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대전장외발매소'
이전지역 모집결과 신청지 단 한 곳도 없어
모집요건 강화·6월 지방선거 등 악재 겹쳐
한국마사회가 추진중인 대전장외발매소의 이전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마사회가 작년 8월부터 12월말까지 장외발매소 대상물건 모집공고를 접수했지만, 단 한 건의 신청도 없었던 것.
한국마사회는 최근 작년 연말까지 충남·충북·전북·대전 지역을 대상으로 대전장외발매소(현 월평동 위치)의 이전지역 모집을 실시했지만, 신청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관계자에 따르면 대전장외발매소 이전지역 신청이 없었던 것은 신청 조건이 대폭 강화된 것과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염두에 둔 지자체의 눈치보기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장외발매소 이전 신청지는 교육시설 및 핵심 주거지역으로부터 직선거리 500m이상 이격된 부지여야 하고 특히 기초지자체장과 기초지방의회의 유치 동의서, 지자체가 주관한 주민공청회 결과 공문이 필요하다.
당초 장외발매소 설치 가능지역은 교육시설 및 핵심 주거지역으로 200m이상 이격되어야 하고, 지자체의 동의서를 얻으면 가능했었다. 하지만 거리가 500m로 늘어나고 주민공청회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면서 가능지역이 대폭 감소했고, 지역주민의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아졌다.
작년 대전장외발매소 이전사업 계획이 알려지면서 대전지역에서는 서구 우명동에서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주민들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관할구청과 서구의회에서 반대를 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앞으로 장외발매소 신규설치 및 이전을 위해선 기본적인 지리적 요건을 충족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해서 한국마사회의 장외사업은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마사회는 월평동에 위치한 대전장외발매소를 2021년까지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고, 정부에서는 최근 2012년까지 이전이 완료되지 않으면 선폐쇄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전 완료까지 5년여의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장외발매소 설치를 희망하는 대상지가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마사회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마사회는 내부에서 이전 시기를 더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신청조건을 완화하거나 대상지역을 확대 등을 통해 대전장외발매소 이전지역 신청을 재공고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마사회장이 공석인 관계로 대전장외발매소 이전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한 일정이나 방향은 신임회장 취임이 마무리된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