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m 경주, 독이 될까? 득이 될까?
한국마사회, 1600m 경주로 조성 마치고 예행연습 실시
말관계자들, 잦은 사고로 없어진 1100m 떠올리며 우려 표시
한국마사회가 2019년 경마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2분기에 시행을 예고했던 1600m 경주거리가 이르면 8월부터 첫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마사회는 서울경마장 외주로 1코너와 2코너 사이에 1600m 출발지점 공사를 끝내고, 6월말에 모의 출발연습을 가지면서 중계를 위한 카메라 위치 등을 확인했다.
1600m 시행은 국제적으로 경마의 가장 기본적인 거리로 인식되는 것이 1600m라는 점에서 한국마사회 경주관련 부서들에서 끊임없이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국제경주 시행으로 인해 차츰 외국 경주마들이 국내로 들어오고, 국내 경주마들이 해외 원정을 떠나면서 서울 경주마들과 기수들도 1600m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당위성으로 인해 추진되었다.
하지만 1600m 경주 시행에 대한 경마관계자들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서울경마장이 구조상 직선거리에서 1600m 출발지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외주로 1코너와 2코너 사이에 출발지점을 만들었는데, 출발 이후 곧바로 2코너에 접어들기 때문에 경주마와 기수의 안전사고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1600m 거리를 도입하는 과정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한국마사회 실무부서에서는 1600m 출발지점이 1코너와 2코너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외주로에서 바깥으로 더 나와 있기에 출발대부터 코너지점까지 충분한 직선거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1600m 시행을 위한 공사가 강행됐다.
1600m 경주거리 도입은 마사회의 주장대로 한국경마의 국제화를 위한 노력의 좋은 일환이 될 수 있다. 또한 한국 경주마가 외국 원정에 나서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발판도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제화나 외국경마에 대한 경쟁력 강화, 그리고 경주거리의 다양화를 통한 경마의 상품성 강화 등 순기능이 있다고 하지만, 조금이라도 경주마와 기수 등 경주 구성원들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일말이라도 있다면 제고를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물론 한국마사회에서는 1600m 경주거리 도입을 확정하기까지 다양한 검증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사라진 1100m 경주거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덩그라니 놓여 있는 연습주로 등을 바라보며, 탁상행정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치는 경마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제대로 안전하고 안정된 경주거리로 자리 잡으려면 보다 객관적인 안정성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권순옥 | 경마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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