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 발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사행산업 규제 기준 대폭 강화 마련

경마 등 7개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규제 재설계’ 나선다

장외발매소 신설·이전 절차 개선, 전자카드 의무사용 상향 조정

정부가 합법적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1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을 마련했다.

이낙연 총리는 “사행산업이 이상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가상통화도 그런 현상의 돌출적 발현이 아닌가 싶다”면서 “전통적 의미의 사행산업만 해마다 6.3%씩 팽창한다. 이대로 놔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행산업 시장규모가 최근 2년 연속 20조를 초과하면서 도박중독·자살·범죄 등 각종 사회적 부작용이 점점 확산된다고 보고 ‘합법사행산업 7개 분야’에 대한 규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합법사행산업 7개 분야는 카지노·경마·경륜과 경정·복권·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소싸움이다.

이번 정부의 사행산업 건전화 대책의 13개 개선과제를 보면, 1)대전 장외발매소 신속한 이전·폐쇄 2)상대보호구역내 장외발매소 9곳 전수조사 3)장외발매소 신설·이전 절차 개선 4)장외발매소 폐쇄시 사후영향평가제 도입 5)온라인 베팅 한도 축소(50%↓) 6)온라인 베팅 결제수단 제한(계좌이체만 허용) 7)로또복권 온라인 판매제한 운영 8)로또복권 법인판매점 단계적 축소 9)전자카드제 사용 목표 상향(5%p↑) 10)전자카드 활성화 노력 강화 11)매출 총량의 GDP 추계 기준 합리적 조정 12)매출 총량 제도의 합리적 재설계 13)매출 총량 미준수시 과징금 등 벌칙 도입 등이다.

정부는 가장 먼저 합법사행산업의 매출총량제를 재설계하기로 했다.

최근까지 정부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합법사행산업의 매출 총량을 GDP(국내총생산) 대비 0.54%로 고정하고, 매년 산출된 총량을 카지노 등 분야별 전년도 ‘순매출’을 기준으로 4차까지 보정작업을 거쳐 배분키로 했었다. 하지만 규제책은 사행산업 분야별 총량을 초과해도 과징금 등 제재 없이 중독예방치유부담금만 부과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2015년과 2016년 합법사행산업 중 경마·경륜 등 6개 사업은 모두 매출총량제를 준수했으나 국내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내국인카지노인 ‘강원랜드’만 초과했다. 강원랜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매출총량제를 넘어 총 4725억원의 초과매출액을 기록했으나 불과 35억원의 초과부담금만 냈을 뿐이다. 이에 정부는 내년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개정해 매출총량제 위반 시 6개월 이내 영업정지나 초과매출액을 고려해 영업이익의 50%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경마와 관련된 내용은 장외발매소와 전자카드가 있다.

상대보호구역 내 9개 장외발매소에 대해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신속한 이전·폐쇄 및 축소 조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전 월평 장외발매소는 외곽 이전 전제로 한 폐쇄가 아니라, 용산 발매소처럼 선폐쇄(2021년 1분기) 후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자카드 의무사용 목표를 각각 5%씩 상향 조정키로 했다. 현행 25%인 경마는 30%로, 체육진흥공단은 25%로 상향 조정된다.

한편 온라인 베팅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파워볼 외 6종의 전자복권을 인터넷으로 결제할 때 신용카드, 휴대폰 결제를 금지한다. 스포츠토토와 전자복권의 일일·회당 결제한도도 50% 하향조정한다. 이에 따라 스포츠토토는 1일 6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전자복권은 1일 3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한도가 조정된다.

내년 12월부터 온라인 판매되는 로또 역시 인터넷 판매 비중을 5% 이내로 제한하고, 1인당 1회 5000원 이하로만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