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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협회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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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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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경마장 외국기수 도입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
우리 경마인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힘찬 말굽 소리로 새벽을 열며 경마장을 함께 지켜왔습니다. 뚝섬에서 과천으로 자리를 옮긴 후 첫해 매출이 7,500억원을 달성하였고, 4년 뒤에 1조 매출을 달성하였다. 이를 축하하기 위하여 조교사, 기수 등을 포함하여 큰 잔치를 한 일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개인 마주제와 더불어 경마산업은 일취월장하여 2002년 7조라는 매출액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매출 7조, 단일경마장 매출 세계 2위'라는 신화의 이면에는 재작년 일본의 경주로 전문가가 과천 경마장의 경주로를 보고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경주로로 이런 주로는 처음 봤다"라고 말했듯이 세계 최악의 경주로에서 기본 순치도 안 된 경주마로 목숨을 바치고 장애자가 되어가면서 묵묵히 새벽 칼바람을 가르며 경주마와 함께 해왔던 한국 기수들이 있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한국경마의 양적 성장의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모든 것이 열악한 뚝섬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왜 일까요?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가는 곳마다 밥 먹는 자리는 서로 숟가락을 하나 더 놓고 같이 먹기를 권하고, 선배는 후배를 사랑하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며 일터에서의 희로애락을 소주 한 잔으로 함께 나누고 달래며, 한마디로 경마인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던 시절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 경마는 경주마 자립 생산기반 구축, 아시아경마회의 성공적 개최 나아가, 부산경남경마장의 개장으로 이제 날개를 달고 비상하려고 하는 단계입니다.
마사회에서는 2005년 9월 30일 부산경남경마장 개장이 되면, 국제화, 기승술 향상, 대고객 홍보효과 등의 이유를 내세워 외국 기수를 도입하여 경주에 투입하겠다 합니다.
부산기수들은 생활환경과 상금의 열악함은 차치하고라도, 공사판과 다름없는 경마장에서 초기 육성이 되지 않은 저가경주마를 가지고 심지어, 트랙터와 함께 조교를 하여 쇄골, 허리, 골반 골절 등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1년 9개월 동안 개장을 준비해왔습니다. 이 와중에서 올 4월에는 서울에서 활동하다 내려갔던 이명화 기수가 힘겨운 기수생활을 벗어나고자 유서를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한국마사회는 이러한 부산기수들의 피와 땀에 대한 보상은커녕, 부산경마장에 단 한 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은 외국 기수들을 오피스텔, 오피스텔 관리비, 제반 가구, 렌터카, 항공료 및 운송료, 보험가입, 나아가 3개월이라는 국제적 관례를 넘는 6개월 단위 면허 부여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불러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85%이상이 견습기수이자 3년 미만 기승경력의 부산 기수와 기승경력 5년 이상인 선진경마국 중견기수를 경쟁시키는 것은 마치 초등학생과 대학생에게 달리기나 권투 시합을 시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자생력이 없는 부산의 여리디 여린 기수들은 정녕, '생명과 사랑의 기업 한국마사회'의 소모품이란 말입니까? 이들 부산기수들이 외국기수로 인해 채 피어나기도 전에 지는 것을 보고 통쾌함을 느껴보고 싶은 것이 이 계획의 의도인가요? 외국기수가 이들에게 기승기술을 잘 전달하리라고 상상하시는 것인가요? 상금 수득 측면에서 보면, 서울과 단순 비교하여도 외국기수 1명이 최소 4명에서 6명분의 상금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는, 기승경력의 차이, 경주수가 적어 경쟁성이 높은 점, 부산의 경쟁성 상금체계 등을 고려한다면, 부산 상금의 30% - 50%를 외국기수 3명이 독차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이상한 것은 왜 외국 기수는 호주기수에 한정하는 것인가요. 홍콩, 마카오에서 기수는 국가별로 인원을 배정하여 활동하도록 하는데, 왜 우리는 호주 기수에게서만 기승술을 배워야 한다는 말입니까? 아니면 ARC 준비로 고용되어 있던 호주재결위원의 계약기간이 끝나 그의 자리를 확보해 주기 위한 계획입니까?
일본은 기수가 180여명이 있으며 외국기수에게 면허를 3개월 이내로 주고 인원도 5명이내로 제한하며 자국기수를 최대한 보호하는 정책으로 무늬만 국제화를 하고 있어 다른 외국 중견기수들이 버텨내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마사회는 개방 압력에 떠밀리는 것도 아닌데 왜 솔선수범하여 각종 특혜를 주며 외국기수를 들어오려는지 묻고 싶습니다.
물론, 프로야구, 농구, 축구에서도 용병 선수들이 들여와서 경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금에 이들 용병도입은 관중의 동원, 국내기술향상 등에 도움을 주지 못하였으며 외화를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게다가 이들은 연봉 상한제를 적용받고 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기수와 같이 자유기승에 의하여 제한 없이 상금(계약금)을 가져가는 형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국기수의 자생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외국기수의 도입은 국부 유출이 초래될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한국마사회는 정부에서 경마 시행권을 부여받아 독점적으로 경마를 시행하는 공적기관입니다. 경마를 통하여 마사진흥, 축산발전, 국민의 여가선용에 목적을 두고 경마를 시행하는 비영리 특수법인입니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최대한의 목적을 두고 보호해야 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계화는 국민의 안전과 생존권 보장을 전제로 이루어져야합니다. 38명당 3명의 외국기수를 도입한다면 한국마사회 경영진과 직원도 이 비율로 경주편성과 재결 분야 등 경마선진국의 전문가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약 70명 정도가 필요 할 것 같습니다.
국내의 자생력을 좀 먹는 국제화는 결국 한국 경마산업의 외국 종속에의 지름길임은 전후 미국의 면화와 밀가루를 무상원조 받아 오늘날 우리 목화와 밀 산업의 씨가 말랐다는 역사적인 교훈이 말해줍니다. 또한, 오늘날 한국영화가 수천억원이 투입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었던 것은 스크린쿼터로 한국영화가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음을 상기해야 합니다.
허울 좋은 경쟁과 국제화의 논리는 결국 힘의 논리요, 경마선진국의 논리입니다. 우리가 단순히 질 좋은 경마만의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왜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이며 국산 경주마 생산기반을 구축해왔습니까? ‘국적 있는 경마’,, ‘혼이 있는 경마’를 위해서입니다. 작금의 한국(?)마사회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바랍니다.
우리는 한국 경마의 폐쇄주의나 국제적인 고립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경마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경마산업의 제반 부분에서의 국제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든 경마인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국제화할 채비를 해야 합니다. 개방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상호 노력하고, 정정당당하게 기수 그리고 경마관계자들이 모여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외국기수를 비롯한 경마선진국의 앞선 제도들을 도입해야 할지 서로 얼굴을 맞대고 협의해야 합니다.
외국 기수 도입이라는 한국 경마의 중차대한 정책을 이해 당사자인 기수를 비롯한 경마관계자들은 시행 한 달 전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외국기수도입계획에 대해 기수들의 입장을 전달하던 자리에서 마사회의 담당 간부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외국 기수를 전부 데려와 부산경마장을 개장하겠다"라는 폭언과 협박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현실에 분노와 경악을 넘어 서글픔마저 듭니다. 이들은 과연 어느 나라의 시행체 직원입니까? 이는 전체 한국 기수를 모독한 것이며, 이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합니다.
아무도 몰래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밀실행정은 비겁한 행위입니다. 이러한 밀실행정은 결국 많은 시간과 비용의 낭비로 귀결되어 왔음을 지난 시절 너무도 많이 보아왔습니다. 뒤늦게나마 마사회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상금시스템 도입, 기수 전직제도의 구축 등 개방의 전제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뼈가 부러지고 피땀 흘려 일궈온 우리경마의 안방에 외국기수를 특별 대우해 주며 초빙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에 우리 한국기수 모두는 무책임한 외국기수 도입 계획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며 만약, 외국기수 도입이 강행된다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책임은 모두 한국마사회에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2005. 9. 4
부산기수회/서울경마장기수협회 기수 일동
자료제공 : 서울경마장기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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