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던댄서] '탑포인트'의 포입마 질서 정리

  • 운영자 | 2010-11-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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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의 노장 암말 '탑포인트'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젊은 포입마들을 한번에 꺽고 15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오늘 11경주에 1900m로 펼쳐진 국산 1군 경주는 포입마 최강전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포입마들이 대거 출전했습니다. 이미 8승을 거둔 '에이스갤러퍼'를 비롯하여 각각 7승씩을 기록 중인 '빅이지'와 '질풍강호'까지 3세 포입마 트리오가 모두 출전한 가운데, 4세인 '블루핀'과 작년 과천 여왕 자리에 올랐던 '탑포인트'도 출마표에 이름을 올리며 대상경주 수준의 편성이 이루어졌습니다. 기존에 국산 1군을 4등분하던 '시크릿웨펀'과 '굿데이', '기라성' 등이 급격히 노쇠하면서 '탑포인트'만이 여전히 젊은 경주마들을 상대로 원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사실 이번 경주에서 우승을 하리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암말에다 이제 나이도 많은 상태에서 받은 58kg의 부담 중량은 너무나 과도해 보였습니다. 게다가 '선봉불패'와 '칸의제국' 같이 초반이 빠른 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서 선행과 선입의 주행습성을 가진 '탑포인트'에겐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탑포인트'의 승리였습니다. 마지막에 '블루핀'과 헤드 투 헤드의 치열한 경쟁을 펼치다가 코 차이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탑포인트'와 같은 58kg의 부담 중량을 짊어지고 달린 '블루핀'이 2위를 차지하면서 이번 경주에서 가장 높은 부담 중량을 짊어진 두 경주마가 1, 2위를 모두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3위와는 3마신이나 차이가 날 정도로 두 경주마의 능력이 앞섰습니다.





'탑포인트'는 선입마에게 유리한 2번 게이트를 배정받았지만 '선봉불패'의 선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외곽의 빠른 경주마들이 많아서 자칫하면 진로가 막힐 수 있는 불안점도 안고 있었습니다. 경주 시작과 함께 2번 '탑포인트'와 '4번 '빅이지', 5번 '칸의제국'과 10번 '선봉불패'가 치열한 선행 경합을 펼쳤습니다. 지나친 선행 경합은 무리라고 보았는지 '탑포인트'가 가장 먼저 물러서며 내측에 붙었습니다. '빅이지'도 속도를 늦추면서 역시 '선봉불패'가 선행을 차지하나 싶었으나 '칸의제국'이 끝까지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게이트 이점을 이용해 선행을 이어나갔습니다. 무적 선행으로 알려진 '선봉불패'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행에 실패했는데요, 그만큼 '칸의제국'도 초반에 무리를 하면서 자멸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두 경주마의 선행 경합으로 초반 경주 페이스가 상당히 빨라졌는데요, 최고 인기마인 '에이스갤러퍼'는 이에 굴하지 않고 2코너를 돌면서부터 선행마인 '칸의제국'을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때 무리한 전개가 후반부에 걸음이 나오지 못한 결정적인 빌미가 되었습니다. 경주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칸의제국'이 걸음을 늦추고 체력을 안배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초반의 무리한 전개를 만회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선봉불패'는 2코너를 벗어나면서부터 힘을 잃고 후방으로 처지기 시작한 것을 보면 선행을 차지하지 못하면 급격히 무너지는 도주마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큰 변화 없이 마지막 직선주로를 향해갈 때 14번 '질풍강호'가 외곽을 돌아 선두권으로 올라서기 시작했습니다. 직선주로에 접어들어 '에이스갤러퍼'가 평소와는 다르게 고전하는 틈에 '질풍강호'와 '헤드라인뉴스'가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곧 외곽에서 '탑포인트'와 '블루핀'이 재빠르게 역전에 성공하며 다른 경주마들과는 확연히 다른 걸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에 '블루핀'이 조금씩 차이를 줄여갔지만 결국 코 차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경주는 편성만으로도 저를 비롯해 많은 경마팬들을 흥분시켰으리라 생각됩니다. 대통령배를 준비하고 있는 '트리플세븐'과 '백년봉'을 제외하면 세대교체가 된 국내산 1군 강자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입니다. 초반에 경주 흐름이 빨라지면서 선두권의 경주마들이 대거 무너지며 체력 안배를 잘한 '탑포인트'와 '블루핀'이 예상보다 좋은 내용으로 경주를 마쳤습니다. 조경호가 '에이스갤러퍼'를 버리고 '블루핀'을 택한 이유가 '터프윈'의 관리조인 신우철 조교사 마방의 경주마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에이스갤러퍼'를 이겨버렸습니다. '탑포인트'의 핸디캡은 암말로서는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다음엔 다시 혼합 경주 출전이 예상됩니다. 노장의 힘과 우먼 파워를 동시에 보여준 '탑포인트'의 활약이 조금이라도 오래가길 바랍니다.

출처:노던댄서님의 "아름다운 질주"
(http://blog.naver.com/dokin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