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으로 본 2022 스포츠서울배
- 20세기 세계 3대 혈맥 중 ‘나스룰러’ vs ‘노던댄서’ 후손 격돌
- 나스룰러계-‘컴플리트밸류’·‘승부사’ vs 노던댄서계-‘아스펜태양’·‘더블에지’
2022년 삼관경주의 스타트를 위한 예선전인 스포츠서울배가 열리는 가운데, 세계 3대 혈맥의 자손들이 맞붙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022년 트리플크라운(삼관경주)의 예선전으로 치러지는 스포츠서울배 대상경주가 6일 열리게 된다.
본격적인 트리플크라운(삼관경주)을 앞두고 서울의 대표마를 가리는 형식이기에, 비록 대상경주로서는 출전두수가 적은 10두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올해 두각을 나타낼 국산 3세마들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경주로 관심이 모아진다.
출전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재미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더러브렛의 역사에서 세계 3대 혈맥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경마팬이 알다시피 세계 3대 혈맥은 ‘나스룰러’, ‘네이티브댄서’, ‘노던댄서’로 분류된다. 물론 그 이상으로 올라가다보면 결국 비슷한 조상이 나오지만 경마가 활성화되기까지 주요한 역할을 한 큰 혈맥으로 삼는 것은 3대 혈맥이 맞다.
이번에 스포츠서울배 대상경주에 출전하는 마필 10두 중 ‘나스룰러’계열이 5두이고, ‘노던댄서’계열이 4두, ‘네이티브댄서’계열이 1두 포진하고 있다.
입상 가능성을 가진 주요 마필들의 혈통을 살펴보면, 우선 ‘컴플리트밸류’가 ‘나스룰러’의 7대손이고, ‘승부사’와 ‘피엔에스럭키’가 부계 형제마로 ‘나스룰러’의 8대손이 되겠다.
여기에 맞서는 ‘아스펜태양’은 ‘노던댄서’의 4대손이고, ‘더블에지’는 ‘노던댄서’의 5대손이 되겠다. 또한 ‘메니피’의 자마인 ‘별의순간’도 ‘노던댄서’의 5대손이다.
‘나스룰러’계열에서도 ‘컴플리트밸류’와 ‘럭키브라운’이 형제마(부마 ‘지롤라모’)이고, ‘천지총’은 ‘지롤라모’의 부마인 ‘에이피인디’의 4대손으로 ‘컴플리트밸류’ 등과는 손자뻘이 된다. 또한 ‘승부사’와 ‘피엔에스럭키’는 부마가 ‘미스치비어슬리’로 형제마가 되겠다.
4두가 출전하는 ‘노던댄서’계열에선 ‘아스펜태양’이 ‘스톰캣’의 손자로, ‘스톰캣’의 고손자에 해당하는 ‘더블에지’가 손자뻘이 된다. ‘별의순간’은 한국 경주마 혈통을 이끌었던 ‘메니피’의 자마로 역시 ‘스톰캣’의 손자다.
출전마 중 유일하게 3대 혈맥 중 ‘네이티브댄서’계열인 ‘질주의바다’는 부마가 ‘애니기븐세터데이’로 ‘네이티브댄서’의 6대손이다.
사실 ‘나스룰러’와 ‘노던댄서’는 한 집안이다. ‘나스룰러’의 부마인 ‘네아르코’가 바로 ‘노던댄서’의 할아버지기 때문이다.
20세기 주요혈맥 중 두 자리를 차지하며 전세계에 자신의 자손들을 우뚝 세운 ‘네아르코’는 이탈리아에서 부마 ‘파로스’와 모마 ‘노가라’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네아르코’의 부마인 ‘파로스’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30전 14승을 거둔 부마 ‘파라리스’와는 달리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아르코’는 부마 ‘파로스’와는 달리 2∼3세에 경주마로 활동하면서 14전 전승을 거두면서 주목을 받았고, 특히 은퇴경주였던 파리 그랑프리에서 엡섬더비 우승마인 보와르세르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하며 당시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파리 그랑프리가 끝난 후 4일만에 ‘네아르코’는 영국인 마친 벤손에게 매각되면서 영국으로 옮겨졌고, 영국 뉴마켓의 비치하우스 목장에서 씨수말 삶을 살면서 ‘나스룰러’와 ‘노던댄서’의 부마인 ‘네아르틱’을 생산했다.
결국 ‘네아르코’의 자손들은 ‘나스룰러’, ‘노던댄서’, ‘니진스키’, ‘볼드룰러’, ‘네버랜드’, ‘볼드래드’, ‘AP인디’, ‘스톰캣’, ‘시크릿테리엇’, ‘인바소르’ 등 우리가 기억하는 수많은 명마들을 배출했다.
한국의 경마시장이 아직 협소하고 국산마 생산 초기에 가용할 수 있는 씨수말의 폭이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혈통적으로 비슷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는 ‘닉스고’라는 세계 최고의 말을 소유한 나라가 되었다. 비록 ‘닉스고’가 한국 경주마생산에 투입되기까지 5∼6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닉스고’의 경주마 생산에서의 성공 여부에 따라 새로운 혈맥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