몰랐다.


23조의 '햇빛나'는 갈수록 더 기대가 되는 마필이다. 단거리쪽에 유리한 혈통이고 장거리는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마필이다.


'전설의마녀'는 호주연수를 가기전에 능력검사만 해놓고 간 마필이다. 당시에는 몸은 짧고 다리만 길어 어린티가 확 나던 마필이었는데 호주를 다녀오고와서 보니 체격도 당당해지고 의젓해지면서 깜짝놀랄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성적이 좋아지면서 마방 위탁 마필들 전체적으로 능력들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      



고 - 앞으로 기수로서 목표나 계획은.

정 - 3년차에 들어섰지만 해외연수등으로 기승 횟수가 많지 않은편이다. 그렇지만 최근들어 경주를 거듭할수록 나만의 노하우들이 생기는 듯 하다. 기승마필 뿐만아니라 상대 마필들까지도 분석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기승 자세도 신인때의 자세를 보면 어떻게 저렇게 기승을 했었나 싶을 정도로 그때보다 나아진 것 같긴하다. 추입마필에 기승했을때 무조건 외곽 추진을 했던 예전과는 달리 이득보는 진로의 공간활용을 신경쓸 정도로 시야가 넓어지며 여유도 좀 생긴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식으로 한가지 한가지 배움을 늘려나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아직 목표를 세울정도로의 실력이나 위치가 아니라 단기적으로 차근 차근 꾸준히 실력을 늘리는게 계획이다.    



고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정 - 성격이 긍정적이고 잘 웃는 편이라 그런지 예시장이나 하마대에서 경마팬분들이 질책보다는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있다. 가끔은 응원소리에 반응을 해드리고 있지만 어느정도의 긴장감이 필요한 시간이라 많은 소통을 나누고 싶어도 매번 대답을 못해드리는 점 양해의 말씀 드린다. 관심을 주시는 것은 늘 행복하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성원 부탁드리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란다.       




 






[취재기자: 고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