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의 첫승부터 명장의 500승, 그리고 연승마의 질주까지… 경마계 ‘기록 행진’ 이어져
■ 권중석·우인철·조성환 신예기수 3인방, 데뷔 첫승 신고… 실전 경험 쌓으며 자신감↑
렛츠런파크 서울에 신예 기수들의 힘찬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6월 데뷔한 권중석, 우인철, 조성환 기수 모두가 데뷔 첫 승을 기록하며, 한국 경마의 새로운 세대를 예고했다. 세 기수는 각기 다른 배경과 개성을 지녔지만, 묵묵한 노력과 도전정신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 권중석 기수 간절함으로 일궈낸 데뷔 첫 승... “포기하지 않은 제 자신에게 감사하다”
권중석 기수는 지난 10월 18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10경주에서 ‘실버레인(3세, 한국, 수)’과 호흡을 맞추며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권 기수는 수차례 좌절 속에서도 기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집념의 인물로, 이번 승리를 통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첫 승 소감에 대해 권 기수는 “출발이 늦어 걱정했지만 추입이 잘 먹혀 들어가며 우승으로 이어졌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이 났다”며 “기수를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어머니와 아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가족을 생각하며 열심히 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고 덧붙였다.
권 기수는 11월 8일 하루 동안 단거리·장거리에서 각각 1승씩을 추가,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우인철 기수, 작전대로 풀린 완벽한 첫 승... “더 배우고 성장해 믿음을 주는 기수가 되겠다”
우인철 기수는 10월 26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9경주에서 ‘페어스카이즈(4세, 미국, 수)’와 함께 데뷔 첫 1위를 차지했다. 차분한 주행 감각과 뛰어난 전술 수행력으로 주목받아온 우 기수는, 데뷔 초반부터 안정적인 자세와 침착한 상황 판단력으로 팬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우 기수는 “첫 승이 이렇게 짜릿할 줄은 몰랐다”며 “두 마리가 선행을 가면 그 뒤를 따르라는 조교사님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승리를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더 배우고 성장해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기수가 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우 기수는 11월 9일 제10경주에서도 추가 1승을 거두며, 현재 연승률 27.1%를 기록 중이다.
□ 조성환 기수 “늦은 첫 승이지만 더 단단해진 계기...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조성환 기수는 11월 1일, 제9경주 ‘예술이야(6세, 한국, 거)’와 함께 데뷔 첫 우승을 기록했다. 관리사 출신으로 말에 대한 이해가 깊은 조 기수는, 꾸준한 성실함과 기본기에 강점을 지닌 기수로 평가받고 있다.
조 기수는 “욕심은 있었지만 조바심은 내려놓으려 했다. 마방에서 한 마리를 준비하는 과정의 노력을 알기에 결과가 더욱 뜻깊다”며 “서울 동기 중 첫 승은 늦었지만, 실수를 줄이고 기승술을 다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을 계기로 한층 성장한 기수가 되고 싶다”며 “그동안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꾸준히 노력해온 세 명의 신예 기수. 그들의 첫 결승선 통과는 단순한 ‘첫 우승’이 아닌, 오랜 노력 끝에 이뤄낸 ‘새로운 출발선’이다. 이제 경마 팬들의 관심은 그들이 앞으로 써 내려갈 다음 승리로 향하고 있다.
■ 송문길 조교사, 통산 500승 달성… 꾸준함이 만든 금자탑
렛츠런파크 서울의 대표 명장 송문길 조교사(40조)가 지난 11월 8일, 통산 500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서울 제8경주에서 출전마 ‘스케일킹’(4세, 한국, 거)이 김정준 기수와 호흡을 맞추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 송 조교사에게 통산 500번째 승리를 안겼다. 단승식 62.8배의 이변 속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2013년 데뷔한 송문길 조교사는 ‘클린업조이’와 함께 데뷔 3년 만에 그랑프리(G1) 우승을 거두며 일찍이 명성을 알렸다. 이후 역대 최강 암말로 평가받는 ‘실버울프’를 비롯해 다수의 명마를 배출, 대상경주 27회 우승, 최우수 조교사 3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꾸준한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온 송문길 조교사가 앞으로 또 어떤 명마들과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갈지 기대가 모인다.
■ ‘원펀치드래곤’, 1등급 승급 후에도 질주 계속… 부마 ‘파워블레이드’의 명성 이어갈까?
최근 ‘원펀치드래곤(3세, 한국, 수)’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경마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데뷔 이후 10번의 출전 중 8승을 기록하며, 출전한 모든 경주에서 상금을 획득하는 등 꾸준함과 폭발력을 겸비한 경주마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9월 1등급 승급 이후에도 연승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11월 9일 서울 제11경주에서는 일간스포츠배 우승마 ‘지구라트’를 제압하며 완벽한 레이스로 다시 한 번 경마팬들에게 실력을 각인시켰다.
‘원펀치드래곤’의 부마는 2016년 브리더스컵, 코리안더비 등 주요 대상경주를 석권한 명마 ‘파워블레이드’로, 부마의 잠재력과 기질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는 평가다. 주로 기승하고 있는 김용근 기수는 “주행 감각이 과거 ‘파워블레이드’를 떠올리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생의 비교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레이팅 86,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원펀치드래곤’은 최근 ‘연승왕’ 후보로 급부상하며 차세대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극적인 추입승! ‘위즈리얼리티’, 제14회 스포츠월드배 우승
지난 9일(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7경주로 열린 ‘제14회 스포츠월드배’(1200m, 혼4등급, 레이팅 50이하)에서 ‘위즈리얼리티’(미, 거, 3세, 마주 최몽주, 조교사 박지헌, 기수 장추열)가 막판 추입에 성공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선 도착 10m전 경합 속 위즈리얼리티와 장추열기수보라색 모자가 선두 탈환에 성공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하반기 반등을 노리는 신흥 전력들이 대거 출전해 우승 후보 예측이 어려웠다. 출발 전에는 단거리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 2세 기대주 ‘마이던’이 가장 큰 관심을 받았고, 이어 최근 6회 누적상금이 가장 많은 ‘토호마켓’이 뒤를 이었다. 반면 우승마인 ‘위즈리얼리티’는 인기 4위로 다소 낮은 평가 속에서 출전했다.
출발과 함께 ‘컴플리트스텝’이 빠르게 선두를 장악하며 경주를 주도했고, ‘제라퀸’과 ‘풍운지마’가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3코너를 돌아선 시점에서도 선두권이 촘촘히 형성돼 승부의 향방은 예측 불허였다.
직선주로에 들어서자 ‘컴플리트스텝’이 속도를 높이며 우승권 진입을 노렸지만, 결승선 200m를 남기고부터 ‘마이던’, ‘굿최강’, ‘위즈리얼리티’가 동시에 속도를 끌어올리며 치열한 막판 승부가 전개됐다. 불과 10m를 남긴 순간, ‘위즈리얼리티’가 폭발적인 추입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 기록은 1분 15초 0으로, 2위 ‘굿최강’과는 코차, 3위 ‘컴플리트스텝’과는 1/2마신 차의 접전이었다.
‘위즈리얼리티’는 지난 2월 데뷔전 우승 이후 잠시 부진을 겪었으나, 꾸준한 성장세 끝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데뷔전보다 1초 단축된 기록(1분 15초 0)을 세우며 향상된 경기력을 입증했다.
장추열 기수는 우승 직후 “이 말은 모래를 맞는 걸 싫어해 선행 작전으로 나섰지만, 초반 선두 경쟁이 치열해 바깥으로 크게 돌 수밖에 없었다”며 “거리 손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힘이 남아 좋은 결과를 얻었다. 마방에서 세심하게 준비해준 덕분에 말의 컨디션이 최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