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갑 조교사 500승 찍고 일류조교사 반열 합류
서울경마공원 53조 김문갑 조교사(46세)가 개인통산 500승 달성에 성공하며 명실상부한 일류 조교사 반열에 합류했다. 서울경마공원 현역 조교사 기준으로 500승 달성은 14번째 대기록으로, 조교사 데뷔 15년 만에 이룬 쾌거이다. 김 조교사는 지난주 토요일 6경주에서 소속마필인 ‘노던에이스’를 출전시켰으며 ‘노던에이스’는 함께 출전한 13두의 마필을 모두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김문갑 조교사의 500승을 완성했다. 2착마와의 착차는 4마신(약 10m) 차이로, 그야말로 낙승이었다. 또한 이어진 8경주에서 1승을 추가해 통산 501승을 기록했다.
기수 때 못 다한 ‘꿈의 500승’ 이뤄
김문갑 조교사에게 500승 달성은 무슨 의미일까? 김 조교사에게는 500승은 ‘꿈’이라는 단어로 귀결된다. 그 이유가 바로 기수 시절 이루지 못한 목표였기 때문이다. 김문갑 조교사는 조교사로 데뷔하기 전 서울경마공원에서 내로라하는 기수였다. 기수로 활동하던 당시 3,564회 경주에 출전해 481승을 기록했으며 승률은 13.5%를 기록했었다. 다승과 승률 모두 수준급 성적임에 틀림없지만 김문갑 조교사의 기억 속 기수 시절에 대한 회상에는 한없는 아쉬움이 배어나온다. 기수 시절 대상경주도 우승해보고 나날이 기승술이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500승 달성은 그리 어렵지만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자연스레 찾아올 것 같았던 통산 500승은 조교사 데뷔와 함께 이룰 수 없는 꿈이 되고 말았다. 김 조교사는 1994년 당시 머지않은 시기에 조교사 데뷔가 예정되어있긴 했었지만 기수로 500승을 달성한 이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53조를 담당했던 1994년 故 조도길 조교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조교사 데뷔시기가 앞당겨진 것. 김문갑 조교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기수로 500승을 꼭 하고 싶었는데, 1994년 갑작스런 조교사 데뷔로 500승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500승 달성, 그 뒷이야기
하지만 축하 분위기 속에서 일부 경마전문가들은 “김 조교사의 500승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올해 김문갑 조교사의 성적이 다소 부진한 점을 들었다. 김문갑 조교사는 현재 17승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작년 39승에 많이 부족한 승수로 예년과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했더라면 상반기 중 500승 달성이 이뤄졌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문갑 조교사는 지난 1994년 데뷔해 작년까지 평균 34승씩을 기록해왔는데 3분기 후반에 접어든 현재 19승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늦었다’는 표현을 쓰는 것.
하지만 김문갑 조교사는 “작년에 비해 올해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작년도 마필수급이 원활치 못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그저 숨고르기일 뿐”이라고만 말한다. 이어서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원활한 마필수급과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내년에는 다시 예년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2의 ‘섭서디’, ‘무패강자’ 나올까?
이렇게 느긋한(?) 김 조교사의 반응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마방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53조의 대표마를 떠올려보면 2000년대 초반의 ‘무패강자’와 그 다음으로 현재 휴양 중인 ‘섭서디’를 떠올릴 수 있다. 대상경주 5회 우승을 자랑하는 ‘무패강자’는 지난 2007년 은퇴식을 치렀으며 세계적인 씨수말 ‘MR. PROSPECTOR’의 직계자마인 ‘섭서디’는 한국경마를 대표했던 명마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명마를 길러냈던 53조 김문갑 조교사는 ‘지금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자평한 것처럼 마필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오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법하다.
이제 숨고르기가 끝나가는 과정일까? 53조 마방에 눈에 띄는 경주마가 보인다. 국내산 2세마로 2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노던에이스’가 그 주인공. 마침 지난주 토요일 자신의 500승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경주마도 이 마필이었기 때문에 ‘노던에이스’를 이야기하면서 김문갑 조교사는 살짝 상기된 얼굴이다. “올해 대상경주 운이 없었는데, 2세마인 ‘노던에이스’로 연말 대상경주(헤럴드경제배)에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GI 대상경주만 3회에 전체 대상경주 17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마방의 조교사인 그가 꿈꾸는 다소 소박한(?) 꿈이다.
53조에는 현재 세대교체의 주역이 될 2세마 6두가 입사해있다. 이제 숨고르기의 마무리 준비를 하고 있는 김문갑 조교사의 53조 마방에서 탄생할 명마가 과연 어떤 마필이 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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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김문갑 조교사 관련 프로필 찾아보기
① KRA 한국마사회 경마정보 홈페이지(www.kra.co.kr)접속
② 메뉴 상단에서 ‘서울경마공원’ 선택
③ ‘조교사정보’ 선택
④ 전체조교사 중 ‘김문갑’ 선택
※ 조교사 프로필, 경주성적 등 상세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역사 속에 남은 한국의 명마들
- 70년대 에이원 80년대 ‘포경선’, 90년대 ‘새강자’, 2000년대 ‘제이에스홀드’
- 50년대 지리산은 1800m 1분52초에 주파
미국에는 전설적인 명마들이 많이 있다. 20세기 100대 마필 1위에 선정된 ‘맨오워(Man O War)’를 비롯해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던 ‘시크리태리엇(Secretariat)’, 책과 영화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시비스킷(Seabiscuit)’ 같은 말들은 역사 속의 위인들보다 더 유명한 말들이다.
비록 세계적인 명마의 반열이 오르지는 못했지만, 한국에도 역사 속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명마들이 많다.
신설동 경마장 시대(1945년~1950년)에 명성을 떨친 경주마는 ‘준총’, ‘백운대’, ‘조용금’, ‘지리산’, ‘비연’ 등이 있다. 특히 ‘지리산’은 1800m를 1분 45초, ‘조용금’은 1분 48초에 주파한 준마들이다. 현재 1800m 공식 최고기록은 2008년 ‘포킷풀어브머니’가 달성한 1분 52초다. 공식기록에도 남아 있지 않은 옛날 말들이지만 경주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뚝섬경마장으로 이전한 후에는 10년간 조랑말 위주의 경마가 되면서 뛰어난 말들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60년대 종반부터 개량마필의 수입이 본격화되면서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걸출한 명마들이 속출했다.
특히 1969년 도입된 ‘에이원’(암말, 호주산)은 71년도에 25전 25승이라는 한 해 최다 연승 무패신화를 세웠다. 비록 문서로 남아 있지 않아 비공식기록이지만 진정한 최다 연승 기록의 보유자는 ‘에이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후의 80년대의 명마들은 82년 대상경주 3관왕이자 13연승의 ‘연안부두’(수말, 호주산), 43전 31승, 15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포경선’(거세마, 호주산), 89년 대상경주 3관왕 ‘차돌’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포경선’은 최초의 은퇴식 전통을 만든 명마로, 전성기 때 67kg이나 되는 엄청난 부담중량을 짊어지고도 최장거리 2500m에서 51~54kg을 짊어진 다른 말을 이겼던 괴력마였다. ‘포경선’이 달성한 15연승이라는 공식기록은 2000년
‘새강자’가 15연승 타이기록을 세운 후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90년대의 명마들은 90년~91년 그랑프리 2관왕을 차지했으나 대적할 상대가 없어 강제로 은퇴 당했던 ‘가속도’, 43승이라는 역대 최다우승 기록을 세웠던 ‘신세대’, 국내 경주마 씨수말 1호인 ‘다함께’, 역대 최고 수득상금액을 기록한 ‘새강자’ 등이 있다. 이 중 ‘새강자’(거세마, 국내산)는 90년대 최고의 스타마로 숱한 기록을 쏟아내었다. 역대 최다 연승 타이기록, 국산마 최초 그랑프리 대상경주, 역대 최고 수득상금액 등의 기록을 갖고 있는 ‘새강자’는 국산마의 가능성을 보여준 명마였다.
21세기에 등장한 명마는 국내 최초의 삼관마로 등극한
‘제이에스홀드’(수말, 국내산)다. ‘제이에스홀드’는 2007년 농림부장관배, 코리안더비, 뚝섬배를 제패하여 삼관 경주 신설 첫해 원년 삼관마가 됐다.
<단신자료>
서울경마공원, 신종플루 예방에 총력 기울여
신종 인플루엔자(H1N1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KRA 서울경마공원(본부장 정금석)이 주말 경마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예방캠페인에 나섰다. 신종플루에 대한 이해와 예방법을 연일 경마방송과 포스터 게시를 통해 안내하고 있으며, 경마 관람대에 대한 소독․방역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관람대 내 화장실 비누를 거품비누로 교체했으며 지난 29일(토)부터는 경마공원 출입구에 체온 측정소를 운영하고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어린이에게 일회용 손소독제를 지급하고 있다. 서울경마공원 관계자는 “앞으로 신종플루 확산 추이를 예의 주시해 유사시 열 감지기 설치 등 필요한 대책들을 빈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문세영 기수 낙마로 부상, 시즌 중 복귀 힘들듯
서울경마공원 문세영 기수(28세, 프리)가 경주 중 낙마로 부상을 입었다. 지난 29일(토) 서울경마공원 제2경주로 열린 경주(국6, 1000m)에서 11번마 “라이파이”에 기승한 문 기수는 출발 후 갑작스런 내측 사행을 보인 경주마에서 낙마, 무릎 부상을 당했다. 문 기수는 낙마 후 긴급 후송 조치되어 MRI 촬영 등 정밀검사 결과, 무릎 인대가 파열되어 인대재건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문 기수는 수술 후 6개월 이상 재활치료가 필요해 올 시즌 잔여경주 출전여부가 힘들어졌다.
서울경마공원 다승 및 첫 승 달성 마필관계자 시상
서울경마공원(본부장 정금석)에서 활동 중인 기수와 조교사에 대한 다승, 첫 승 달성 시상식이 9월 5일(토) 해피빌 VIP실에서 12시 40분 경(제주 2경주 종료 후) 개최된다. 수상자는 총 3명으로 500승을 달성한 김문갑 조교사와 300승을 달성한 함완식 기수. 데뷔 후 첫 승을 달성한 박상우 기수이다. 지난 8월 29일 서울경마공원 현역 조교사 중 14번째로 500승 고지를 점령한 김문갑 조교사에게는 200만 원의 포상금과 기념패가 지급되며 지난 7월 25일 300승을 달성한 함완식 기수에게는 100만 원의 포상금과 기념패가 지급된다. 또한 8월 8일 기수데뷔 후 첫 승을 달성한 박상우 기수에게는 첫 승 달성 기념패가 지급된다. 이날 시상에는 정금석 서울경마본부장이 나서게 된다.
2009년 KRA 국제기수초청경주 12-13일 시행
KRA 한국마사회(회장 김광원)는 오는 12일(토)과 13일(일) 서울경마공원에서 국제기수초청경주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행방법은 국내기수 6명과 초청기수 6명이 4개 경주(특별 1경주, 일반 3경주)에 기승해 기록한 착순별 포인트를 부여하게 되며, 4개 경주의 합계 포인트로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개인전에서 1위를 차지한 기수는 상금으로 20,000$(2위 10,000$, 3위 5,000$)을 받게 되며 단체전 우승팀에는 6,000$가 지급된다. 2009 국제기수 초청경주 관련 부대행사로는 발주번호 추첨행사가 9월 10일, 환영연이 11일, 환송연이 13일에 계획되어 있다.
조경호 기수 지난 주말 8승 챙겨
문세영 기수와 박태종 기수가 낙마사고로 주로를 비운 사이에 조경호 기수(33세, 프리기수)가 무려 8승을 챙겼다. 조경호 기수는 지난 29일(토) 6경주(국5, 1200m)에서 7번마 “노던에이스”에 기승하여 4마신 차이로 주말 첫 승을 따낸 데 이어 10경주에서 ‘블루핀’에, 11경주에서 ‘스트롱디맨드’에, 12경주에서 ‘그린주얼’에 기승하여 우승했다. 조 기수는 다음날도 여세를 몰아 6경주에서 ‘그랜드챔프’에 기승하여 우승한 뒤 8경주에서 ‘모닝러시’로, 9경주에서 ‘붕정만리’로, 10경주에서 ‘나이스초이스’로 우승하며 한 주에 8승을 거머쥐는 행운을 차지했다. 조경호 기수는 지난 주 활약으로 올해 들어 69승을 달성, 박태종 기수와 타이를 이루었으며 72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세영 기수를 위협하고 있다.
<검빛 취재기자 : 김 종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