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원 씨수말 ‘볼포니(Volponi)’

  • 운영자 | 2006-01-0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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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억원 씨수말 ‘볼포니(Volponi)’, 드디어 한국 상륙]


대한민국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동물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15일(목) KRA(한국마사회)가 미국에서 수입한 씨수말 ‘볼포니(Volponi)’로, 무려 38억원에 이른다.
10억원이 넘는다는 세계적 희귀종 ‘로랜드 고릴라’보다도 약 4배 정도 비싼 셈. 38억원은 로또 1등 평균 당첨금과 비슷한 액수로, 웬만한 서울 시내 아파트 10채를 살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함께 도입된 21억원 씨수말 ‘양키빅터(Yankee Victor)’와 합하면 무려 59억원인데, 2500원짜리 자장면 236만 그릇, 600원짜리 라면 983만 봉지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단순한 말에 불과한 이들의 가격이 이렇게 천문학적으로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희소성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여개의 국가에서는 모두 ‘더러브렛(Thoroughbred)’이라는 공인된 품종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는데, ‘더러브렛’ 품종은 유전적 혈통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뛰어난 스피드와 스태미너를 보유한 말이라면 여기서 태어난 망아지 역시 부모의 능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
따라서 경마를 시행하는 국가에서는 한정된 숫자의 우수한 씨수말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이 과정에서 씨수말의 몸값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최상급으로 손꼽히는 씨수말은 약 100여두가 있는데, 보통 1회 교배료만 30~50만 달러에 육박하며, 몸값은 수천억 원을 호가한다.

이번에 KRA에서 도입한 ‘볼포니’와 ‘양키빅터’는 모두 세계 최대의 경마 시행국인 미국에서도 상위 6% 이내에 드는 상위급 씨수말이다.
올해 7세인 ‘볼포니’는 현역 시절 통산 31전 7승, 2위 12회를 기록하며 318만 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였는데, 특히 2002년에는 전 세계 경마인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Breeders' Cup Class, GI)’에서 역대 최고인 6.5마신 차이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브리더스컵 클래식’은 총상금 400만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로, 여타 경주와는 격이 다를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때문에 ‘브리더스컵 클래식’의 우승마가 씨수말로 은퇴를 하면 각국의 경마 시행체에서 서로 도입하기 위해 로비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
‘볼포니’는 체력이 뛰어나고 지구력도 좋아 국내 경주마 혈통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에 현역에서 은퇴해 작년에 첫 교배를 시작했으며, 미국 현지에서 1회 교배료는 1만 달러였다.

올해 9세인 ‘양키빅터’는 현역 시절 2000년 ‘메트로폴리탄 핸디캡(Metropolitan Handicap, GI)’ 경주 우승을 비롯해 통산 19전 8승, 2위 3회의 성적으로 83만 달러의 수득상금 기록했다.
‘양키빅터’는 올해 미국 ‘세컨드 크롭 사이어(Second Crop Sire, 데뷔 2년차 씨수말 순위)’ 9위에 랭크되었는데, 부마(父馬)인 ‘세인트발라도(Saint Ballado)’ 역시 2005년 미국 ‘리딩사이어(Leading Sire, 전체 씨수말 순위)’ 1위에 등극했으며, ‘양키빅터’의 배다른 형제인 ‘세인트리암(Saint Liam)은 2005년 미국 연도대표마가 유력할 정도로 명문 혈통을 자랑한다.
특히 중거리에 뛰어난 혈통 특성을 보유해 국내 경주 환경에서도 적합하다는 평가.

앞으로 ‘볼포니’와 ‘양키빅터’는 약 한 달가량 인천공항 내 검역소에서 각종 검사를 마친 후, 제주육성목장으로 이동해 교배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워낙 고가의 씨수말인 만큼, 전담 수의사와 마필관리사가 24시간 밀착 관리를 하며 건강 상태를 체크할 예정.

이처럼 고가의 씨수말을 도입하는 것은 한국 경마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경마 시행국의 경마 수준은 경주마의 능력으로 결정되며, 경주마의 능력은 바로 우수한 혈통이 검증된 씨수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달려있기 때문.
KRA는 1999년 ‘라시그니’(10억원), 2003년 ‘워존’(12억원), 2004년 ‘엑스플로잇(29억원)’, ‘커맨더블(21억원)’ 등 우수한 씨수말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민간 목장에 무료로 교배를 시행해 왔다.
경주마 능력 향상과 경주마 생산농가 소득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온 셈.
내년에는 50억원 규모의 씨수말 도입도 검토 중에 있다.
앞으로 ‘볼포니’와 ‘양키빅터’가 한국 경마에 어떠한 열풍을 몰고 올 것인지 기대해 보자.


자료제공 : 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