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던댄서]'터프윈'의 압승으로 끝난 제 26회 KRA컵 클래식

  • 운영자 | 2010-10-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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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의강자'와 '터프윈'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았고, 또 핸디캡 중량 때문에 논란도 많았던 26회 KRA컵 클래식이 슈퍼루키 '터프윈'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이로써 9연승을 이어나가며 새강자의 15연승에 6승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어린 3세마에게는 극복이 쉽지 않은 58.5kg의 부담 중량을 부여받으면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었지만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강한 추진 없이도 후속마들과의 거리를 벌려 나갈 정도로 여유있는 승리였습니다.

단독 선행이 가능한 편성에 통과 기록도 좋지 못했지만 좀 더 긴 거리도 도전 가능할 정도로 여력이 남았던 만큼 그랑프리 출전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제 '터프윈'도 높은 부담 중량을 피하기가 힘들게 된 만큼 55kg의 유리한 부담 중량으로 뛸 수 있는 그랑프리를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부활 여부가 관건이었던 '동반의강자'는 63kg의 고부중에도 2위로 선전했습니다. 무거운 부담중량 탓에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특유의 강력한 발걸음이 나오지 않아 '터프윈'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만약 60kg 정도의 부중이 부여됐다면 마지막에 '터프윈'과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승부가 연출될 수도 있었습니다. 직전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충격적인 폭주와 사행으로 예전의 경주력을 되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였으나 이번에 높은 부담 중량을 감안하면 전성기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경주력을 보여주었기에 별정 방식으로 펼쳐지는 그랑프리에서는 100% 능력 발휘가 기대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경마 최초의 그랑프리 3연패도 희망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거리에서 더욱 강점을 보이는 부경 경마공원의 '연승대로'가 국산마 감량 혜택을 받으면 어떤 경주력을 펼칠지 모르겠지만 '터프윈'이 빠진 그랑프리 편성에서 '동반의강자'의 우승을 저지할 경주마는 보이지 않습니다.


초반 선행을 잡은 '터프윈'은 경주를 느리게 가져가며 자신에게 유리한 경주 조건을 형성하였습니다. 1000미터를 약 1분 6초에 통과한 것은 주로 상태나 대상 경주임을 감안할 때 느긋한 진행이었습니다.

'터프윈'이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4코너에 접어들기 직전부터였습니다. 체력 안배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진 까닭에 직선주로에서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58.5kg의 부중을 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주마들을 압도하는 탄력을 보여주며 이미 신체적으로도 완성되어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동반의강자'는 살인적인 부중을 짊어지고도 여유있는 2착을 기록하면서 녹슬지 않은 걸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만약 경주가 조금만 빠르게 진행되었다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여름부터 급격히 성장한 '래리캣'이 기대에 부합하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인기순으로 결정되며 팬들의 기대가 그대로 성적으로 이어진 이변이 없었던 경주였습니다. 인기 6위의 '프리허그'가 4위를 차지했고 인기 5위의 '앵거스엠파이어'가 5위를 차지하며 핸디캡 경주임에도 전체적으로 기존의 능력 순으로 끝났습니다.

이로써 출전마들의 능력 편차가 커서 높은 핸디캡이 불가피했다는 핸디캐퍼들의 노력은 무위로 끝난 채 뛰어난 경주마들의 건강만 위협한 격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서울 경마공원의 외산 강자로 꾸준히 활동해오던 '앵거스엠파이어'는 이날 경주에서 왼쪽 앞다리에 부상을 입으며 경주부적격 판정을 받고 경주로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강한 경주마들의 능력을 겨룬 경주이기 보다는 명마들이 견뎌낼 수 있는 부담중량에 대한 실험의 장이었던 올해 KRA컵 클래식은 마사회 자체 내에서 깊은 반성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경마 산업 선진화는 홍보나 시설의 변화만으로 이룰 수 없습니다. 경주마와 팬들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자세가 밑바탕에 깔려있지 않는 한 그런 노력들은 100년을 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제 관심은 '터프윈'의 그랑프리 출전에 맞춰질 것 같습니다. 애초에 거리적성 문제로 불참을 선언했지만 이번 경주에서 보여준 '터프윈'의 능력으로는 2300m도 큰 문제는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반의강자'의 그랑프리 3연패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경주마인 만큼 팬의 입장으로는 세번째 맞대결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출처:노던댄서님의 "아름다운 질주"
(http://blog.naver.com/dokin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