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김혜선에서 '조교사' 김혜선으로… 남편 박재이 기수와 감격의 첫 승
- 데뷔 21전 만에 마수걸이 우승… 남편 박재이 기수와 환상 호흡 과시
- 4세마 '그랑크뤼', 막판 300m 폭발적 뒷심으로 1마신 차 짜릿한 역전승
'부경의 여제'가 돌아왔다. 기수에서 조교사로 변신한 김혜선(5조) 조교사가 데뷔 21전 만에 값진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16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 2경주에서 김혜선 조교사의 관리마 '그랑크뤼'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우승은 남편인 박재이 기수가 고삐를 잡아 일궈낸 '부부 합작승'이라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조교사로 데뷔한 김혜선은 초반 성적 부진을 겪었으나, 2026년 들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6일 첫 경주 2위에 이어 21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마 '그랑크뤼'는 300m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해 선두를 1마신 차로 제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마생 첫 승을 김혜선 조교사와 함께 했다.
남편 박재이 기수는 "다른 사람이 아닌 제가 직접 아내에게 첫 승을 선물하고 싶어 경주에 더욱 집중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김 조교사는 "부부 사이라 기승을 맡길 때 더 신중했지만, 박 기수의 스타일과 말이 잘 맞을 거라 판단했다"며 "서로 부담이 컸을 텐데 전략을 짠 대로 잘 기승해준 박재이 기수에게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어 김 조교사는 "기수 은퇴 후 쉴 틈 없이 달려오느라 정신없었지만, 묵묵히 기다려준 마주님과 5조 마방 식구들 덕분에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경주를 지켜볼 때는 마치 직접 말을 탄 것처럼 심장이 뛰었다. 우승을 해서 너무 기뻤고, 앞으로도 함께하는 분들과 더 많은 우승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온 가족 다함께 말박물관으로 영화 “몽생전”보러 오세요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말박물관은 2026년 1월 23일 10시부터 기획전시실에서 사람과 말의 아름다운 우정이 펼쳐지는 영화 “몽생전”(전체 관람가)을 무료로 상영한다.
작품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어린 소녀 ‘자청비’와 조랑말 ‘몽생이’가 대지와 물, 바람, 불의 신들에게 맞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AI 기술과 신화적 상상력으로 표현했다. ‘몽생이’는 제주도 방언으로 ‘망아지’를 뜻한다. 소녀와 ‘몽생이’가 서로를 향한 우정과 용기로 무시무시한 신들의 공격을 이겨내는 이야기는 차가운 겨울을 녹이는 온기를 전한다.
기암절벽, 폭포, 파도, 푸른 나무와 꽃 등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화려한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시종일관 눈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보는 듯한 신수(神獸)와 조랑말의 박진감 넘치는 경주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상영시간이 약 15분으로 짧지만 남녀노소 모두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 정신과 동물과 인간의 우정 등 깊은 여운을 남긴다.
“몽생전”은 한국마사회 경마방송 KRBC가 기획 및 제작 지원하고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이 만든 AI 기반 단편영화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쇼케이스와 런던아시아영화제 공식 초청, 인도네시아 CGV 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이번 영상 특별전은 2026년 3월 2일까지 10:00~17:00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상영되며 기간 중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과 감상을 남긴 고객 10명을 뽑아 제주 하르방 말마 인형, 경주마 ‘트리플나인’ 키링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영화 휴게 시간 중에는 초대작가전 김현주의 ‘찰나, 영원’을 관람할 수 있다.
관람 문의 : 02)509-1287 / 1275
조선시대 그사세가 궁금하다면... 말갖춤으로 만나보는 럭셔리의 세계
- 병오년에 살펴본 말갖춤(마구)의 세계
- 화려한 삼국의 안장부터 조용한 럭셔리, 조선의 안장까지
병오년(丙午年)을 맞이하여 국내 유통업계는 붉은 말의 해 특수를 누리기 위해 분주하다. 상품 패키지부터 각종 판촉물, 쇼핑몰 장식까지 말을 등장시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과자와 빵, 주류,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펼쳐진 말 이미지 덕분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가 붉은 말이 주는 좋은 기운을 어렵지 않게 누리는 중이다.
지금은 이미지 향유만이 아니라 실제로 승마를 즐기고자 하면 ‘말타’라는 앱을 이용해 누구나 가까운 승마장의 시설, 코치, 말의 상태 등을 확인해 예약, 체험할 수 있는 시대이다. 10~20분 체험은 3~4만 원에도 가능하다.
그러나 과거의 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최고 권력자의 정통성과 위대함을 강조하기 위해 하늘이 내린 ‘천마’, ‘신마’ 같은 영험한 말을 결부시킨 것은 거의 클리셰에 가깝다.
고대 무덤의 벽화나 중세 회화에서도 왕이나 장수, 관리들이 말을 타고 행차하고, 전투하고 사냥하는 장면은 익숙한데 평범한 백성들이 말을 타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조선시대 말 한 필 가격이 노비 2~3명과 비슷했다는 기록만 보아도 아무나 말을 소유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소수의 지배층만이 말을 소유하고 탔기 때문에, 말도 자연스럽게 ‘고귀’한 존재가 되었다. 이렇다 보니 고귀한 사람들의 고귀한 소유물인 ‘말’은 그들의 주인만큼이나 극진한 보살핌과 꾸밈이 따랐다.
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여러 종류의 말갖춤(마구)이다. 고대의 것은 왕과 왕족의 무덤 속 껴묻거리(부장품)로 출토되었는데 말의 재갈부터 안장, 말방울, 말띠꾸미개와 드리개들이 무덤 주인의 왕관이나 장신구들만큼이나 금, 은, 동을 사용해 정교하고 화려하게 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왕관에 달린 떨잠 같은 모양의 말띠꾸미개가 시선을 끈다. 말띠꾸미개(雲珠)는 말의 몸에 드리우는 여러 개의 끈들이 교차하는 지점을 고정하면서 동시에 꾸미는 마구이다. 말이 지나갈 때 수십 개의 떨잠이 얼마나 눈부시게 반짝이고, 그 말 위에 타고 있는 인물은 또 얼마나 고귀해 보였을지 짐작이 간다.
말의 가슴에 달아 소리로 귀신을 쫓고, 도난이나 충돌 사고를 예방하고, 역시 화려한 장식의 기능까지 했던 말방울도 말 탄 사람의 신분을 드러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무관의 관직에 따라 금, 은, 동, 철 등의 재질이 다른 방울을 사용해 병사를 지휘하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말방울은 청동이나 금동으로 제작되었는데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에는 통일신라시대 지름 10㎝ 가량의 크고 아름다운 순은방울 한 쌍이 전시되어 있어 화려한 고대 마구의 극치를 보여준다.
말 등에 얹어 방석처럼 쿠션 역할을 하는 안장도 삼국시대 것은 이 이상 화려할 수가 없다. 앉는 부분인 좌목은 나무라 썩어 없어졌지만 금속으로 만든 앞가리개와 뒷가리개는 남아 있는데 얇은 금동판 두 겹을 용문이나 당초문으로 파내고 그 사이에 비단벌레 날개를 펴넣어 옥색이 비치게 만든 것도 있다. 무덤 주인이 멋지게 차린 말을 타고 저승에 가길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이처럼 소수에게 허락된 말갖춤의 유행은 천 년을 넘게 이어오다가 15세기에 들어와 큰 변화를 맞이한다. 유교를 숭상하는 조선의 개국으로 생활 전반에서 사치를 금하고 검소와 절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의식주가 그러했으니 말갖춤도 당연히 소박하고 실용적인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다.
금은동을 사용한 안장은 찾아보기 어렵고 비교적 귀한 재료가 앞뒤 가리개에 덧댄 상어가죽(沙魚皮)이었다. 최근에 유행한다는 ‘조용한 럭셔리’ 브랜드 제품들처럼 무늬도 없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아마 사용자들끼리는 알아보았을 것이다. 이마저도 고위직인 정삼품 당상관 이상만 사용할 수 있게 한 규정이 『경국대전』에 명시되어 있었으니 얼마나 강력하게 말갖춤 장식을 제한했는지 알 수 있다.
과천에 소재한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에는 고종황제의 일곱째 아들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이은(李垠1897~1791)이 사용했던 검은색 나무 안장도 있다. 나무틀에 면포를 씌우고 흑칠을 했으며 앞가리개에 사슴뿔을 사용해 상감기법으로 기린문양을 새겨 넣었다. 기린(麒麟)은 말의 몸에 날개가 있고, 입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뿜어낸다는 상상의 동물로 조선 단종 이래로 제왕의 적자를 상징하여 대군의 흉배와 관대 등에 사용했다고 전한다. 기린문에 금분을 입혔으나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이 조선에서 이어지는 미감을 보여준다.
<자료제공: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