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4일(일) 제2의 ‘파워블레이드’를 탄생시킬 ‘브리더스컵’(제9경주, GⅡ, 1400m, 별정A)이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다. ‘브리더스컵’은 한국의 최강 2세마를 결정짓는 경주다. 올해 최초로 ‘통합 삼관마’(Triple Crown)에 등극한 ‘파워블레이드’ 역시 작년도 브리더스컵 우승자였다. 이 때문에 경마팬들 사이에서는 브리더스컵 우승마가 곧 2017년도 한국경마를 이끌 유망주라는 평이 있어 기대가 높다.
이번 브리더스컵의 우승후보는 ‘파이널보스’, ‘유로파’, ‘에버그린트리’, ‘메니브레이싱’, ‘아이스마린’이다. 이중 가장 강력한 후보로는 서울 최강마로 평가되는 ‘파이널보스’와 부경 최강마인 ‘유로파’다.
서울 대표 2세마 ‘파이널보스’ vs 부경 최강 2세마 ‘유로파’,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다!
‘파이널보스’(수, R52)는 ‘2016년 과천시장배 우승마’로, 서울 국산 2세마 중에서는 최강자로 평가되는 마필이다. 경주 성적 역시 데뷔 후 출전한 5경주에서 우승 3번, 준우승 1번을 기록했을 정도로 출중하다. 또한,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선입, 추입 등의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
하지만 1400m 거리의 경주는 첫 도전이다. 이 점이 우려되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파이널보스’의 주행능력을 보았을 때 경쟁력은 충분하다. 또한, 경마 전문가에 따르면 ‘파이널보스’는 아직 역량이 덜 성숙된 2세마지만, 걸음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마필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파이널보스’의 승률은 60%, 복승률은 80%, 연승률은 80%다.
이에 대적하는 ‘유로파’(수, R53)는 ‘2016년 경남신문배 우승마’로, 당시 무려 5마신차로 이번 경주 출전마인 ‘아이스마린’을 앞질렀다. 통산 전적 4전 3승을 기록 중이며, 경주 출전을 거듭할수록 파워가 좋아져 경마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유로파’는 현대판 백락(말을 잘 고르기로 유명했던 인물)인 김영관 조교사가 관리하는 마필이다. 출전마들 중 레이팅이 가장 높으며, 1400m 출전 경험은 없으나 1300m 우승 기록이 있다. 한편, ‘유로파’의 승률은 75%, 복승률은 75%, 연승률은 75%다.
혈통 대결, ‘티자패스트캣’의 자마 ‘에버그린트리’ vs '임브레이싱크리시‘의 자마 ’메니브레이싱‘
경마는 혈통의 싸움이라고도 한다. 우승 후보인 ‘에버그린트리’(암, R40)’와 ‘메니브레이싱'(수, R42)은 각각 ’티자패스트캣‘과 ’임브레이싱크리시‘의 자마다. ’티자패스트캣‘은 ’신데렐라맨‘과 같은 우수 경주마를 생산한 모마로, ’신데렐라맨‘은 지난해 그랑프리 최고 인기마로 선발됐을 만큼 유명한 마필이다.
이러한 ‘티자패스트캣’의 자마답게 ‘에버그린트리’는 데뷔전에서 발군의 순발력으로 우승을 기록했다. 또한, 직전 경주에선 1000m 최단 거리임에도 불구, 높은 탄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400m 경주 경험은 없으나, 암말로 부담중량이 유리한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입상 유력 후보다.
‘메니브레이싱’은 리딩사이어 1위인 ‘메니피(부마)’와 ‘임브레이싱크리시(모마)’의 자마다. 통산전적 3전 2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 과천시장배에서는 5위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25일(금) 연습 주행 시 불어난 체중과 완성도 높은 걸음이 느껴지는 만큼 입상 후보로 기대된다.
아울러, ‘메니브레이싱’의 주요 형제마로는 ‘로열임브레이스’가 있다. ‘로열임브레이스’는 부경 1등급까지 진입해 활약을 펼친 경주마로, ‘로열임브레이스’의 형제인 ‘메니브레이싱’도 이와 같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외에도 ‘아이스마린’(암, R48)은 통산전적 5전 3승, 준우승 1회를 기록한 마필로, 입상 유력 후보다. 특히 ‘2016년 2세 경매마 특별경주’에서 ‘원더월’, ‘무한열정’ 등 쉽지 않은 상대와의 대결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역량이 출중하다. 또한, 앞서 ‘경남신문배’ 경주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참고로 ‘리딩사이어’란 교배를 통해 배출한 자마가 경주에서 벌어들인 상금의 총액을 의미하며 씨수마의 몸값과도 직결된다.
오는 12월 4일(일),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 렛츠런파크 서울서 MBN배(제11경주, 1400m, 핸디캡)가 열린다. 서울 기대경주마들의 1등급 능력 점검 무대로서도 많은 기대를 모은다.
유력한 우승후보는 ‘신규강자’, ‘선록’, ‘미소왕자’, ‘디플러메틱미션’이다. 이중 유력 우승마는 ‘신규강자’와 ‘선록’을 꼽을 수 있겠다.
‘신규강자’란 이름답게 렛츠런파크 서울 강자로 거듭날까? 이에 맞서는 10연속 입상 기록의 ‘선록’
우선, ‘신규강자’(거, 4세, R95)는 기본 이상의 스피드와 힘을 고루 겸비한 ‘전형적인 자유마’다. 올 2월 1등급으로 승급한 이후에도 2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다. 특히 최근 1등급 경주마로서 완벽히 적응을 마친 모습이라 기대치가 높다. 1800m 이상의 거리에서도 입상 경험이 있어, 이번 1400m 경주는 적정거리라 도전이 기대된다.
이에 대항하는 ‘선록’(수, 3세, R82)은 1등급 승급전에 임하는 ‘신예강자’다. 통산 11번의 경주에서 데뷔전 5위를 제외하곤, 최근까지 무려 10연속 입상을 기록중이다. 다만, 아직 1등급 경주 경험이 없어 재평가는 필요하다. 하지만 직전 농협중앙회장배에서 단거리 외산마 강자 등과의 대결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줘 기대가 높다.
‘미소왕자’, ‘디플러메틱미션’, 숨겨진 잠재력 선보일 수 있을까?
‘미소왕자’(수, 3세, R94)는 상황에 따라 선행, 추입 등 다양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는 ‘전형적인 자유마’다. 1등급 경주에서의 경험이 미흡해, 능력 검증은 아직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3세마라는 점에서 성장의 여지는 충분하다. 또한, 이번 경주는 거리부담이 크지 않아, ‘미소왕자’의 아름다운 미소를 볼 수 있을지 경마팬의 관심이 높다.
또 다른 기대주 ‘디플러메틱미션’(수, 4세, R87)은 스타트가 우수하고 스피드를 겸비한 ‘스피드형 경주마’다. 1등급 경주에서는 다소 기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소속조를 이적한 후 출전한 첫 경주에서 입상을 기록한 만큼 호전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내년부터 모든 경주에 패드채찍(Padded Whip) 사용을 의무화하고 경주 당 채찍 사용횟수를 20회로 제한한다. 경주마 복지가 강화되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한국경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의도다.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12월 계도기간 운영을 통해 관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라고 말을 전했다.
때린다고 빨리 달리지 않아. 내년부터 패드채찍 의무화하고, 사용횟수도 축소하기로
경마팬들이 늘 분출하는 대표적인 볼멘소리 중 하나가 ‘기수가 입상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채찍을 쓰지 않는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채찍은 결코 경주마를 빨리 뛰게 만들지 않는다. 단지 속도가 떨어지지 않게 집중력을 높여줄 뿐이다. 동물복지 측면에서 봐도 과도한 채찍 사용은 여러모로 부작용이 크다.
소위 경마선진국들이 채찍사용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뒤늦게 PARTⅡ에 합류한 한국도 마찬가지. 현재 한국마사회는 결승선 400m 구간에서 총 25회, 연속해서 10회 이하의 사용횟수 제한을 두고 있다. 어길 시 과태금을 처분하며 3회 누적 시 2일의 기승정지가 주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외부적으로는 채찍사용 횟수를 더욱 제한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가죽재질의 채찍과 패드채찍을 혼용해서 쓰는 것도 문제였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운영기준을 강화해 내년부터는 실제경주에서 패드채찍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했다. 패드채찍은 쿠션이 부착돼 있어 말이 느끼는 충격이 훨씬 덜하다. ‘충격’보단 ‘소리’를 통해 말의 집중력을 높이는 방식에 따른 것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교육, 간담회의 지속적인 시행으로 경마관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며, “최근 들어 실제로 패드채찍을 사용하는 기수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내년 1월부턴 경주 중 채찍 사용횟수도 조정된다. 기수들이 본격적으로 채찍을 사용하는 결승선 구간에서 당초 25회이던 사용횟수를 20회로 축소했다.
세계적 추세. 경마 종주국 영국은 8회로 사용횟수 제한하기도.
미국의 경우, 38개 주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으며 주마다 각기 다른 규정을 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규모와 매출액 부문에서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캘리포니아와 뉴욕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난해 7월 규정 개정을 통해, 말의 반응을 살피지 않은 채 연속 3회를 초과해 채찍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뉴욕도 마찬가지. 올해 1월부로 기존 5회이던 연속 사용횟수를 3회로 축소했다.
PARTⅠ에 속해 있는 호주는 쿠션이 부착된 패드채찍만 사용 가능하다. 그리고 결승선 100m 지점까지 포핸드와 백핸드를 불문, 5회를 초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결승선을 100m 남긴 시점부터는 사용횟수에 제한이 없다.
경마 종주국인 영국은 평지경주는 8회, 장애물경주는 9회로 채찍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경마시행국인 중국의 경우 연속사용에 대해선 제한이 없으나 심판위원이 재량에 따라 채찍사용을 규제한다. 대신 패드채찍만 사용 가능하다. 홍콩과 인접한 마카오의 경우 채찍 사용횟수와 관련된 규정은 없으나 연속으로 4회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심판위원의 재량으로 제재여부가 결정된다.
◆ 정호익 조교사 300승 달성 “못다 핀 꽃 살짝 피웠다”
- 26일, ‘블랙카이저’ 기세 살아나며 정호익 조교사에게 300승 안겨
- 잔부상 시달리며 기수로서 못 피운 꽃 조교사로 활짝 피우는 中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활약 중인 정호익 조교사(만 51세)가 데뷔 11년 만에 300승을 달성했다. 감격스런 선물을 안긴 건 ‘블랙카이저(미국, 3세)’. 그간 부진함을 떨쳐낸 가벼운 걸음걸이로 우승을 차지하며, 정호익 조교사의 ‘못다 핀 꽃’을 살짝 피웠다.
말(馬) 보다 인복이 만든 성과. “1등 조교사로 이름 올릴 때까지 최선 다할 것”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까 고심했는데 다행히 컨디션도 좋았고, 기수도 훌륭했다”
‘블랙카이저’는 정호익 조교사에게 상당히 각별한 경주마다. 소위 ‘잘나가는 조교사’에 비해 고가의 경주마가 없는 10조 마방에서 굉장히 비싼 몸값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데뷔전과 두 번째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늘어난 경주거리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이내 하향세를 보였다. 속된 말로 ‘기가 꺾인 것’이다. 그런 만큼 '블랙카이저‘의 우승은 정호익 조교사에게 300승 이상의 큰 의미가 있었다.
본인이 운영하는 밴드(네이버 어플) 회원들에게 꾸준히 공지를 해왔을 정도로 정호익 조교사는 그간 300승 달성을 염원해왔다. 그리고 이 같은 열정 덕분에 정호익 조교사는 스스로가 밝혔듯 ‘비싼 말’이 없음에도 매년 빼어난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도 승수로만 따지만, 서울 조교사 중 5위에 랭크돼 있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인복(人福)”을 꼽았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경주마를 돌보는 관리사들 덕분이라는 것이다. 300승 역시 발가락 부상에도 아랑곳없이 ‘블랙카이저’를 훈련시켜준 김진완 조교승인이 없었다면 달성하기 힘들었다고 정호익 조교사는 밝혔다.
올해로 데뷔 11년차를 맞이하지만 정호익 조교사의 목표는 한결같다. 서울 최고의 조교사가 되는 것. 그는 “남은 시기를 고려했을 때 올해는 힘들 것 같다”며, “하지만 내년에는 1등 조교사로 이름 올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또한 “블랙카이저도 살아났고, 에이스러너도 컨디션이 좋다“며, ”내년에는 대상경주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도 했다.
기수로서 못다 핀 꽃 한 송이, 조교사로서 활짝 꽃 피운다
“기수 생활하다 부상한번 안당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나” 정호익 조교사는 기수로서 경마팬들에게 먼저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19년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이 떠나질 않았다. 허리와 목 디스크 수술은 물론, 경주 중 탈골로 어깨가 빠진 적도 있다. 부상이 늘 따라다닌 탓에 기수로서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301승. 기수로서 정호익 조교사의 최종 성적이다.
우연의 일치할까? 조교사로서 그가 달성한 기록도 공교롭게 301승이다. ‘블랙카이저’에 이어 다음날 27일 ‘뉴캐슬(한국, 3세)’이 1승을 추가한 덕분이다. 그는 “기수로서 19년, 조교사로서 11년간 거둔 성적이 602승이다. 은퇴 때까지 1000승은 채울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정호익 조교사의 애창곡은 ‘못다 핀 꽃 한 송이’다. 최고의 기수를 꿈꾸며 경주로에 섰지만 갖은 부상에 시달리며 화려하게 꽃 피우지 못한 회환이 담긴 노래이기도 하다. 그는 “실제로 노래 실력도 썩 괜찮은 편(웃음)”이라며, “아직도 활짝 폈다고 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살짝 핀 정도는 되지 않을까”라고 말을 전했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고마운 사람도 많은 정호익 조교사. 그는 “백국인 마주, 박남성 마주, 박정재 마주 등 믿고 경주마를 맡겨준 사람들이 있기에 현재의 내가 있다”며, “나를 믿고 힘을 보태준 마방식구들과, 늘 응원해주시는 경마팬들도 마찬가지”라고 감사를 표했다.
언젠가 활짝 필 그날을 기대하며 정호익 조교사는 오늘도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습관처럼 흥얼거리며 경주로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