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제주, 말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합의
내년 조교사협회 설립 후 집단 고용 추진키로

부경과 제주 말관리사의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합의안이 나왔다.
마사회·노동계·전문가로 구성된 말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는 지난 6일 부경과 제주경마장 말관리사를 조교사협회에서 집단 고용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말관리사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방식은 현재 서울경마장의 방식과 유사하다. 조교사협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경마시행규정에 조교사협회의 말관리사에 대한 고용주체성을 명시하도록 했다. 또한 조교사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설립하며, 내년 3월 중 농축산식품부 승인을 받아 협회 설립을 완료하고 경마시행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조교사들의 협회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마사회는 마사대부 평가시 가점을 주기로 했다. 내년 3~12월까지 가입시기에 따라 1~5점을 차등해서 부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교사협회를 탈퇴하거나 2019년 이후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조교사는 5점을 감점해 강제성을 주기로 했다.
말 관계자 협의기구도 운영하게 된다. 마사회는 경마장별 마주협회·조교사협회·기수협회·말관리사노조가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만들어 경마 관련 실무 현안을 협의키로 했다. 그동안 마사회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그대로 따르는 구조에서 마필관리사는 물론 각각의 경마주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다.
합의안 추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협의위원 6명과 농식품부·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추진점검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추진점검단은 계약기간 만료를 앞둔 마필관리사를 포함해 협회 고용전환 시기까지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협의체는 이 같은 합의 내용에 대한 노조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이달 안에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은 “마사회가 선진경마시스템이라는 명목으로 기형적 고용구조 속에서 경쟁성 상금 비율 확대를 통한 경쟁 심화를 강요해 왔는데 이번 합의가 그 흐름을 중단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마필관리사 노동환경 개선과 마사회 경마정책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관리사들은 마사회의 직접 고용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결국 서울의 방식대로 따라가기로 했다. 부산경남경마장이 개장을 하면서 선진시스템이라는 명목하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방별 관리사 고용은 수많은 부작용을 양산한 끝에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