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삼관대회로 부산에서 열린 KRA컵 마일(GII) 1600미터 경주에서 부산 19조 김영관 마방의 파워블레이드가 우승했다. 후착마인 같은조의 오뚝오뚝이를 4마신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함으로써 앞으로 있을 나머지 삼관마 경주의 우승 전망도 밝아졌다.
매년 4월부터 7월까지 서울과 부산경남을 오가며 열리는 KRA컵 마일(GII·4월·1600m·총상금 5억) ,코리안더비(GI·5월·1800m·7억),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II·7월·2000m·5억)의 3개 대회를 삼관경주 또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으로 부른다. 3개 대회 총상금만 1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3개 대상경주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경주마는 최우수 3세마에 등극해 5억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마필은 4세까지만 경주에 출전할 수 있고 5세부터는 종마(種馬)로 변신해 후대 생산에 투입된다.
삼관경주는 최고의 상금을 놓고 최고의 경주마들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기 때문에 3개 경주를 모두 석권하는 삼관마 탄생이 쉽지 않다. 미국의 경우 작년에 아메리칸페로아가 무려 37년만에 삼관마에 등극했다. 그동안 2연승한 말은 많았으나 마지막 관문을 넘어서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곤 했다. 금년 두바이 월드컵 우승마 캘리포니아크롬이 2014년 삼관경주에서 켄터키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익스를 연달아 우승하면서 삼관마 탄생의 기대치를 높였으나 마지막 벨몬트스테이크스에서 왼다리에 부상을 입으면서 4착으로 고배를 마셨다. 그만큼 세 개 경주를 연달아 모두 우승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서울의 제이에스홀드가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서울만의 잔치여서 의미가 반감된다. 서울 부경간 통합으로 삼관경주가 시행된 2008년 이후 삼관마는 없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3세마들끼리의 치열한 접전이라서 매경주 괄목상대하게 변한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연속에서 3승을 하기가 쉽지 않다.
삼관경주 개최순인 KRA컵마일, 코리안더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순으로 우승마를 살펴보면 2008년 첫 삼관경주에서는 레인메이커, 에버니스톰, 개선장군이 우승했고, 2009년에는 상승일로, 상승일로, 남도제압이 우승했다. 첫삼관마 탄생을 앞둔 상승일로가 마지막 경주에서 3착으로 고배를 마셨다. 2010년에는 머니카, 천년대로, 당대불패가 우승했고, 2011년에는 솟을대문, 광야제일, 동서정벌이 우승했고, 2012년 경부대로, 지금이순간, 지금이순간이 우승했다. 서울의 지금이순간은 첫경주인 KRA컵 마일에서 5착했다. 걸음이 조금만 일찍 터졌다면 삼관마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3년에는 스팅레이, 스피디퍼스트, 메이저킹이 우승했고, 2014년에는 청룡비상, 퀸즈블레이드, 네버신비포가 우승했다. 2015년에는 라팔, 영천에이스, 록밴드가 우승했다. 지금까지 보듯이 삼관경주에서 2승한 말이 딱 두 마리다. 그것도 처음부터 2연승을 해서 삼관마 탄생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던 말은 상승일로가 유일하다. 그만큼 삼관마 탄생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금년에 파워블레이드가 세경주를 모두 우승할 경우 진정한 의미의 첫 삼관마가 탄생하는 것이다. KRA컵 마일에서 보여준 능력으로는 첫 삼관마 탄생이 매우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삼관경주에서 보여준 대로 3세마는 어제다르고 오늘다르게 걸음이 늘기 때문에 방심할 수는 없다. 한국의 첫 삼관마 탄생을 기대하면서 파워블레이드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