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경 문중원 기수, 유서 남기고 숨진 채 발견
경마부정 및 불공정 채용 등 비판 남겨 큰 여파 있을 듯

부산경남경마장에서 활동하고 있던 문중원 기수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되면서 오늘 예정이던 부경 금요경마가 전면 취소됐다.
문중원 기수는 유서에서 경마부정과 불공정한 조교사 발탁 시스템을 비난해 향후 경마계에 많은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새벽 5시 20분경 기수숙소 내부 화장실에서 문 기수가 숨져 있는 것을 동료기수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초 신고한 동료기수에 따르면 새벽에 산책을 나가는데 방문 앞에 문 기수의 노트북이 놓여 있어 이상하게 생각하고 문 기수의 방에 들어갔다가 화장실 안에서 숨져 있는 문 기수를 발견했다고 한다.
문 기수는 숨지기 전 경마 부정과 조교사 발탁 시스템의 비리 등이 담긴 유서와 함께 본인이 직접 쓴 것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화장실 앞에 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 내용에는 일부 조교사들이 부당한 경마부정 지시를 했고 그에 따르지 않으면 기승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고, 또한 경마부정이 싫어서 7년전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마사회 고위관계자와 친분이 없어 마방을 대부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모든 조교사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에 놀아나야 했다... 부당한 지시가 싫어서 마음대로 타버리면 다음에 말도 안 태워주고 어떤 말을 타면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목숨 걸고 타야 했다”
“그래서 하루빨리 조교사를 해야겠단 생각으로 죽기 살기 준비해서 조교사 면허를 받았다.... 그럼 뭐하나. 마방을 못 받으면 다 헛일인데. 면허 딴 지 7년이 된 사람도 안 주는 마방을 갓 면허 딴 사람에게 먼저 주는 이런 더러운 경우만 생기는데. 그저 높으신 양반들과 친분이 없으면 안 되니..”
한편, 부산경남경마장 기수들은 전면적인 경마 보이콧 의사를 밝혔고, 한국마사회는 9시경 공지사항을 통해 ‘렛츠런파크 부경소속 문중원기수의 사망소식에 따라 오늘(11.29(금)) 렛프런파크 11개 경주를 미시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전 사업장(서울, 부경, 제주 및 지사) 무료 입장을 시행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부산경남경마장 지부는 경마장의 비리가 기수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고 보고 대응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운수노조는 유가족에게 위임을 받고 장례절차와 투쟁 등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