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상반기 한국경마] 닉스고 제주 상륙부터 문세영 기수 은퇴까지
올 상반기 한국경마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도전과 전환이다. 세계 최정상급 경주마인 닉스고의 국내 상륙, 3세마 무대에서 나온 극적인 승부, 스타기수 문세영의 은퇴, 영천경마장을 중심으로 한 시행체계 변화 예고까지 다양한 이슈로 가득했다.
◇세계 챔피언 닉스고, 한국 경마 미래 싣고 돌아오다
상반기 첫머리를 장식한 이슈는 닉스고의 제주 상륙. 한국마사회가 자체 개발한 유전능력 평가 시스템 케이닉스를 통해 발굴한 경주마인 닉스고는 미국 무대에서 세계 최정상급 경주마로 성장했다. 2021년 세계 경주마 랭킹 1위에 오르며 한국 경마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올해 국내 도입 절차를 거쳐 씨수말로 새롭게 출발했다. 닉스고는 도입 직후부터 인기 넘버원 한센을 제치고 총 126회 교배 시행으로 교배두수 1위에 올랐다. 단순한 우수 씨수말 도입을 넘어 국내 기술로 발굴한 세계 챔피언이 다시 생산 기반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선순환 모델을 보였다.
◇황금어장과 로쉬, 새로운 스타 탄생 알리다
5월 코리안더비에서는 3세마 황금어장이 꿈의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1800m 레이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권을 지키며 결승선을 통과, 생애 한 번뿐인 더비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황금어장은 ‘슈퍼 메기’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개인 투자자 선경래 씨가 소유한 경주마. 선 대표는 제주에서 경주마 목장인 나스카팜을 운영하며 생산자 마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오너스컵에서는 신예 로쉬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3월 스포츠서울배에서 12마신 차 대승을 거두며 팬에게 눈도장을 찍은 로쉬는 오너스컵 우승으로 6전 6승, 승률 100%의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대상경주에서 부경 강세를 깨고 서울의 자존심을 세울 기대주이자 하반기 코리아프리미어 시리즈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 뉴페이스로 떠올랐다.
◇렛츠런파크 영천과 권역형 순회경마, 운영체계 새 판 예고
제도와 운영면에서도 변화는 뚜렷했다. 마사회는 2026년 경마 시행계획을 통해 렛츠런파크 영천을 활용한 권역형 순회경마 체계 구축, 더러브렛 통합기수제 운영, KRA컵 스프린트 통합·격상 등을 예고했다. 서울·부산경남 중심으로 운영한 한국경마가 넓은 권역 단위의 경쟁 구조로 확장하는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주 품질 제고와 국산마 육성, 경마 상품성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변화이기도 하다. 렛츠런파크 영천은 7월 중 모의경주를 거쳐 9월 개장할 예정이다.
◇경마황태자 문세영, 26년 질주 마침표
‘경마황태자’ 문세영이 지난달 27일 ‘씨 유 어게인 문세영’ 은퇴 기념행사를 끝으로 26년의 현역 기수생활을 마무리했다. 1980년생인 그는 2001년 데뷔 이후 9615전을 치르며 통산 2055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낙마 사고 이후 치료와 재활을 이어온 그는 5월 3일 코리안더비에서 머스킷클리버에 기승, 6위를 기록하며 기수로 마지막 경주를 마쳤다. 그의 은퇴는 한국경마가 쌓아온 시간과 세대교체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조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이어온 문세영은 오는 4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조교사로 첫 경주를 치를 예정이다.
<제주> 한국마사회 제주목장, 2026년 생산농가 교배지원 종료...‘닉스고’ 첫해부터 최고 인기
- 올해 국내 도입된 세계 경주마 랭킹 1위 기록의 ‘닉스고’, ‘한센’ 제치고 단숨에 교배 인기 1위
한국마사회(회장 우희종) 제주목장은 제주지역 더러브렛 경주마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시행한 2026년 교배지원 사업이 6월 30일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교배지원 사업은 한국마사회에서 매년 우수 씨수말을 활용하여 민간 생산농가 씨암말을 대상으로 교배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농가 소득증대와 우수 경주마 자원 확보를 위한 핵심 사업이다.
올해 제주목장에서 진행된 교배지원 규모는 총 274두로 집계됐다. 이번 교배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닉스고’의 압도적인 흥행이다.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 우승 등 세계 랭킹 1위 출신으로 큰 기대를 모으면 국내에 상륙한 닉스고는 올해 총 126두의 씨암말과 교배를 진행했다. 이번 전체 교배 지원마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이다.
이로써 닉스고는 기존 제주목장 최고 인기 씨수말이었던 ‘한센’을 제치고 단숨에 교배두수 1위 자리에 올랐다. 오랜 기간 한국 경주마 생산 농가의 신뢰를 받아온 베테랑 씨수말 ‘한센’은 올해 총 102두의 교배를 기록하며 여전한 건재함을 과시하였다.
말 생산 농가 관계자는 “세계 최고 경주마 닉스고의 자마들이 향후 한국 경마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철저한 안전관리와 체계적인 건강관리 속에 올해 교배지원을 무사히 마쳤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국산마 생산을 지원하여 말산업 농가의 소득 증대와 한국 경마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한국마사회 말박물관 초대전, 박금만의 ‘말이 말을 한다’ 3일 개막
- 폭 4m에 이르는 <팔마도>등 작품 20여 점 전시
- 흰 캔버스에 콘테로 표현한 동양화의 정신... 현대인들이 사랑하는 침잠의 미학
한국마사회(회장 우희종)의 2026년 말박물관 두 번째 초대전, 박금만 작가의 ‘말(馬)이 말(言)을 한다’가 7월 3일(금) 오전 10시 기획전시실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백마를 탄 여장군”으로 불렸던 독립운동가 김명시(金明詩, 1907~1949)의 역사화를 의뢰 받으면서 ‘말’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작품에 더 생생한 느낌을 불어넣기 위해 작가는 승마장을 찾았고 말을 타고 쓰다듬으며 특별한 교감을 경험했다고 한다. 거대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순수함과 힘찬 기운은 작가를 완전히 매료시켜 역사화 작업과는 별개로 말을 그리게 되었다.
박금만 작가는 흰 캔버스에 콘테(cont?)를 사용해 말을 표현한다. 콘테는 흑연 또는 숯을 가루로 갈아서 밀랍 또는 점토와 섞어 압축해 만든 그림도구인데 연필보다 무르고 화면에 부드럽게 밀착된다. 이 서양 도구로 작가는 동양의 수묵화 같이 담백하고 깊이 있는 화면을 만들어 낸다. 콘테화는 실제로 보았을 때 선이 움직인 방향이나 압력, 문지른 흔적을 확인할 수 있어 작가가 그린 과정까지 감상이 가능하다.
절제된 단색의 말은 작가의 감정을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다. 색채가 제거되면서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말의 형태와 자세, 분위기에 더 집중하고, 여백은 말이 존재하는 공간에 대한 상상력을 부추긴다.
이번 초대전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공들여 작업한 20여 점이 출품되는데 특히 제주 성산포 설원을 배경으로 질주하는 말들을 그린 <팔마도>는 폭이 4m에 이르며 압도적인 힘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람들은 박금만 작가의 작품 속 말이 본인에게 어떤 말을 건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현대인들이 백자 달항아리, 반가사유상 같은 침잠(沈潛)의 미학에 빠지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말을 대상으로 그린 수준 높은 콘테화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전시실에서 작가의 말(馬)이 어떤 말(言)을 들려주는지 경험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8월 30일까지 진행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30분이다.
관람 문의(02-509-1287/1275, 월화 정기 휴관, 야간경마 기간 중 금~토요일은 관람시간 변경)
<자료제공: 한국마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