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종 기수 인터뷰

  • 운영자 | 2017-08-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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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태종 기수 인터뷰 ]   
도전은 인생을 흥미롭게 만들며, 도전의 극복이 인생을 의미있게 한다.


부상으로 쉬다가 복귀했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지난해 9월 경주 중 낙마사고로 부상이 있었다. 속도가 붙기 시작할때였고 발을 땅에 디디자마자 무릎으로 이어져 무릎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이거 큰일났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십자인대를 부상당했을 때와 익숙한 고통이지만, 뭔지모를 위화감이 느껴질 정도의 부상이었다. 이렇게 큰 부상을 당했을때 더 이상 말을 탈 수 없게 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함이 가장 무섭다.   

 아니나다를까 부상은 심했다. 지금까지 30년동안 기수 생활을 해오면서 당한 부상 중 가장 큰 부상이었다. 왼다리는 골절상을 입었고 오른다리는 십자인대 파열이었다. 십자인대는 왼쪽 한번 오른쪽이 세번째이다. 하도 인대 부상을 많이 당하다보니 인대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되는 듯 하다. 

 수술을 너무 많이 한 곳이라 재활치료로 해보자는 권유로 석달정도 재활치료를 했다. 하지만 여의치않아 결국 수술을 받았다. 그래서 복귀가 석달정도 더 늦어진 부분도 있다. 약 10개월 정도 쉬었는데 일반 사람들은 최소 1년 정도는 쉬어야 한다고 하더라. 재활치료를 하루에 5~6시간씩 전념하다보니 조금은 빠르게 복귀를 할 수 있었다. 

 이번 부상은 심신이 많이 힘들었다. 어찌됐든 버텨냈고 다시 경주마에 기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 양쪽 다리에 모두 깁스를 하고 있어 아내와 딸아이가 고생을 많이 했다. 가족들에게도 너무 고맙고 찾아와 주신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위로해주고 응원해 주셨던 경마팬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복귀한지 한달이 지났다. 무릎에 박은 핀을 빼려면 1년정도 있어야 된다. 핀 때문에 살이 튀어나와 기승을 할때면 쓸려서 아프다. 붕대를 감고 스폰지를 덧대고 기승을 하고 있다. 2~3주차때 까지는 수술한 곳도 땡기고 통증이 왔었는데 4주차때 기승시에는 두수가 많아졌지만 적응이 되었는지 통증이 없었다. 한주씩 기승 횟수를 늘리다보니 모든것이 제자리를 찾아온 듯 하다. 

 나에게 부상의 경중이나 통증은 아무것도 아니다. 경주마에 기승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다. 다행히 10개월이 걸렸어도 무사 복귀를 할 수 있었고 말을 탈 수 있는 지금의 나는 가장 행복하다. 최근 컨디션은 당연히 매우 좋다. 



상경주 39회 우승, 2000승 달성등 한국 경마의 기록을 계속 갱신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승을 하면서 기록을 의식하고 뛰었던 경주는 단 한경주도 없다. 대상경주든 일반경주든 우승의 희열과 보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앞만보고 달리다보니 어느새 이런 기록들이 달성되어 있더라. 기록의 욕심이라기 보다는 경주 자체의 욕심이랄까. 

 대상경주와 2000승의 기록은 나에게 의미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경주들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중에 뒤를 돌아 봤을때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해줄 것 같다. 하지만 기록은 기록일뿐 후배들이 꼭 깨줬으면 한다. 언제 어디서든 응원할 것이다. 

 10개월을 쉬고 돌아왔을때 가족들과 지인들이 이제는 욕심부리지 말고 하는데까지만 했으면 한다는 조언들을 해주었다. 나역시 욕심 부리지 않고 이렇게 좋아하는 말을 탈 수 있는 것에 감사 드리며 부상없이 꾸준히만 기승하자라는 마음 가짐으로 복귀를 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막상 기승을 하고나니 첫번째 경주부터 승부욕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재활 치료로 충분히 몸을 만들었지만 실전 적응력은 역시 무시하지 못했다. 마음처럼 경주가 풀어지진 않았지만 승부욕은 바로 적응을 하면서 이기고 싶었다.

 이래서 나는 기수였고 기수일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주 이외에는 아무 생각없이 체력단련에만 몰두한다. 그런데 경주에만 임하면 생각이 달라지니 아무리 부담없이 기승을 한다고 해도 내 의지데로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그게 기수임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직도 기승기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느꼈던 것인데 부상을 당해 쉬면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병원에 누워서 할 일은 경주 동영상과 조교 동영상을 보는 것 뿐이었다. 후배들의 기승을 보니 기승 자세가 안정적이고 예뻤다. 몇몇 어린 후배들은 완벽에 가까운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 기수가 되면서 배웠던 자세를 지금까지 고수해왔고 중간에 바꾸려 마음먹은 적도 있었지만 워낙 오래된 습관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내가 나의 자세를 화면을 통해 보더라도 약간 흔들리며 반동에 의지하는 부분이 많은데 요즘에는 교육원의 교육도 그렇지만 교육 시설도 상당히 잘 이루어져 있어 나 역시 배우고 느껴야 할 것들이다. 

 공백기가 있었던 틈에 기승 자세를 바꿔보리라 마음 먹었다. 그래서 복귀를 하자마자 매일 기승기를 탄다. 거울을 보고 동영상을 찍어서 비교도 해보고 있다. 지금의 기승기는 실제 경주마에 기승하는 것과 흡사하다. 채찍도 때릴 수 있고 예전처럼 나무받침대에 고무줄만 묶어서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복귀한 이후로 기승 두수와 조교 두수가 많지 않아도 평소와 같은 시간에 출근을 해서 기승기를 타고 있다. 기승 정지를 받은 주에도 출근을 해서 기승기를 타며 체력단련을 하는 중이다.  

 30년동안 굳어진 자세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나 역시 완벽하게 바꾸고 싶은 생각은 아니고 요즘 후배들의 기승 자세를 비슷하게나마 따라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다. 앞으로 일이년 기수 생활을 하고 그만둔다면야 이대로 버티면 되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체력이 다하는 날까지 기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고 그렇게 하려면 지금 이순간도 꾸준히 노력을 해야한다. 노력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금껏 기승한 마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마필은.
 몇번 언급을 해드린 것 같은데 몇번을 물어도 대답은 같다. '보은'이라는 마필이다. 뉴질랜드산으로 청회마였다. 키가 크지는 않았는데 몸이 단단하면서 근육이 남달랐다. 힘이 좋아 추입도 잘했다. 가장 좋아했던 마필이고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지금은 '코리안더비'로 경주명이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무궁화배'대상경주였다. '보은'과 함께 했던 '무궁화배'대상경주는 가장 짜릿하고 희열을 크게 느꼈던 경주 중 하나이다. 

 '보은'과 함께 하면서 어쩌면 전성기였던 90년대를 시작했던 것 같다. 그때가 체력적으로도 가장 좋았고 정신적으로도 열정과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다. 물론 지금까지 꾸준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 당시의 정신력으로 나태해지지 않고 도전할 것이다.  



으로 기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는.
 계획이야 나에게 주어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계획이고 목표라면 앞으로 부상없이 기수로서 끝까지 가고 싶은 것이다. 한가지에 빠지면 다른 것은 모두 제쳐두고 그 한가지에만 몰두하는 성격이다. 나는 지금 30년동안 경마 기수에 빠져있는 상황이고 계속 이어질 것이다. 장기적인 노후의 계획은 기수를 끝까지 하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겠다.

 선배가 계시지만 나도 최고참인 편이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고 기승 자세라던지 새로운 기승술이라던지 후배들에게 배울 것들은 낮은 자세로 배울 것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는 듯 하다.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진로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것 같다. 영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시험을 치르지 않고 조교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마방 운영을 하던지 아니면 재결위원으로의 활동을 하지는 않을지 물어 보신다. 이자리의 검빛 인터뷰를 통해 정확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고민은 해봤으나 역시 말 타는 것 이외에는 전혀 관심이 가질 않는다. 정년까지 체력이 닿는 한 계속 기수 생활만 할 것이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빛팬들에게 한마디.
 이번 부상으로 인해 공백기가 길었다. 너무 오래 쉬어서 복귀를 할 수 없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그 와중에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다시 재기할 수 있었고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자 더욱 열심히 하려한다.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경마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나역시 말 타는게 너무나 행복하다. 하고 싶은 것을 오래 오래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에 비가 많이 왔다. 갑자기 또 더워질테니 건강 유의 하시고,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잘 되길 기원하겠다. 이번주도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합니다. 






고태일 | 검빛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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