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권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6-12-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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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을 두려워 말고 즐겨라, 
지금까지 이 세상에 없었던 것을 창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 조인권 기수 인터뷰



◇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경주마에 기승하는 것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조교나 경주때 즐겁게 임하고 있다. 군 전역후 부터 컨디션은 계속 좋았다. 다만 최근 한달정도 왼쪽 손바닥 안쪽으로 염증이 고여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조교를 많이 하거나 힘으로 끌고가는 마필에 기승 할때면 무리가 가서 통증이 생긴다. 얼마동안은 새벽조교시 7,8두의 마필을 최대한 집중해서 조교를 마쳐놓고 병원에 가서 충격파 치료와 도수 치료를 받고 있다. 

 요구하는 만큼의 조교 두수를 채울 수 있겠지만 성격 자체가 서두르거나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 일을 끝내는 것을 워낙 싫어해서 집중할 수 있는 두수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이외에는 조교나 경주에 온 신경을 집중할 수 있어 재미있게 생활을 하고 있다. 군 생활의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말 타는것을 어떻게 참아왔는지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나 자신이 신기할 정도이다.  





◇ 군 전역후 완벽하게 적응해냈다. 
 하루라도 빨리 적응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급하면 체하는 법. 차근차근 적응을 해가되 과하지 않은 범위내에서 최대한 빨리 적응을 하려했다. 군 생활로 체력적인 부분은 전혀 걱정이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두수의 조교를 소화해냈다. 생활하는 것은 완벽하게 적응을 한것이 맞는 것 같다. 

 경주마를 조교하고 경주에 출전하는 것에 대한 완벽한 적응은 없는 듯 하다. 한주가 지나가면 새로운 한주가 오고 조교나 경주에 기승하는 마필도 달라지고 새로운 마필들을 계속해서 만나기 때문이다. 이런면이 좋아서 경마기수를 선택한 것이다. 경마기수로 적응 하는 것은 끝이 없다. 





◇ 동물을 너무나 좋아한다. 
 모든 동물을 좋아한다. 너무 예쁘다. 군 생활 동안 강아지 4마리를 분양 받아서 키우게 되었다. 어머님께 가장 죄송스러운 부분이다. 군 생활동안은 여가 시간이 많아 내가 돌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어머니께서 대부분 돌봐주신다. 그래서 어머니 눈치를 좀 보고 있다. 대형견은 아니고 중형견들인데 집안에서 키우다보니 집이 많이 좁아졌다. 말을 타서 그런지 그리 커보이진 않는데 다른분들은 크게 생각하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강아지들도 경주마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다른 종류의 강아지들을 키우고 있지만 몸집이 작은 강아지는 소심하고 예민한 반면 몸집이 큰 강아지는 온순하고 듬직한 면이 있다. 경주마들도 비슷한 성격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생각한다. 

 강아지 뿐만아니라 말도 키우고 싶다. 어렸을때부터 말에 관심이 많아 승마 선수로 꿈을 키우기 시작했을때부터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말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사람처럼 각양각색의 성격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하루하루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동물들이 있어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 





◇ 항상 새로운 도전을 갈망한다는데.
 새로운 도전은 나에게 인생의 낙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 하나하나에 도전의 의미와 가치를 나름대로 부여하고 있다. 경마기수가 되어서 한경주씩 다른 마필에 기승을 하는 것 자체가 한경주 한경주 모두 새로운 도전이다. 성적은 나에게 따라붙는 보람이자 보답이고 마필 한두에 기승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기 때문에 도전에서 오는 행복이 먼저이고 전부이다. 

 새로운 시도를 즐겨한다. 전에도 말씀드린 기억이 나는데 군 생활동안 초반에 고의적으로 전혀 체중 관리를 하지 않았다. 59kg까지 살이 찌면서 주변 사람들이 놀려댈 정도였다. 나를 시험 해보고 싶었다. 잘 마시지 못하는 술도 많이 먹어봤고 공부도 도전을 했었다. 새로운 도전이라는 것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될 삶의 활력소라고 할 수 있겠다.  

 18조의 박대흥조교사님은 스승같은 분이시고 여러 마필들을 경험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신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믿고 맡기시며 많은 기승 기회를 주고 계신다. 도전의 기회를 주고 계신 것이다. 기대만큼 좋은 결과를 안겨드리고 싶다. 





◇ 책임감과 배려심 때문에 손해를 많이 보는 성격이다.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치 않는다. 이득을 보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더라도 내가 해야할 일이라 생각되면 손해는 신경쓰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내가 손해 보는 것이 아니다. 나로인해 다른 사람들이 이득을 볼 수 있지 않은가. 

 마사고 1기의 선배이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고 길을 터주기 위해 열심히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주 중에도 위험한 상황이 왔을때 후배들보다 내가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면 내가 손해 보는 것이 편하다. 그렇지만 군 전역 후에는 승부욕이 다시 살아나서 큰 위협이 되지 않는한 선배의 기승을 보여주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최근 가장 아쉬웠던 경주가 있다면. 
 희한하게도 월말 경주에는 항상 아쉬운 경주가 생긴다. 출주 두수가 몰려서 그런것인지 아쉽게도 2,3착에 머무는 마필들이 많아진다. 최근 비인기마에 기승해 2,3착의 좋은 결과를 낼때는 재미있지만 월말에는 우승할 수 있는 마필로 2,3착을 기록하니 아쉽다. 출주 주기를 조금 바꿨으면 하는 마필들이 몇 두 있었는데 월말에 출주를 강행하면서 순위권에만 머물렀다. 특히 11월 말의 경마 주간에는 2착만 3번 3착을 2번 기록하며 더욱 아쉬움을 가중시켰다. 결정력에 조금 더 신경을 많이 써야되겠다. 

 최근 기승한 마필들 중 가장 아쉬웠던 마필은 14조의 '큐피드레이디'를 말씀드린다.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4등급에서 승군전을 치르면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해볼만한 상대를 만났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했었다. 하지만 아쉽게 6착에 머무르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11월 26일 이었고 눈이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선두권을 치고 나가면서 선행으로 경주를 주도하려 했었다. 하지만 내측에서 상대 기수가 크게 소리를 질렀고 뭔가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으리라 판단했다. 안장이 넘어갔던지 등자가 빠졌으리라 생각하며 외측으로 진로를 비켜주었다. '큐피드레이디'가 호흡을 못할 정도로 페이스 조절을 포기한채 바깥으로 많이 빼주었다. 하지만 상대 마필은 기승 기수가 마필에 끌려갔을 뿐 큰 이상이 없었다. 

 위험한 상황인줄로만 생각했던 나의 착각이었다. 재결실까지 불려가며 오해를 풀었지만 나의 욕심을 먼저 생각했더라면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했을 경주였기 때문에 아쉬웠다. 그래도 큰 위험이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 차후 성장 기대치를 높게 평가하는 마필이 있다면. 
 군 전역 이후로 꾸준히 망아지들을 훈련시켜 왔다. 내년을 기대해도 좋을 어린 마필들이 꽤 많아졌고 나역시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맡고 있는 마필들 중에 차후 기대치가 높은 마필들이 몇 두 있다. 14조의 '큐피드레이디'를 시작으로 42조의 '퍼펙트삭스', 37조의 '빅트리오'. 그리고 28조의 '글로벌드림'이 기대가 되는 유망주들이다. 특히 18조의 '포다르고스'라던지 '동촌의아침' 같은 좋은 마필들이 꾸준히 잘 뛰어줄 것이다. 

 42조의 '퍼펙트삭스'는 암말치고 상당한 근성을 가지고 있다. 체장이 길고 체고와의 비율도 좋아 아주 마음에 드는 체형을 지니고 있다. 데뷔전에서도 약간의 골막염 때문에 조교 강도를 강하게 하지 못했는데 준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기량을 보여줬다. 뛰는 자세도 좋고 재갈을 무는 것도 마음에 든다. 차후의 성장세가 기대 된다. 

 28조의 '글로벌드림'도 차기 유망주 마필이다. 마체가 워낙 당당하고 거기에 따라오는 주폭도 좋다. 데뷔전부터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인상적인 탄력을 보여줬다. 앞으로 잘 성장해준다면 많이 뛸 수 있는 마필이다.    





◇ 앞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는. 
 새로운 도전은 끈임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여러가지 도전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산이나 해외에서의 경험도 해보고 싶다. 

 처음 승마를 접하면서 마필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때부터 해외쪽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두고 있었다. 

 승마 최강국인 독일에 마코스애이닝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교과서적인 자세로 해외쪽에 관심을 갖게해준 선수이다. 경마기수가 되면서 이제는 경마의 해외 기수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경마와 비슷한 정도의 수준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의 경제가 많이 좋지 않다. 마카오나 싱가포르에서도 경주수가 줄어들 정도로 좋지 못한 사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홍콩이나 일본 중앙 경마장에서도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 

 장기적으로 조교사 면허도 관심을 두고 있다. 다만 지금의 형태로는 힘들어 보이고 나중에 십수년이 흐른뒤 마사회의 정책이 조금은 바뀐다면 경험을 해보고 싶다. 경주마를 생산하고 키우고 훈련시켜 성적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뿌듯할 것 같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관도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면 후배들을 양성하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든다.  

 당장은 지금의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성적에 대한 욕심 보다는 내가 기승하는 마필이 직전보다 한두라도 더 이겨내며 좋아지는 성적을 내게 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이다.   





◇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고 계신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윤승하면서 경주로에 진입할때 관람대쪽 펜스에 붙여 가는 경우가 많다. 게이트를 향해 지나갈때면 펜스에 계시던 분들이 인사를 해주신다. 나역시 인사로 답변을 드리고 있는데 경마기수와 경마팬과의 소통은 꼭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팬들과 소통할때면 한국 경마도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을 느낀다. 

 앞으로도 이런 팬들과의 소통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외국의 수많은 경마장에서는 팬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경마도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일 것이다. 

 검빛의 수많은 팬들께서도 경마공원에 찾아오신다면 예시장에서나 주로 출장중에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일일이 답변을 드릴 수는 없겠지만 팬들의 응원은 경주력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라겠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