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꿈]왜? 왜 안되는 것일까?

  • 운영자 | 2010-11-2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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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대통령배 대상경주는 부경의 당대불패가 우승을 거두며 끝이났다. 봄에 머니카가 부산 원정에서 이기며 국산마 오픈경주에서 승패의 균형을 맞춰가는가 싶더니 머니카의 부상공백과 함께 급속하게 균형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머니카가 부상없이 건재했더라도 지금 상태에서는 부경의 경주마들을 이긴다는 것이 버거워 보이긴 하다.



기수의 세레머니를 보니 지난해 미국의 레이첼알렉산드라에 기승했던 캘빈보렐이 떠 오른다. 거의 똑 같은 세레모니를 했었다.


무엇이 서울과 부경 경주마들간의 승패 균형을 무너뜨렸을까?
서울과 부경 경주마의 능력차이에 대해선 몇차례 이야기 했지만 한가지 이유 때문은 아닐 것이다. 다양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생각되는데 여기에 하나의 추측을 더 해보기로 한다.


사람들은 부경과 서울 경주마들의 능력차이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주로의 차이를 꼽는 사람도 많다. 주로에 관해서는 대략 두가지의 이야기가 있는데 하나는 오르막과 관련된 것이고 하나는 직선주로가 50m길다는 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
오르막과 관련된 이야기는 부경은 결승선 전방 1200m부터 계속 오르막으로 되어있어 오르막에서 단련된 경주마들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부경 주로의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곳의 높이 차이는 2m에 불과하다. 설령 결승선 전방 1200m지점이 가장 낮은 곳이고 결승선이 가장 높은곳이라 가정을 한다해도 1200m를 달리는 동안 2m가 높은 곳까지 오르막으로 되어있다는 것은 거의 평지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서울이 훨씬 짧은 거리에서 급격한 오르막을 맞게 된다. 거의 평지와 다름없는 오르막을 달리는것과 400여m의 짧은 거리에서 부경보다 더 급격한 오르막을 뛰는 것, 어느것이 더 힘든것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 참고로 서울은 주로의 가장 낮은곳과 가장 높은곳의 높이차이는 4m다.
한마디로 오르막과 관련된 이야기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마지막 결승직선주로가 50m가 더 길다는 것은 중요한 차이다. 그러면 50m 긴 것이 어떤 점에서 중요하고 그것이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이것을 무산소운동능력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산소 운동이란 무엇인가?


무산소 운동이란 산소 섭취량이 운동시 필요한 ATP를 공급하는 데 소요되는 산소량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에는 운동에 필요한 대부분의 ATP를 공급하기 위해 ATP-CP와 젖산 시스템(해당계)이 작용하는 것으로 해당작용에 필요한 글루코스를 공급하는 저장된 글리코겐이 이용될 때 근육과 혈액 내에 젖산이 쌓이게 된다.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젖산 함량이 많아지면 젖산이 산화되지 못하므로 글리코겐이 재합성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글리코겐 저장량이 고갈되는데 이것은 근수축에 필요한 연료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가 피로의 원인이 되어 운동을 중지하거나 운동 강도를 줄이게 한다.

경주마는 무산소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하며 경주를 진행하게 된다. 출발후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달릴 때 무산소 운동을 하게 되고 첫 번째 곡선구간에 접어들면서 유산소운동으로 전환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결승 직선주로에서 전력질주에 들어가며 무산소운동으로 경주를 마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경주의 승패는 대부분 마지막 결승주로에서 결정이 된다는 것이다.

부경의 결승직선주로가 50m길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보면 3~4초정도를 더 달려야 하는 거리다. 부경의 경주마들은 이곳에서 조교를 받았고 실전을 치르며 더 긴거리, 더 긴 시간을 무산소운동으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을 몸에 배게 만들었다. 마지막 전력질주시에 호흡을 한다는 것은 속도를 떨어드리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호흡없이 달리게 만드는 것은 중요한 것이다.

50m, 3~4초정도 길게 호흡없이 뛸수있게 적응이 된 부경의 경주마들은 서울의 경주마들과 경주를 할 때 직선주로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오픈 경주에서 서울의 경주마들이 경주초반부터 밀리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마지막 결승주로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패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경에서 펼쳐지는 경주에서는 무산소운동능력이 부경의 경주마보다 떨어지는 서울의 경주마들이 늘어난 거리에서 호흡을 하게되어 페이스가 흐트러지거나 호흡을 하지 않을 경우 체내의 축적된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발걸음이 무뎌지게 되는 것이다. 올해 여름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우승한 터프윈에 기승했던 조경호기수는 인터뷰에서 터프윈이 결승선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지점에서 호흡을 하는 바람에 속도가 줄어 역전을 당할뻔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기억난다.

그렇다면 부경 원정은 그렇다 치고 적응이 잘 되어있는 서울에서 왜 안되는것일까 의문을 가질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은 서울의 경주마들에게 익숙한 곳이다. 직선주로에서 얼마든지 호흡없이 전력질주가 가능할 정도로 몸에 밴 주로다. 하지만 더 먼거리를 호흡없이 달릴수있게 몸이 만들어져 있는 부경의 경주마들은 체내에 축적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수 있어 서울의 주로에서 더욱 폭발적인 끝걸음을 보여줄수 있는 것이다.

이 무산소운동능력의 차이가 서울과 부경 경주마들간의 맞대결에서 승패의 균형추를 무너뜨린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서울의 경주마들과 부경의 경주마들간의 능력차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경주라는 것은 무산소운동능력도 중요하지만 더 긴 구간을 유산소운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무산소운동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능력이 앞선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체적인 기록을 보면 부경의 경주마들과 서울의 경주마들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체적으로 능력차이는 없지만 맞대결을 했을 때 마지막 직선주로의 경쟁에서 폭발적인 능력을 보일수 있는 무산소운동능력이 부경의 경주마들이 좋을뿐이다. 그것이 승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서울의 경주마들이 부경의 경주마들과 승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은 없다.



출처:사랑과꿈님의 네이버블로그 "And justice for all"
(http://blog.naver.com/ljk2109)