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코리아컵’을 기다리며
한국경마의 선진화를 위해 마사회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코리아컵 국제경주’가 일본 경주마들의 완승으로 마무리 됐다.
1200m로 치러진 코리아스프린트에선 아쉬움은 있지만 한국 경주마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1800m로 치러진 코리아컵에선 한국 경주마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트리플나인’(부경)이 우승마와 약22마신차라는 압도적인 전력 차이를 보이면서 한국경마의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1회 코리아컵에서 일본 경주마에게 1,2위를 빼앗겼을 때는 전개상 안일한 대처였다는 반성이 있었지만 올해 코리아컵에서 보여준 일본 경주마들의 활약(일본 최고의 말들이 출전한 것이 아니었음에도)은 일본과 한국의 차이를 확실하게 확인시켰다.
일본 경주마가 나란히 인기 1,2위를 기록하고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코리아컵과는 달리 코리아스프린트에서 인기 6위에 그쳤던 일본 경주마의 우승은 일본 최고의 기수로 불리는 타케 유타카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게 했다.
1200m라는 경주거리는 단거리라 선행마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 같지만 오히려 치열한 선행경합으로 인해 잦은 비율로 선행마의 무덤이 되는 거리다. 특히 ‘페르디도포머로이’(부경)가 선두로 나서면서 빠르게 경주를 이끌었지만, 빠른 흐름 속에서도 결승선까지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한 것은 기수의 역량을 제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코리아스프린트 우승과 코리아컵 준우승이라는 대활약을 보여준 타케 유타카 기수는 한국나이 49세(1969년생)로 18세에 JRA기수로 데뷔, 첫 해에 69승이라는 대활약을 펼쳤고, 이듬해 19세의 나이로 JRA 최연소 100승과 G1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2005년에는 일본 최고마로 불리는 ‘딥임팩트’와 일본 삼관대회를 휩쓸었다. JRA 통산 4000승을 바라보고 있는 타케 유타카 기수는 일본의 국민기수로 불리고 있다.
제2회 코리아컵 국제경주는 출전을 약속했던 외국 경주마들이 출전을 포기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개별적인 사정이나 최근의 한국 정세를 불안하게 생각했던 간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 경주마의 코리아컵 출전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제대로 된 미국경마의 파워를 느낄 수 없었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물꼬를 튼 이상 앞으로 점점 나아지리라 생각된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출발점을 막 벗어난 코리아컵 국제경주가 한순간에 세계 유수의 경마대회처럼 되기를 바랄 수는 없겠지만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경마를 사랑하는 모든 이의 바람일 것이다.
국제경주의 성장은 한국경마의 성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경마의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2000년대 초반에는 한 경주 매출액이 100억 원에 육박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 경주의 총매출이 10억 원을 간신히 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원인은 줄어든 경마팬 수에 있지만, 경마장을 찾는 경마팬들은 정부의 규제 일변도의 경마정책이 경마팬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고 항변한다. 또한 과거에는 없었던 주차비 징수는 경마장 주변의 교통난을 해소했다고 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주차비와 불편함을 이유로 경마팬의 발길을 끊게 만들기도 한다.
승식의 다양화가 고배당을 선사하고 있지만, 원천징수되는 세금에 더불어 추가되는 22%의 세금은 결국 경마팬 주머니를 가볍게 하고 있다. 과거 고배당 적중에 기뻐하던 경마팬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고배당으로 채워진 결과를 보면서 적지 않은 경마팬이 줄어든 환급 총액에 불만을 토로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독점시행하는 한국경마의 특성상 정부의 규제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과도한 세금으로 인한 낮은 환급률을 경마팬에게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마사회와 정부가 불법사설경마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지만 불법사설경마의 매출이 마사회의 합법적 경마매출을 뛰어넘는다는 것이 정설처럼 얘기되고 있다.
마사회가 경마팬에게 환급률을 1% 올려주기까지 얼마나 어려움이 있었는지 잘 알고 있다. 당장 환급률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경마팬도 알고 있다. 하지만 주차비와 입장료로 생긴 수익은 경마팬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경마팬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판을 벌렸다고 경마팬이 무조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으로는 퇴보가 불을 보듯 뻔하다. 다각적인 서비스 확충과 경마팬이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
2018년 코리아컵 국제경주에서는 모든 경마팬이, 나아가 모든 국민이 감동하고 한국경마의 성장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권순옥 | 경마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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