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현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7-06-15 13:20
  • 조회수9810추천0
     최범현 기수 인터뷰     
아는 만큼 생각할 수 있고, 많이 봐야 가장 좋은 것을 찾을 수 있다.


 어느덧 17년차 기수 생활이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한 주 단위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니 어느새 17년차의 기수 생활이다. 17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동안 기수 생활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현재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선배님이 계시지만 동기들이나 후배들, 친했던 동료들이 하나 둘씩 자의가 됐든 타의가 됐든 기수의 길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늘고 있어 지켜보는 입장에서 너무나 안타깝다.

 신인때의 마음가짐을 뒤돌아보면 뚜렷한 목표가 있었고 무서운 것이 없는 돌진만 있었다. 주위를 둘러 볼 틈은 커녕 나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한 10분 20분을 더 할애하기 위해 잠자는 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줄일 정도였다. 그렇게 10년을 달려왔고 지금까지 지내왔는데 무한 경쟁 체제에 의한 것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나이와 경력 때문인지 몇 년 전부터는 주위를 둘러보게 되고 꿈을 접어야 하는 친구들을 보니 안쓰럽고 미안하기 까지 하다. 

 앞만 보고 달릴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이 훨씬 넘었으니 당연한 것이지만 지금의 위치에서 기수 생활을 할 수 있는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마음이 약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시야가 넓어 졌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아직 더 나아갈 목표가 있어 약해지진 않는다. 

 최근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 지난 3월부터 4월까지는 힘들정도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었다. 희한하게도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이기질 못했다. 마필의 힘이 남아있는데도 덜 뛰면서 2착을 기록했고 상대적 우위에 있는 마필도 한두를 잡지 못하며 2착을 기록했다. 몸도 이상이 없고 정신적으로도 이상이 없고, 경주마의 상태나 컨디션에도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이기질 못했다. 이기기 위해 경주에 출전하고 이길 수 있는 마필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니 나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 뭐가 씌였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당시 5조 우창구 조교사의 따끔한 충고가 아니었다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었던 시기였다. 나를 잘 알고 있는 5조 우창구 조교사의 진심어린 맞춤형 충고였다. 승부욕을 북돋아주는 조언이 잘 먹혀들었나보다. 5월에 들어서면서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얼마전 코리안더비(GI) 대상경주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고 한 주에 7두 기승해서 5승을 기록했다.
 컨디션이 날로 좋아지며 5월 둘째주 경마 주간에는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운도 좀 따라 주었고 7번 기승해서 5승을 했다. 당연히 기분이 좋은 한 주 였고 '코리안더비'대상경주에서 '파이널보스'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 기뻤다.

 경주마에 오랜시간 기승을 하다보면 운동 선수이다보니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첫번째 기승을 할때부터 몸이 달랐다. 순위권을 기록했음에도 몸과 마음이 산뜻하면서 붕 뜬 기분과는 다른 설레임이었다. 최근에 이렇게 몸이 가볍고 기분이 좋은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토요일은 남은 세개의 경주를 모두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고 일요일도 첫번째 경주부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일요일의 하이라이트 였던 '코리안더비'대상경주에 49조의 '파이널보스'와 호흡을 맞췄다. 부산의 쟁쟁한 마필들과 붙기 때문에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들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린 상태에서 도전을 했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파이널보스'는 최상의 상태였어도 우승까지는 반신반의 했을 것이다.

 '파이널보스'는 4월 2일 부산에서 열린 'KRA컵마일'대상경주에 출전을 했었다. 당시 채식상태가 좋질 않아 체중이 빠지면서 약간 컨디션이 다운되어 있었다. 하지만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스타트가 느린 마필이 아니고 1600m 거리도 직선이 길어 경쟁력은 충분하리라 판단했다. 경주때 발주 잘 나왔고 밀어주는데 초반 페이스가 워낙 빠르다보니 따라가질 못했다. 모래까지 된통 맞는 바람에 전과 같은 전개가 나오질 않았다.

 기승 기수가 발주 후 밀어주는 모습에서 초반 탄력을 받으려 몰아주지만 몰았을때 경주마가 알아서 물고 가는지 밀어줘서만 가는지에 대한 미묘한 차이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지만 그 미세한 차이에 따라 기승자가 느끼는 체감은 확연히 다르다. 경주마에 의지하며 기승자도 힘을 아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작은 차이가 'KRA컵마일'경주와 '코리안더비'경주의 실전 차이였다.

 '코리안더비'에서는 발주 잘 나왔고 최대한 붙여보려 했으나 1,2코너를 넘어서면서 앞선 마필들이 자리를 전부 잡아버려 중후미권 따라갔다. 그런데 '파이널보스'는 덜따라 가려했고 꾸준히 자극을 주면서 힘으로 몰아갔다. 3,4코너를 돌때 쯤 '파이널보스'의 느낌이 남달랐다. 힘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었고 뛰려고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후미 추입을 시도하고 있는 '로열루비'의 외측을 치고 나갔는데 직선주로 들어서자마자 이겼다는 강한 자신감과 믿음이 생겼다.

 그날의 '파이널보스'는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결승선을 통과 할때까지 발을 바꾸지 못하고 한발로만 경주를 뛰었다. 직선주로에서 외곽 펜스로 붙는 것을 의도적으로 내측 진로로 제어하며 발바꿈까지 시킬 수 있었지만 최대한 '파이널보스'에게 저항을 주고 싶지 않아 뛰는데로 몰아주었다. 베스트 컨디션이었다면 최외곽 진로를 선택하고 한발로 뛰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보면 '파이널보스'가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건 마필의 잠재력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파이널보스'는 좋은 마필이고 기특하다. 훈련과 실제 경주와 완전히 다른 특이한 케이스의 마필이다. 망아지때부터 훈련시의 불안한 발걸음과는 달리 실전만 가면 믿음을 주는 마필이다.

 한 주에 7번의 기승을 해서 5승을 차지했었다. 그날따라 몸의 컨디션이 날아갈 듯 가벼웠고 경주 중에 미리 생각했던 작전보다는 몸이 반응하는데로 움직였던 것이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인 듯 하다.





 2015년 7월부터 5조 마방에 소속되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우창구 조교사는 존경하는 대선배 중 한 분이다. 기수 출신으로 영예기수라는 타이틀까지 가지고 계신 분이다. 기수 시절부터 함께 기승을 해왔었고 많은 가르침을 받았었다. 경마팬이라면 우창구 조교사의 기수 시절 활약상에 대해 잘들 아시리라 생각된다.

 17년차의 기수 생활이다보니 어느정도 경력에 대해 인정을 받고 있어 나에게 쉽사리 조언이나 잔소리를 대부분 하지 않는데 우창구 조교사는 다르다. 워낙 오랜시간 잘 알고 지냈고 나에대해 잘 알고 계시다보니 어떤 충고를 해야 나에게 잘 통하는지 세세하게 알고 계신다. 흔히 얘기하는 부처님 손바닥 안인가보다.

 지난 4월의 힘든 시기에도 우창구 조교사의 조언과 충고가 아니었다면 5월의 성적은 커녕 부진한 시기를 지금까지 이어왔을 수도 있다. 우창구 조교사에게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최근에 기승한 마필들 중 기억에 남는 마필이 있다면.
 최근 기승한 마필들 위주로만 말씀 드린다면 5조의 '역전의순간'과 '영광의시간'. 42조의 '대박이다'와 5조의 '골든게이트'. 그리고 19조의 '골드패션'이다.

 5조의 '역전의순간'은 데뷔전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마필이다. 직전경주 승군전을 치렀는데 아쉽게 순위권에 머물렀다. 아직 어린 마필이라 경주 경험이 중요하다. 데뷔전에서 편하게 선두권을 장악하고 그대로 한바퀴를 돌았기 때문에 승군전의 부담은 확실히 존재했던 부분이다. 모래를 안맞아봐서 최대한 모래를 맞히지 않으려 했지만 약간의 무리가 되었는지 순위권으로 만족해야 했다. 차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 할 수 있겠다.

 '영광의시간'은 직전경주 하마터면 낙마로 이어질뻔한 위험한 상황이 연출 되었다. 앞선에서 곱게 경주를 풀어나가야 가능성이 높은 마필인데 초반부터 방해를 받아 처지면서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빠른 마필들이 많아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서 앞선을 치고 나갔어야 됐는데 방해 한번에 최단거리 경주라 어쩌질 못했던 경주였다. 너무나 아쉬운 마필이다.

 42조의 '대박이다'는 유난히 동영상 분석에 심혈을 기울였던 마필이다. 훈련때도 잘 뛰어주고 마필의 전개나 상태도 전혀 이상이 없어 보이는데 항상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근성이 문제였고 경주의 흐름이 관건이었다. 느린 페이스의 긴거리에 적합한 마필이라는 생각으로 마필에게 걸맞는 작전으로 경주를 풀어가려 노력했다. 생각처럼 잘 풀려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럴때 기수로의 보람을 느끼게 된다. 직전경주는 아쉬웠지만 입상을 하면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5조의 '골든게이트'는 준족이다. 직전경주 우승을 기록하며 3군으로 승급했다. 앞으로도 기대가 되는 마필이다. 19조의 '골드패션'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훈련때도 열심히 뛰어주는 마필이다. 최근 기승한 마필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는.
 17년 전으로 돌아가보면 원대한 포부가 있었다. 일년에 몇승을 하고 앞으로 몇백승을 넘어서는 최고의 기수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 꿈 보다는 한경주 한경주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기승을 보여드리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면 목표이다. 기수 생활도 그렇고 산전수전 겪어 봤다는 불혹의 나이에 가까워지니 눈앞의 일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때가 다반사다. 하루하루 충실하게 열심히 생활하는 것이 계획이다.

 차후 목표는 별다른게 없는 것 같다. 심신이 건강한 것이 제일이 아닐까. 건강하게 계속 도전하다보면 승수라던지 삶의 만족도라던지 자연적으로 물 흐르듯이 따라 오는 것 같다. 기수라는 직업은 경쟁을 해야하는 직업이라 승부욕은 당연히 기본적으로 잠재되어 있다. 체력이 닿는 한 기수로서 끊임없이 도전을 하고 싶다.   




 검빛팬들에게 한마디.
 예전에 비하면 응원 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욕도 많이 먹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큼 관심을 가져 주시니 쓴소리 싫은 소리도 하시는 것이고 성적이 좋지 않을때도 어느정도의 믿음이 있어서 실망이 있으신 거라 생각한다. 인정 받는 기수가 된다는 것은 나도 그렇지만 후배들에게도 장차 원하는 기수로의 목표일 수 있겠다.

 한동안 부진한 시기가 있었지만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 꾸준한 응원을 부탁드린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 모든 기수가 응원의 힘이 곁들여 진다면 자신의 힘을 넘어서는 정신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자리를 빌어 응원해 주시는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검빛의 모든 팬들이 크게 이기는 한 주가 되길 바란다. 항상 건강 유의 하시고 웃는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 치프레드캔 06/16 23:27
    코리안더비 그랑프리 대통령배만 먹으면 그랜
    드 슬램인가?? 파이널보스 로 대통령배 한번 노
    려볼려나??
  • 수인 06/20 21:25
    최범현기수
    늘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