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레이드’ 한계 돌파하며 그랑프리 제패

  • 권국장 | 2017-12-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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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레이드’ 한계 돌파하며 그랑프리 제패

중간그룹 따르다 후반 추입 발휘하며 ‘머리차’ 우승

‘메니피’자마 장거리 미흡하다는 선입견 깨뜨려

‘동방대로’ 그랑프리 2착 입상하며 최대 이변마 등극

 



올해 최강의 경주마를 가리는 그랑프리 대상경주에서 ‘파워블레이드’가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해 3착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내는 한편, 혈통상 장거리가 약하다는 항간의 선입견을 깨뜨렸다.

 


지난 10일 서울경마장에서 제36회 그랑프리 대상경주가 개최됐다. 경주 결과는 단승식 13.2배로 3번째 인기마로 꼽힌 ‘파워블레이드’(김형란 마주, 김영관 조교사, 오경환 기수)가 2분 24초 0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비인기마였던 ‘동방대로’(정광화 마주, 오문식 조교사, 박재이 기수)가 머리차로 2착을 기록하면서 복승식 676.2배, 쌍승식 1646.7배라는 초고배당을 선사했다.

 


이번 그랑프리는 ‘트리플나인’(최병부 마주, 김영관 조교사, 임성실 기수)과 ‘청담도끼’(김병진 마주, 박종곤 조교사, 문세영 기수)의 맞대결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트리플나인’은 지난해 그랑프리에서 2착을 기록한 후 해외 원정에 나서며 국내 경주에선 대통령배 대상경주 우승이 유일한 우승기록이지만 대통령배 2연패 성공, 그리고 장거리에서의 강점과 3년 연속 그랑프리 출전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하며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청담도끼’는 3세의 어린 나이지만 KRA컵클래식에서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마인 ‘클린업조이’를 따돌리며 여유 있는 우승으로 4연승의 질풍가도를 구가함으로써 서울을 대표하는 기대주로 자리 잡았다.

 


최초의 서울·부경 통합 삼관마였던 ‘파워블레이드’, 그랑프리 2연패 도전에 나선 ‘클린업조이’, 퀸즈투어 시리즈 최강자 ‘실버울프’ 등도 그랑프리의 면면을 빛냈다.

 


출발신호와 함께 ‘디퍼런트디멘션’, ‘실버울프’, ‘청담도끼’가 빠른 출발을 보이며 선두권에 나섰고, 곧바로 ‘청담도끼’가 단독선두로 경주를 이끌었고, ‘디퍼런트디멘션’과 ‘실버울프’, ‘트리플나인’이 선두권을 형성했다.

 


초중반 전개에서 특이점은 초반보다는 후반이 강해 추입이 예상되던 ‘트리플나인’이 빠른 출발 이후 2위권에서 경주를 진행한 점과 선두권 전개가 예상되던 ‘파워블레이드’가 선두권에 합류하긴 했지만 재빠르게 선두권 외곽에서 중후미권 인코스쪽으로 진로를 변경했다는 점이다.

 


3코너까지 치열한 경합속에서 선두로 경주를 이끈 ‘청담도끼’와 그 뒤를 바짝 따른 ‘트리플나인’이 결승선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막판 탄력을 붙이기 시작한 가운데, 선두권에 위치했던 ‘디퍼런트디멘션’과 ‘실버울프’의 걸음이 무뎌지며 선두권이 엉키기 시작했다.

 


결승선을 300m 남겨둔 지점을 지나면서 중후미에 위치했던 ‘파워블레이드’와 ‘동방대로’의 역주가 돋보이기 시작했고, 결승선 전방 50m 지점을 통과하면서 ‘파워블레이드’와 ‘동방대로’가 시종 선두경쟁을 펼친 ‘청담도끼’와 ‘트리플나인’을 확실하게 제압하며 최종 우승경합을 펼쳤다. 인코스에서 역주를 선보인 ‘동방대로’의 선전도 좋았지만 4세의 국산마 ‘파워블레이드’의 파이팅이 빛을 내면서 그랑프리 우승의 주인공이 되었다.

 


‘파워블레이드’는 지난해 3세의 나이에 서울·부경 최초 통합 삼관마에 등극하며 절정의 모습을 보였지만 그랑프리에서 ‘클린업조이’와 ‘트리플나인’에게 밀려 3착에 그치면서 2300m에서 상대마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 단·중거리에선 ‘트리플나인’을 이겼지만, 장거리로 펼쳐진 대통령배 대상경주에서 ‘트리플나인’에게 2마신차로 우승을 빼앗겨 국내 최장거리로 펼쳐지는 그랑프리에선 다소 약세로 평가됐다.

 


한편, 그랑프리 대상경주를 초고배당 이변경주로 완성시킨(?) ‘동방대로’는 워낙 쟁쟁한 상대마들 덕에 이렇다할 인기를 모으지 못했지만 직전 2200m 경주에서 최상의 추입 탄력을 선보이면서 막판 결승선에서 한발을 쓸 수 있는 복병으로 거론되었는데, 경주운이 따르면서 그랑프리 2착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파워블레이드’와 함께 첫 호흡을 맞춰 우승까지 거머쥔 오경환 기수는 경주 후 “특기가 선행이지만 강자들과 맞붙은 만큼 다르게 준비한 작전이 잘 통했다. 큰 경주인 그랑프리 2승을 거둬 영광스럽고 믿어준 마주와 조교사님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오 기수는 2004년 ‘밸류플레이’ 이후 13년 만에 두 번째 그랑프리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영관 조교사는 “그랑프리 우승으로 2017년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마방 식구들이 잘해준 덕분에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