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주마, 중동에서 돌풍을 일으킬까?
‘블루치퍼’, 브리더스컵 선전에 이어 두바이월드컵에 도전장
2020년 신설되는 사우디컵, 한국 경주마 출전 추진 중
2020년에는 신년초부터 해외에서 한국 경주마들의 낭보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바로 중동에서 연초에 개최되는 두바이월드컵과 사우디컵(2020년 신설)에 한국 경주마들이 도전장을 내민 것.
우선 다음달 2일부터 열리는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 미국 브리더스컵 입상마 ‘블루치퍼’ 등 한국말 4마리가 출전한다.
두바이월드컵카니발은 두바이레이싱클럽이 주관하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고수준 경마대회로 작년까지 단일경주 세계 최고의 상금을 기록했다.
두바이월드컵은 두바이의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가 1995년에 창설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말과 친숙했으며, 영국 유학 당시 접했던 영국의 경마문화를 접하고는 자국 땅인 두바이를 세계 경마의 주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상금 규모는 1200만 달러로 작년 개최된 세계 대상경주 중 가장 높은 상금을 기록했다. 2018년까지 페가수스 월드컵의 상금이 1600만 달러로 최고 상금의 대회였지만 2019년부터 2개 경주로 나눠 열리면서 최고 상금 타이틀을 두바이월드컵에 물려준 바 있다.
첫 대회는 1996년 나드 알 세바 경마장에서 열렸는데, 미국의 경주마 ‘시가(Cigar)’가 초대 우승마에 등극했다.
1998년에는 국제 G1 경주로 정식 인정을 받은 두바이월드컵은 2010년부터 장소를 옮겨 현재의 두바이 메이단경마장에서 열리고 있다. 인공 소재를 사용한 올 웨더(All Weather) 경주로로 꾸며져 있었으나, 높은 유지 보수비용과 미국 경마 관계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관계로 2015년에 다시 더트(Dirt) 주로로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두바이월드컵은 최고의 상금규모를 앞세워 세계 4대 경마대회 중 하나로 불리며, 3개월 동안 총 540여억 원의 상금을 걸고 74개 경주가 펼쳐지게 된다. 1월부터 65개의 예선과 준결승전을 거쳐 결승에 진출할 경주마를 엄선한다.
10주간에 걸쳐 진행되는 두바이월드컵은 예선전 격인 두바이월드컵 카니발(10일, 20.1.2~2.27)과 준결승 격인 슈퍼새터데이(20.3.7), 결승전 성격 두바이월드컵(20.3.28)로 치러진다.
두바이월드컵이 열리는 날 저녁은 ‘두바이월드컵나이트’로 불린다. 두바이월드컵을 포함해 총 9개의 경주(G1 6경주, G2 3경주)가 펼쳐진다.
지난해 ‘돌콩’은 예선과 준결승선에서 국제 레이팅을 110까지 끌어올리며 메인경주인 두바이 월드컵(더트 2000m, 1200만 달러)에 출전했지만, 11위에 그친 바 있다.
2020년 한국에서 두바이월드컵에 최종 출전하는 말은 총 4두로, 지난 11월 미국 브리더스컵 더트마일에서 3위 입상했던 ‘블루치퍼’, 최근 11월 17일 국제신문배 대상경주 우승하며 상승세에 있는 ’백문백답‘, 원정마 중 유일한 국산마 ’투데이‘(이상 김영관 조교사)와 장거리 경주의 강자 ’그레이트킹‘(토마스 조교사)이다.
이들 4마리는 13일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14일 두바이 현지 마방에 입사했다. 향후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은 1월 2일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1일 4~5경주씩 치러지며, 한국 출전마 4두는 각 2개 경주 이상 출전 예정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두바일 월드컵 카니발 출전은 외국 우수 마필과 경쟁으로 한국 경주마 능력 수준을 견인하고 한국 경마산업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부터는 사우디컵이 세계 경마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자키클럽(The Jockey Club Saudi Arabia, JCSA)의 주최로 2020년 신설되는 사우디컵은 사우디 리야드 킹 압둘라지즈 경마장에서 개최되는데, 2020년 2월 29일 총상금 2920만달러(약 350억원)를 걸린 총 8개 경주가 펼쳐질 예정이다.
메인경주는 ‘사우디컵’(The Saudi Cup)으로 더트주로 1800m에서 총상금 240억원을 걸리게 된다.
사우디컵이 신설된 배경에는 중동지역의 국가간 미묘한 신경전이 작용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동의 각국은 역사적으로 각 왕가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으면서 국가별, 또는 왕가별 자존심 경쟁이 치열한데, 두바이가 두바이월드컵을 시행하면서 성공을 거두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에 대응코자 사우디컵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물론 두바이월드컵이 전체적인 총상금의 규모와 경주 시행규모가 훨씬 앞서고 있지만, 사우디컵은 메인경주의 상금이 무려 240억원에 달하면서 1개 경주에 걸린 상금에선 우위에 서게 된다.
사우디컵은 메인경주인 사우디컵(더트 1800m 2천만달러)을 필두로, 오바이야 아라비아 클래식(더트 2,000m 190만달러), 리야드 더트 스프린트(더트 1200m 150만달러), 다이리야 더트 마일(더트 1600m 80만달러), 자키클럽 로컬 핸디켭(더트 1800m 50만달러) 등이 있고, 레드씨 터프 핸디캡(잔디 3000m 250만달러), 네옴 터프컵(잔디 2,300m 100만달러), 1351 터프 스프린트(잔디 1351m 100만달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마사회는 8개 경주 중 출전가능여부와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주를 선택할 예정인데, 더트경주 중 1200m, 1800m, 2000m에 출전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사우디측과 수입 검역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한국 경주마의 출전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사우디컵 출전 의사를 포명한 한국경주마는 4∼5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부분 두바이월드컵에 출전하는 말들이 두바이월드컵에 출전하면서 사우디컵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한국 경주마의 사우디컵 출전여부는 1차등록 마감기한인 1월 7일이 되어야 확정될 전망이다.

권순옥 | 경마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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