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여성 장제사 배출
경마축산고 졸업생 손혜령씨 장제사 3급 합격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장제 분야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 장제사가 배출됐다.
24일 국내 유일의 말산업 마이스터고등학교인 한국경마축산고에 따르면 14기 졸업생 손혜령씨(만 20세)가 한국마사회에서 시행한 ‘제8회 말산업 관련 국가자격 시험(장제사 3급)’에 합격했다.
장제사는 말의 편자를 만들거나 말의 건강상태, 용도 등을 고려해 말굽에 편자를 장착하는 일을 하는 전문 기능공이다.
그동안 국내 경마계에서는 2000년부터 여성 기수가 활동을 시작해 현재 서울, 부산경남, 제주경마장에서 11명의 여성기수가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수 출신인 이신영 조교사가 국내 유일한 여성 조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친 도구와 장비를 다루는 장제 분야는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는데.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된 지 8년 만에 최초의 여성 장제사를 탄생한 것이다.
손씨는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교내 장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며 장제에 대한 매력을 느끼며 장제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발굽 질환으로 안락사당하는 말들을 보면서 가슴 아팠고, 장제의 중요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했다. 발굽 관리만 잘하더라도 더 오랜 수명을 가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장제 분야는 크게 주목하지 못하는 국내 말산업 현실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싶다는 포부도 더해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여성 장제사의 꿈을 구체화하였고, 2017년 첫 도전에서 실패한 이후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이번 성과를 냈다.
손혜령 씨는 올해 5월부터는 한국마사회 장제 교육생으로 활동하며, 실질적인 장제 교육과 실기시험 준비를 병행했다. 체력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장제의 영역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끊임없이 준비했으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한국 최초의 여성 장제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손씨는 “여자가 장제사에 도전한다고 하니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도움을 준 이들도 정말 많았다”며 “특히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선생님들의 많은 가르침이 있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씨는 오는 10월까지는 한국마사회 교육생으로 남은 장제 교육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며, 이후 해외 말산업 선진국으로 나가 선진 장제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를 이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권순옥 | 경마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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